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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스크랩] 일본의 실질실효환율 하락, 흔들리는 엔화

샤프펜슬s 2022. 2. 22. 02:13

0. 발행일자 : '22. 2. 21.

1. 기사 요약

기사 제목 : 日 '오프쇼어링'의 그늘…엔화 구매력 50년 전으로 추락 (A2면)

https://www.hankyung.com/international/article/2022022055491

 

日 '오프쇼어링'의 그늘…엔화 구매력 50년 전으로 추락

日 '오프쇼어링'의 그늘…엔화 구매력 50년 전으로 추락, 10년간 기업 해외 진출 러시…엔화 위상 흔들려 1월 엔화 실질실효환율 67.55 엔화 구매력 27년 전의 절반 수준 해외법인 수익은 현지에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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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요약 :

 실질실효환율은 BIS가 세계 60개국 통화에 대해 상대국 간 환율과 무역 거래량, 물가 차이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산출한 가치다. 2010년을 100으로 보고 이보다 낮으면 해당 통화의 구매력이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요국 통화에 대한 엔화 가치를 나타내는 '실질실효환율'이 67.55로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엔화 구매력이 50년 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엔화의 실질실효환율이 추락한 것은 일본 경제가 '잃어버린 30년'의 장기 침체에 빠지면서 물가가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3년 집권한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인위적으로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아베노믹스'를 추진하면서 하락세에 가속도가 붙었다.

 최근엔 일본 기업의 생산시설 해외 이전(오프쇼어링) 등 적극적인 해외 진출이 엔화의 위상 추락을 부추긴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기업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엔화 가치 상승과 2011년 동일본대지진을 계기로 생산시설을 대거 해외로 옮겼다. 이렇게 해외 법인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무역수지가 아니라 제1차 소득수지에 반영된다. 무역수지에 반영되던 흑자가 1차 소득수지로 옮겨가면서 엔저를 차단할 엔화 매수세가 사라졌다는 설명이다. 

 

 

2. 단어 정리

(1) 오프쇼어링(Offshoring) : 오프쇼어링은 기업의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는 것을 뜻한다. 해외로 나갔던 기업이 본국으로 돌아오는 리쇼어링(re-shoring)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각주:1]

 '오프쇼어링이 한국 기업의 생산성에 주는 영향'이라는 논문에서는 오프쇼어링과 관련된 내용을 더욱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박문수 외 2명은 오프쇼어링을 "생산과정의 국제적 분할의 한 형태로서 부품 등 중간재와 서비스를 해외시장을 통해 구입하는 국제경영의 한 형태"라고 정의한다. 오프쇼어링의 목적은 비용절감, 핵심역량의 집중을 통한 효율성 추구, 생산성 증대를 통해 경영을 효율화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데 있다. 외부기업과 생산을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오프쇼어링은 아웃소싱(outsourcing)과 유사한 측면이 있으나, 오프쇼어링은 생산자가 계열회사에 위탁하는 오프쇼어 인소싱(offshore insourcing)과 외부 회사에 위탁하는 오프쇼어 아웃소싱(offshore outsourcing)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계열회사의 여부와 상관없이 해외에 생산기지가 있는 기업에게 생산의 일부를 위탁하는 형태이다. [각주:2]

 

(2) 실질실효환율(real effective exchange rate) : 실질환율(real exchange rate)와 실효환율(effective exchange rate)이 복합된 개념으로 교역상대국과의 물가 변동과 교역량이 반영된 환율을 말한다.

- 실질환율(real exchange rate) : 외국 통화에 대한 자국 통화의 상대적인 구매력을 반영한 환율. 명목환율에 자국과 외국의 물가 수준이 반영되어 결정됨.

- 실효환율(effective exchange rate) : 모든 교역상대국과의 상대적인 통화가치가 반영된 환율. 교역상대국들과의 명목환율을 무역 비중으로 가중 평균하여 산출

 따라서, 실질실효환율은 교역상대국의 환율을 교역량으로 가중평균해 명목실효환율을 구한 뒤 물가 변동을 조정해 산출한다. 주로 주요 교역상대국에 대한 자국 통화의 평균적인 대외실질가치를 측정하는 데 이용되며, 실질적으로 자국 통화의 대외구매력 및 자국 상품의 가격경쟁력을 파악하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각주:3]

 

(3) 무역수지 : 무역수지와 상품수지는 상품의 수출입 거래에서 발생하는 국제수지로서 상품의 수출액과 수입액의 차액을 말한다. 서비스나 자본거래를 제외하고 상품에 국한하여 수출액과 수입액의 차이를 따진다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그러나 무역수지는 통관 기준이므로 세관의 검사를 거쳐서 수출 또는 수입이 허가되면 수출입 집계에 포함된다. 그리고 무역수지는 수출의 경우 본선 인도 가격(FOB), 수입은 운임 및 보험료 포함 가격(CIF)로 계산한다.

 반면 상품수지는 인도 기준이어서 통관을 한 다음 수입업자에게 물품이 전달돼야만 수출입 통계에 포함된다. 운임과 보험료를 뺀 본선 인도 가격(FOB)만으로 계산한다는 차이점도 존재한다. [각주:4]

 

 

3. 나의 생각 : 일본의 실질실효환율 하락, 흔들리는 엔화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환율과 관련된 내용을 다룰 때는 조금 조심스러워진다. 환율의 원리가 너무 복잡하고, 절상과 절하, 저평가와 고평가 등 용어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보니 종종 헷갈릴 때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스크랩에서는 대상 기사에서 언급한 일본의 실질실효환율이 저평가되는 세 가지 이유를 중심으로 '과연 해당 요소가 일본에게 어떻게 작용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1) "일본 경제가 '잃어버린 30년'을 거치며 물가가 거의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본래 물가의 상승은 환율의 상승을 유발하며, 통화가치를 하락시킬 수 있다. A국가와 B국가가 존재한다고 가정하자. A국가는 물가가 올라서 1,000원의 물건이 2,000원이 된 반면, B국가는 물가가 거의 오르지 않아 여전히 1달러에 교환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때 화폐의 교환비 또한 1달러 : 1,000원에서 1달러 : 2,000원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경우, 원화의 가치는 떨어졌다고 본다.

  A국가 B국가
현상 이전 1,000원 1달러
현상 이후 2,000원 (원화가치의 하락) 1달러

 실질실효환율이 낮다면 '대상 국가의 통화가치가 저평가'되었다는 뜻이며, 이는 곧 '외국 상품에 대하여 해당 국가의 실질 구매력이 떨어졌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해당 국가의 실질 구매력이 떨어졌다'는 말은 '통화가치가 하락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으며, '통화가치가 하락했다'는 말은 곧 화폐의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에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돈을 더 지불하고 물건을 사와야 한다는 뜻으로 '환율이 상승했다'는 말과 일맥상통하다.

 일본의 경우, 다른 국가에 비해 물가가 거의 오르지 않았으므로 위에서 언급한 논리에 의하면 화폐의 가치는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이번 스크랩 기사에서는 '물가의 미변동'이 실질실효환율 하락에 기여하고 있다고 언급하는데, 나는 그 이유를 '실질실효환율'이 계산방법 속에서 찾을 수 있다고 추측한다. '2. 단어정리' 부분에서 정리한 내용에 따르면, '실질실효환율'은 교역상대국의 환율을 교역량으로 가중 평균해 명목실효환율을 구한 뒤 물가 변동을 조정해 산출한다. 즉, 물가 변동 또한 실질실효환율의 계산식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물가가 거의 변하지 않은 일본의 사정이 임의의 계산식을 통해 실질실효환율의 낮은 수치로 변환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나는 약간의 조사를 더 진행하였고, BIS에서 프레젠테이션용으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pdf자료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BIS 홈페이지를 통해 들어간 것은 아니므로 '해당 자료를 신뢰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신중해야겠지만, 그럼에도 실질실효환율에 관한 내용이 실려있던 자료는 이것이 유일하므로 해당 자료를 사용하기로 결정하였다.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에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자료로, 제목은 'Real Effective Exchange Rates - The BIS methodology'이다. 해당 자료에서는 실질실효환율, 즉 REER이 계산된 원리를 알 수 있었다. 

출처 :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 (2012). Real Effective Exchange Rates - The BIS methodology. https://www.bis.org/ifc/events/6ifcconf/takats_pres.pdf. 6p

 해당 자료를 살펴보면 country j에 대한 교역 가중치와 더불어 Real Exchange Rate이라는 계산식이 등장한다. 다행히도, 해당 보고서에는 Real Exchange Rate의 계산식도 함께 실려있다.

출처 :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 (2012). Real Effective Exchange Rates - The BIS methodology. https://www.bis.org/ifc/events/6ifcconf/takats_pres.pdf. 4p

해당 자료를 살펴보면 Real Exchange Rate, 즉 실질환율은 명목환율 * (외국 물가 / 국내 물가)로 계산된다. 여기서 '국내 물가'가 사용되었으므로 실질실효환율 계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냐는 것이 내 생각이다. 다만, 이 생각도 불완전하다. Nominal Exchange Rate(명목환율)와 Domestic Prices(국내물가)가 매 회차 동일하다고 가정하자. 물가가 오르지 않았던 일본의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이때, Foreign Prices(해외물가)는 1단위로 증가한다고 했을 때, Real Exchange Rate(실질환율)의 결과는 아래와 같다.

  Nominal Exchange Rate Domestic Prices Foreign Prices Real Exchange Rate
1 110 100 1 1.1
2 110 100 2 2.2
3 110 100 3 3.3

 이렇게 실질환율은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일본의 물가가 거의 오르지 않은 점이 실질실효환율의 하락을 가져온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한 나의 궁금증이 완벽히 해소되지는 못했다. 아마 실질환율을 계산하는 과정에 개입하는 명목환율과 국내 물가, 해외 물가까지 자세히 살펴본다면 기사의 내용대로 실질실효환율이 하락하는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추측하고 있다. 해당 부분에 대해 자세히 알고 계신 분이 있다면 댓글을 통해 많은 지적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2) 일본의 엔저정책

 일본의 엔저정책은 2012년 12월 아베 정권이 집권하면서 시행된 정책으로, 연간 수십조 엔씩 국채를 발행하며 시장에 자금을 유통하는 전략이다. 아베 집권 시기 해당 정책을 추진했다고 하여 한때 이를 두고 '아베노믹스'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아베 정권은 '아베노믹스'를 통해 수출기업의 실적을 개선함으로써 근로자의 임금과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서였다. [각주:5]

 대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아베노믹스 정책에 대해 '실패한 정책이다'라고 평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다만, 이번 신문스크랩은 아베노믹스의 성패 여부를 논하는 자리가 아니므로 '아베노믹스'가 환율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만 간단하게 살펴보도록 한다. 아베노믹스는 '시장에 엔화를 유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엔화가 많이 시장에 풀릴 경우, 엔화는 상대적으로 흔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이것은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엔화의 가치가 떨어지면 구매력 또한 떨어지게 되며, 환율이 오르는 현상이 발생한다.

  엔화 달러
현상 이전 100 1
현상 이후 150 1

 엔화가 오르는 현상을 가정하여 해당 표를 작성해보았다. 현상 이전에는 1달러짜리 물건을 100엔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면, 현상 이후에는 150엔을 주어야 1달러짜리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표를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현상 이전에는 1달러짜리 돈을 100엔으로 환전할 수 있었다면 현상 이후에는 150엔으로 환전이 가능해졌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수입업자에게 통화가치의 하락은 부정적이며, 반대로 수출업자에게는 긍정적인 현상이다. 아베 전 총리 또한 이 현상을 유도하기 위해 엔화의 가치를 강제로 떨어뜨린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일본의 엔저정책이 실질실효환율을 떨어뜨리는데 많은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3) 오프쇼어링으로 인한 엔화가치의 하락

 만약 일본의 기업이 모두 자국 내 위치해있다면,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외화를 반드시 엔화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했을 것이다. 자국 내에서는 당연히 자국의 통화를 주로 사용하므로, 엔화로 바꿔야만 자국 내 위치한 시설에 투자하거나 원자재를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외화를 엔화로 바꾼다'는 말은 곧 외화로 엔화를 구매한다는 말과 같으며, 시장 내 엔화의 희소성을 높여서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오프쇼어링으로 인해 수출공장이 전부 해외에 위치하게 되었고, 외화를 자국 통화로 교환할 필요 없이 곧바로 사용하여 원자재를 구입하거나 공장 시설에 투자할 수 있게 되었다. 기업 경영 측면에서는 이익과 손실을 따질 필요가 없어져 오프쇼어링이 효율적일수도 있다. 그러나 정작 일본에서는 "엔화를 구입해서 일정 수준의 가치를 유지시켜줄" 기업이 존재하지 않게 되어 결국 엔화의 가치가 하락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이로 미루어보았을 때, 오프쇼어링이 실질실효환율을 떨어뜨리는데 영향을 주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1. 이병희. ('22. 2. 9.). "해외 진출 기업 국내로 돌아오면 일자리 8만6000개 생긴다". 이코노미스트. https://economist.co.kr/2022/02/09/industry/normal/20220209102723016.html [본문으로]
  2. Park, M.-S., Kim, H.-N., & Lee, K.-H. (2013, October 31). The Impact of Offshoring on Korean Firms’ Productivity. Journal of the Korea Academia-Industrial cooperation Society. The Korea Academia-Industrial Cooperation Society. https://doi.org/10.5762/kais.2013.14.10.4784 [본문으로]
  3. 한국은행 인천본부. ('14. 4. 14.). 기호일보 경제용어(실질실효환율). 한국은행. https://www.bok.or.kr/portal/bbs/P0000795/view.do?nttId=198764&menuNo=200557&pageIndex=113 [본문으로]
  4. 통계청. 통계용어및지표 - 무역수지/상품수지[Balance of trade/commodity balances]. https://kostat.go.kr/understand/info/info_lge/1/detail_lang.action?bmode=detail_lang&pageNo=4&keyWord=0&cd=SL4431&sTt= [본문으로]
  5. 정영호. ('22. 2. 20.). 中, 일본 등골 빼내 부자 됐다?…비판 거세진 '아베노믹스'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international/article/202202204871i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