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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 시애틀 및 캐나다 여행기록 - 여행을 마무리하며 (11월 27일)

샤프펜슬s 2022. 12. 1. 18:06

0. 들어가며

 11월 27일의 일정은 무척 단순했습니다. 오전 11시 50분에 스포캔으로 이동하는 그레이하운드 버스를 탑승한 후, 그곳에서 다시 모스코로 가는 버스로 갈아탔습니다. 총 이동시간은 스포캔 정류장에서 대기하는 시간 1시간까지 포함하여 약 9시간이었는데, 시애틀 숙소에서 버스 정류장까지 이동하는 시간까지 모두 포함한다면 이동시간만 약 10시간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다행히 저는 늦잠을 자지 않았고, 제 시간보다 살짝 일찍 시애틀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으며 헷갈리지 않고 목적지로 가는 버스에 잘 탑승해서 스포캔 버스 정류장까지 도착했습니다. 특이사항이라고 한다면 시애틀에서는 스포캔이나 모스코 지역과는 다르게 바코드 찍는 기계를 이용해서 검표를 했다는 점 정도였지만 다행히 양면으로 티켓을 뽑았다고 나무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스포캔 버스정류장에서는 버스 탑승시각이 20분 정도 지연되었지만 다행히도 모스코 지역으로 이동하는 사람이 많이 없어서 버스는 제시간에 출발했습니다. 저는 버스기사 님께 인쇄된 표를 드린 후 버스에 탑승했으며 University of Idaho에 도착한 뒤 시간을 보니 오후 8시였습니다. 아침 기상시간이었던 오전 10시부터 University of Idaho에 도착한 오후 8시까지, 버스에 탑승한 일을 빼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음에도 하루가 전부 날아간 것입니다. 하루 종일 버스 좌석에 앉아서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에 조금 허탈했지만 이곳저곳 바삐 돌아다닌 나머지 8일을 생각한다면 하루쯤은 이렇게 보내도 괜찮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11월 27일자 여행기록에 적을 내용이 거의 없다는 문제만 빼고서는 말입니다.

 

 그래서 이번 일자 여행 기록에서는 아무것도 모른 채 무작정 책가방에 옷가지만 넣고 캐나다로 떠났던 제가 훗날 다른 지역으로 여행할 저 스스로에게 자유여행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를 조언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고자 합니다. 따라서 이번 여행 기록에는 영양가 있는 이야기는 많이 없을 것임을 미리 밝힙니다. 그리고 이번 게시물은 검증되지 않은 개인의 의견이므로 절대로 따라 하시지 마실 것을 강력히 권고드립니다. 만약 자유여행을 즐겨 다니시는 분들께서 우연히 이 글에 들르신다면, 그리고 제 이야기와는 다른 의견을 갖고 계시다면 댓글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남겨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자유여행의 매력을 막 알게 된 제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1. 여러 지역을 많이 옮겨 다니는 것보다 한 지역을 음미하자

 저는 캐나다를 여행하면서 몬트리올, 퀘벡, 토론토, 나이아가라 폭포 총 4개의 지역을 돌아다녔습니다. 제가 정한 바쁜 스케줄을 차질 없이 소화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어느 때는 컨디션 관리에 실패해서 제대로 일정을 소화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고, 또 어느 때는 여행 중 발생하는 여러 변수로 인해 한 지역 내의 모든 관광지를 둘러보지 못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한 지역에서 3일 정도를 머무르며 여유롭게 일정을 소화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시간도 아끼고, 여유로운 일정 덕에 컨디션이 망가질 가능성도 적어지니까요. 

 

 자유여행 방법에 대해서 막 찾아보던 중 일정을 넉넉하게 잡아야 한다는 사람들의 조언이 떠올랐습니다. 여행을 가기 전에는 그게 무슨 의미였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는데, 실제로 이곳저곳 여행을 다녀보니 그분들께서 어떤 말씀을 하고 싶으셨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여행을 다니는 9일 동안 항상 시간이 부족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토론토에서 만약 제가 시간이 충분했더라면 토론토에서 판매하는 시티패스를 구입한 뒤 모든 관광지를 다녀보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토론토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너무 짧았고, 아쉽게도 시티패스의 명소중 Casa Loma만 겨우 들를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만약 제가 다시 여행 계획을 세운다면 방문하는 지역을 최소화하고 방문 일수를 최대한 많이 잡아서 그 지역의 매력을 충분히 음미할 것입니다.

 

 

 

2. 숙소는 관광지 근처로 잡거나 이동장소 근처로 잡자

 제가 이번 여행 일정을 소화하면서 뼈저리게 느낀 교훈이기도 합니다. 3일 간 머물렀던 몬트리올 숙소는 올드 몬트리올 근처에 있었는데, 덕분에 몬트리올 관광일정을 매우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나이아가라 폭포의 경우에도 숙소부터 폭포까지의 거리가 걸어서 20분 남짓으로 아주 가까이에 있었기에 나이아가라 폭포의 야경을 구경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습니다. 반면 토론토나 시애틀의 숙소 위치는 관광지와 아주 가까운 것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공항 혹은 기차 정류장과 아주 가까이에 위치한 것도 아니라서 여행 일정을 소화하기 무척 힘들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자유여행 일정에서 숙소를 잡을 때는 가격보다는 위치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중간한 위치에 잡아서 귀중한 체력을 낭비하지 않도록 말입니다. 혹은 대중교통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소에 있는 숙소를 선택하는 방법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되었든 다음부터는 숙소로 인해서 곤란한 상황을 겪지 않도록 더욱 주의를 기울일 것입니다.

 

 

 

3. 타지를 여행하는데 유창한 언어는 필요 없다

 저는 자유여행을 하기 전에는 현지인들과 유창하게 대화를 할 정도의 수준까지 언어능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여러 지역을 다녀보니 일부러 다른 누군가와 대화하려고 하지 않는 이상 현지인들과 이야기를 할 기회가 거의 없었습니다. 제가 만난 여러 현지인들은 제가 한 질문에 최대한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주려고 노력해주었고, 저도 그들의 손짓과 발짓을 보면서 쉽게 그 뜻을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저도 손짓과 발짓만으로도 제 의견을 다른 누군가에게 충분히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몬트리올 성 요셉 성당 앞에서 한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이 사실을 더욱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아저씨께서는 오직 불어만 사용할 줄 아셨고 반대로 저는 오직 영어만 사용할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도 손짓과 발짓만으로 아저씨께서 무어라 말씀하시는지 대강 그 뜻을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정보를 토대로 무사히 성 요셉 성당까지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만약 언어의 장벽으로 자유여행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계시는 분들께 일단 겁내지 말고 도전해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