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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 University of Idaho ALCP 프로그램 : 15주차 - 다양한 경험 기록

샤프펜슬s 2022. 12. 1. 19:25

0. 들어가며

 

아이다호에는 이번 주에만 3차례의 많은 눈이 내렸다

 

학생들이 만들어둔 눈사람

 

 11월에서 12월로 넘어오는 주간이 되기가 무섭게 아이다호 캠퍼스에도 본격적인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어찌나 눈이 많이 오던지 이번 주만 하더라도 사흘이나 세차게 눈이 내렸습니다. 어디를 둘러보더라도 가득 쌓인 눈이 저를 반겨주어서 기분은 좋았지만, 바깥을 나갈 때마다 신발을 뚫고 들어오는 눈 때문에 양말이 젖는 건 그다지 좋은 경험은 아니었습니다. 차가운 바깥 기온으로 인해 내린 눈이 녹지 않고, 그 위로 눈이 오기를 반복하니 어느새 눈은 제 발목 정도까지 쌓였습니다. 이 지역 사람들은 겨울이 되면 장화를 신고 다니는데 이번 주 날씨를 보고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제가 아이다호 대학에 파견된 지도 어느덧 15주 차에 접어들었고, 2주 후면 한국으로 돌아가야만 합니다. 여기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서 조금 아쉬우면서도 갑자기 집이 그리워지는 복잡한 기분입니다. 하지만 아직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다음 주부터 기말고사가 예정되어 있고, 어떻게 집으로 돌아가야 할지, 귀국하기 전 어떤 일을 마무리지어야 할지 등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본래 마무리가 시작보다도 더 어려운 법이니까요. 이번 주 기록에는 이와 관련된 내용도 하나 포함될 예정입니다.

 

 

 

1. Cancel Agreement (11월 28일)

 한창 캐나다 및 시애틀 여행일지를 작성하느라 바빴던 어느 날, Kate로부터 하나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저희가 University of Idaho를 떠나기 전까지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총 네 가지의 업무를 말씀해주셨는데,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았습니다.

 

(1) 주택 계약을 취소합니다 :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주택 계약이 1년으로 고정되어있는 것을 보고 이메일을 통해서 Kate에게 연락을 했다는 이야기를 드린 적이 있었을 겁니다. 그때는 주택 계약이 반년짜리로 알아서 바뀐다는 식으로 말씀해주셨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오늘 도착한 이메일을 보니 아닌 것 같았습니다. 신용카드로 기숙사비를 지불했을 경우 기숙사 보증금도 알아서 환급된다고 하니 보증금을 못 받을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2) 모든 금액을 지불합니다 : 저는 학기가 시작할 때 모든 금액을 지불했습니다. 학생 계정 안에서 마스터 카드를 이용해 원하는 액수를 지불할 수 있습니다.

 

(3) IPO에 출국 계획을 알리고 다음 교환학생에게 주고 싶은 물품을 가져옵니다 : 저는 다이소에서 산 작은 냄비와 필기도구 몇 개 등을 IPO에 전달할 계획입니다. 다음 주 중에 전달할 예정이며 날짜는 미정입니다.

 

(4) 모국의 대학에서 필요한 양식이 있다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 아직 이와 관련하여 전달을 받은 사항이 없기에 저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혹시 모르니 한번 더 여쭈어 볼 예정입니다.

 

 그래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주택 계약을 취소하는 일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할 수 있는 일부터 모두 끝내기로 결심하고 주택 계약 홈페이지로 이동했습니다. vandal 이메일로 로그인을 한 뒤 My Housing 탭으로 들어가면 배너에 'Cancel Agreement'라고 적힌 버튼을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Kate의 이메일에는 'Agreement Cancelation'이라고 적혀있으므로 찾는데 조금 헷갈리실 수 있다는 점 미리 밝혀드립니다. 그 후 안내에 따라서 양식을 작성하시면 아무런 문제 없이 취소 요청을 하실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아무런 생각도 없었는데 막상 계약 취소 요청을 끝내니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이 실감 났습니다. 한국을 떠난 지 4개월, 분명 긴 시간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 짧은 시간 동안 제 생애 처음 시도한 것들도 많았고, 귀중한 경험을 많이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빠르게 흐르는 시간에 아쉬움을 느끼며 저는 다시 여행 일지를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2. Join the Vigil (11월 30일)

 아이다호 대학교 학생 4명이 한 범죄자에 의해 살해를 당한 사건을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평화로웠던 아이다호 대학에 가해진 충격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오후 5시, 한 범죄자에 의해 무참히 희생된 4명의 학생들을 기리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만약 날씨가 좋았다면 건물 밖에서 촛불을 들었겠지만, 당일날에는 많은 눈이 내렸기 때문에 ASUI-Kibbie Activity Center에서 행사를 진행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본래 들기로 했던 촛불은 안전상의 문제로 스마트폰 내 촛불 앱으로 대체되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온라인으로도 중계되었습니다.

 

 저는 당일 숙제로 인해 행사에 직접 참가하지는 못했습니다. 그 대신 온라인을 통해 마지막까지 그들과 함께했습니다. 한 시간 동안 진행된 행사를 지켜보면서 저는 아이다호 대학교의 구성원들과 그 주변인들이 이 비극을 무사히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