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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 시애틀 및 캐나다 여행기록 - 시애틀 (11월 26일)

샤프펜슬s 2022. 11. 30. 16:21

0. 들어가며

 볼거리가 많이 없을 것이라는 제 예상과 달리 시애틀은 이곳저곳 다니기 괜찮은 도시였습니다. Space Needle 등 우리가 흔히 아는 시애틀 대표 명소를 즐기려면 꽤 높은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돈을 쓰지 않거나 혹은 덜 사용하고도 높은 만족도를 줄 수 있는 액티비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어서 단점이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습니다. 아쉽게도 오늘은 이른 아침부터 시애틀을 둘러보지 못해 많은 장소를 방문할 수 없었습니다. 쌓아둔 빨래를 해결하고 기념품을 정리하는 등 소지품을 정리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여행 만족도가 캐나다 여행에 준할 정도로 상당히 높았습니다. 이번 여행기록에서는 제가 어느 장소를 방문했는지 여러분들과 상세히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1. Pioneer Square (이동거리 약 20분, 오전 11시 도착)

 

숙소 앞 버스정류장.

 

버스를 타고 광장으로 이동중. 하차를 원하면 노란색 줄을 아래로 잡아당기면 된다.

 

전철에 탑승할 수 있는 정류장.

 

 오전 7시에 눈을 뜬 저는 가장 먼저 전날 하지 못했던 샤워를 끝냈습니다. 그 후 게스트하우스 1층에 있는 공용 세탁기를 이용해서 수 일동안 밀린 빨래를 처리했습니다. 건조기를 이용해 빨랫감을 말리고 아직 덜 마른 빨랫감들을 골라 옷걸이를 이용해서 방 안에 널어놓으니 시간은 어느덧 오전 10시가 되었습니다. 밖으로 나갈 채비를 마친 후 먼저 향한 곳은 Pioneer Square였습니다. 버스시간표를 잘 지키지 않는 107번 버스에서 1번 노선 전철로 갈아타니 생각보다 금방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전철역 밖으로 나가자마자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노숙자들의 텐트였습니다. 역 반대편 도보를 중심으로 노숙자들의 생활권이 형성되어 있었는데 낯선 장소에서 마주하는 낯선 모습에 잔뜩 긴장했습니다. 다행히 그곳을 수차례 지나치는 내내 아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파이오니어 광장 거리 내부1.

 

파이오니어 광장 거리 내부2

 

파이오니어 광장 거리 내부3

 

파이오니어 광장 거리 내부4. 저 멀리서 바닷가가 보인다.

 

파이오니어 거리 광장 내부5

 

파이오니어 광장 내부1. 광장 중심부에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쌓여있었다

 

파이오니어 광장 거리 내부6

 

 추수감사절 다음 날 아침에 방문한 Pioneer Square 거리에는 주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이상하리만치 적었습니다. 간혹 마주치는 사람들도 노숙자 분들이었다 보니 거리를 다니는데 더욱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Pioneer Square 광장 내부는 미국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아주 좋은 곳이었습니다. 벽돌로 만들어진 멋진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만들어내는 거리의 풍경은 Pioneer Square 거리만의 특색을 만들어주었습니다. 단지 'Pioneer Square에 왔으면 반드시 여기는 가봐라!'라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어서 어디로 가야 할지 영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결국 구글맵의 도움을 받아서 Pioneer Square 거리를 조금 더 돌아다녀보기로 했습니다. 가장 먼저 이동한 곳은 Waterfall Garden Park입니다.

 

 

(1) Waterfall Garden Park

 

워터폴 가든 공원. 낙엽이 바닥에 가득 쌓여있다.

 

아담한 폭포를 가까이서 즐기며 잠시 쉬어갈 수 있었다.

 

 구글맵에서 알려준 방향으로 이동하니 작은 폭포가 있는 쉼터 같은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저는 이곳이 Waterfall Garden Park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공원 내부는 관리하는 사람이 없었는지 바닥, 책상, 그리고 의자에는 낙엽과 빗물로 가득했습니다. 일단 낙엽이 가장 덜 묻은 의자 하나를 골라잡아 옷소매로 간단히 물기를 제거하고 앉았습니다. 졸졸 흐르는 폭포수와 그 주변을 꾸며주는 낙엽이 만드는 풍경 속에서 아무런 생각 없이 앉아 있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쉴 수 있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공원 안에서 몇 분 간 홀로 앉아서 조용히 쉰 후 다음 관광지로 이동했습니다.

 

 

(2) Klondike Gold Rush National Historical Park

 

Klondike Gold Rush National Historical Park 입구

 

 Waterfall Garden Park에서 휴식을 취하며 다음 이동지를 정하던 도중, 구글맵에서 'Klondike Gold Rush National Historical Park'라는 장소를 발견했습니다. 국립 역사 공원은 어느 나라에서든 일정 수준의 볼거리를 보장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다음 목적지를 그곳으로 정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도착하고 보니 '공원'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에는 일반적인 건물 같아 보였습니다. 분명 창가에 적힌 글자를 읽어보면 제대로 찾아온 것 같은데 외관은 영 아니니 긴가민가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입장했습니다. 건물 안 입구 부근에는 직원 두 분이 자리를 지키고 계셨는데, 제가 티켓을 어디에서 구매해야 하는지를 물으니 국립공원이므로 그냥 입장해도 된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래서 무료로 전시작품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Klondike Gold Rush National Historical Park에서는 시애틀의 역사와 골드러시에 관한 내용이 잔뜩 적혀있었습니다. 제대로 이해했는지는 긴가민가하지만, 기억나는 대로 전시내용을 간단히 내용을 요약한다면 대화재로 인해 가난해진 시애틀은 알래스카와 유콘 지역에 금을 캐기 위해 사람들이 이동하고 시애틀은 중간 경유지 같은 역할을 수행하면서 지역이 살아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금을 캐러 간 사람들 중 살아남은 사람들은 극히 드물었다고 하네요. Klondike Gold Rush National Historical Park 지하로 내려가면 금을 캐러 간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했는지, 어떤 물건을 사용했는지 등을 잘 재현해두었습니다. 유료 박물관과 비교해도 굉장히 알찬 내용으로 가득 차 있으니, 시애틀 Pioneer Square에 방문하신다면 한 번쯤 둘러보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기념품 상점에서는 여권 모양의 설명서나 기념주화 등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딱히 구매하고 싶은 것은 보이지 않아서 잠깐 둘러보다가 금방 나왔습니다.

 

Klondike Gold Rush National Historical Park에서 2시간 남짓한 시간을 보낸 저는 약간 조급해진 마음에 Pioneer Square 관광을 멈추고 서둘러 다음 지역으로 이동했습니다. 다음 목적지는 시애틀에서 유명한 시장인 Pike Place Market입니다.

 

 

 

2. Pike Place Market (이동거리 약 20분, 오후 2시 도착)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가는 길1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가는 길2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지하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외부. 수많은 사람들로 발디딜 틈에 없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외부2.

 

신선한 과일과 채소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저 멀리서 보이는 스타벅스 1호점. 사람이 너무 많아 접근조차 불가능했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길거리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Gum Wall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의 명물 'Throwing fish'.

 

 Pike Place Market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거리 안에 사람이 가득했습니다. Pioneer Square에 있는 사람들이 매우 적어서 Pike Place Market에서도 한적하게 관광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그러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너무나 많은 사람들로 인해 가게 안으로 들어가는 것조차 힘들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제가 이전에 말씀드렸듯이 저는 시장 안에서 물건을 팔려는 사람들과 사려는 사람들, 그리고 구경하려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활기찬 모습을 좋아합니다. 게다가 외국의 시장은 마치 우리나라 수산시장처럼 어지러울 정도로 호객행위를 하지 않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유유히 시장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Pike Place Market에서는 생선, 과일, 채소, 향신료 등 다양한 식재료를 팔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시장 안을 돌면서 공책, 향초, 사진과 그림 등 여러 가지 물건을 구경하기도 하고, Pike Place Market 내 명물인 황금돼지상이나 Gum wall, 생선가게에서 보여주는 Throwing Fish 퍼포먼스를 찾아다니기도 하면서 즐겁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시장을 둘러보는 동안 마음에 드는 기념품이 몇 가지를 발견했지만, 보관할 공간이 마땅찮아서 결국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다음 장소를 향해 움직였습니다.

 

 

 

3. 점심식사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사실 Pike Place Market를 오후 2시에 찾아간 이유는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캐나다 관광지를 둘러보다가 시장에 들르게 되면 그곳에서는 꼭 맛있는 음식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Pike Place Market에서도 점심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예상과는 다르게 Pike Place Market은 많은 사람들로 길거리가 가득 차 있었고, 식당들도 모두 만석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저는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다른 곳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다음 목적지는 Starbucks Reserve Roastery이므로, (1) 식당이 Starbucks Reserve Roastery 근처에 있으면서도 (2) 가격이 비싸지 않은 곳에서 먹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구글맵을 뒤적거리던 중 한 중식당을 발견했습니다. 음식 가격도 10 ~ 20$ 선으로 책정이 되어 있었으며 거리도 Starbucks Reserve Roastery까지 걸어서 5분 이내로 적당했습니다. 모든 조건을 충족한, 늦은 점심을 해결할 장소를 겨우 찾아낸 후 구글맵 하나에 의지해가며 찾아갔습니다.

 

 식당에는 부부로 보이는 중국인 두 분께서 장사를 하고 계셨습니다. 제가 영어로 어떻게 주문하는지를 물으니 처음에는 중국어로 말씀하셨지만, 중국어로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말씀드리자 손짓 발짓으로 열심히 설명해주셨습니다. 대강 말씀을 잘 들어보니 탁자 위에 놓여있는 QR코드를 통해 원하는 메뉴를 주문하면 되는 것 같았습니다. 음식 메뉴는 모두 영어 아니면 한자로 쓰여 있어서 그냥 라면 같이 생긴 음식 하나와 밥 한 공기를 주문했습니다. 음식은 양도 많고 맛있었습니다. 중국 특유의 강한 향신료 때문에 음식을 먹는 중간중간 놀라기는 했지만, 그래도 만족스러운 점심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가격은 총 17$가 나왔는데, 팁까지 포함해서 19$를 현금으로 지불했습니다.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배가 불렀던 저는 잠시 쉬었다가 다음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4. Starbucks Reserve Roastery (이동거리 약 20분, 오후 4시 도착)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시애틀점 입구

 

 만족스러운 점심식사를 한 뒤 5분가량을 더 걸어가자 Starbucks Reserve Roastery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투명한 유리 너머로 수많은 사람들이 비치고 있었고 출입문도 단 한 번 쉬는 일 없이 계속 열렸다가 닫혔다가를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카페 내부가 혼잡할 것 같아서 조금 걱정되었지만, 전 세계에서 몇 개 없다는 Reserve Roastery점이라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었기에 잔뜩 기대하면서 입구로 들어갔습니다.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내부1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내부2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내부3

 

 가게 내부는 예상대로 매우 혼잡했습니다. 굿즈를 구경하러 온 사람들과 커피와 빵을 먹으려고 온 사람들로 가게는 매우 어지러웠습니다. 하지만 많은 종류의 음식과 물품을 판매하고 있음에도 깔끔하게 정리된 매장 내부와 원두를 볶는 용도로 보이는 커다란 기계 덕에 즐겁게 매장 안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곳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카페 내부의 분위기를 즐기고 싶었지만 끊임없이 몰려드는 손님들로 자리가 좀처럼 나지 않아서 결국 구경만 하고 매장을 빠져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스타벅스 커피에 목숨을 거는 편은 아니었지만 약간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오후 5시가 넘어선 시애틀은 해가 완전히 기울어져 무척 어두웠습니다. 해가 진 도심 속 성탄절을 앞두고 거리 곳곳에 장식된 조명들이 있는데 야경을 보러 가지 않는다는 것은 시애틀에게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시애틀의 야경을 보느냐 마느냐, 본다면 어디에서 보느냐를 두고 다시 선택에 기로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시애틀에서 할 수 있는 일 전부 해보지 않는다면 조금 후회할 것 같아서 야경을 보러 가기로 마음을 정하는 것까지는 수월했는데, 어디로 보러 가야 할지 정하기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때마침 스마트폰 화면을 보니 배터리가 바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휴대폰을 충전하기 위해 스타벅스 근처 다른 카페로 들어갔습니다. 야경을 보러 어디로 가야 할지는 스마트폰을 충전한 뒤 결정해도 늦지 않았습니다. 

 

 

 

5. Smith Tower (이동거리 약 20분, 오후 6시 도착)

 

 약 1시간 동안 60% 까지 충전하는 데 성공한 후 이제 이번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를 두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Space Needle은 시애틀의 유명한 관광명소 중 하나이니 역시 야경을 보러 가려면 저런 곳으로 가야 하나 고민했지만, 티켓 가격이 최소 35$부터 시작하는 것을 보며 곧바로 마음을 접었습니다. 캐나다 동부지역을 여행하면서 이미 많은 돈을 소비했던 터라 적어도 미국에서만큼은 돈을 적게 사용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Space Needle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장소를 생각하던 저는 불현듯 Pioneer Square에서 랜드마크처럼 표시되었던 Smith Tower를 떠올렸습니다. Tower고 하면 꽤 높게까지 올라갈 수 있을 테니 야경을 보러 가기에도 안성맞춤이겠다 생각해서 구글에 검색을 해보자 아니나 다를까, 저보다 먼저 이곳을 사람들이 야경 명소로 추천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Smith Tower로 이동했습니다.

 

저녁 무렵의 Pioneer Square. 꽤 많은 사람들이 추수감사절 다음날을 즐기고 있었다.

 

Smith Tower 입구에 붙어있는시간표. 저녁 늦게까지 운영하니 참고하시기를 바란다.

 

스미스 타워 입장권.

 

 버스를 타고 다시 Pioneer Square로 돌아간 후 구글맵의 안내를 받으며 걸으니 커다란 빌딩 앞에 도착했습니다. 저는 이곳이 목적지가 맞는지 괜히 두리번거리다가 개장 및 폐장 시간을 알려주는 안내 종이를 보고 나서야 이곳이 Smith Tower라는 것을 겨우 눈치챌 수 있었습니다. 그냥 보기에도 일반적인 상업용 빌딩 건물과 다를 바 없는 모습에 조심스럽게 입구로 들어가니, 카페처럼 생긴 안내데스크에서 대기를 하고 계시는 직원 두 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먼저 온 사람들이 직원 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니 저기서 입장권을 구입하면 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앞사람들이 떠나기를 기다렸다가 자신 있게 직원 분들께 입장권을 사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직원 분께서는 저를 보며 Smith Tower 꼭대기층에 있는 바를 이용할 것인지를 물었고, 아쉽게도 늦은 점심으로 인해 무언가를 더 먹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저 관람만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게 결제한 금액은 세금 포함 14.7$로 현금은 사용이 불가능했기에 대신 마스터카드로 결제했습니다. 입장권을 구입한 뒤 직원의 안내에 따라 빌딩 내부로 입장했습니다.

 

스미스 타워의 역사와 관련된 전시물로 추정.

 

스미스 타워 내 전시물.

 

스미스 타워 내 전시물2

 

스미스 타워 내 전시물3

 

스미스 타워 청사진. 관람객이 직접 페이지를 넘겨볼 수 있었다.

 

스미스 타워의 전화선을 재현한 전시물.

 

스미스 타워의 엘리베이터. 구식 엘리베이터처럼 수동으로 작동해야 할 것 같이 생겼으나 실제로는 자동으로 운영된다.

 

 

 앞서 이야기했듯 Smith Tower에 방문한 이유는 오로지 하나, '야경을 보고 싶어서'였다. 그래서 Smith Tower 내부에 어떤 전시물이 있을지 크게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Smith Tower에 입장해서 여러 전시물을 직접 관람해보니 무척 즐거웠습니다. 그 이유는 관람객이 직접 소품을 만지면서 세트장과 상호작용할 수 있었던 전시방법에 있었습니다. 옛날 전화기로 흘러나오는 재현된 대화 내용을 직접 들어보거나 책상 위에 놓여 있는 Smith Tower의 청사진을 한 페이지씩 넘겨보는 등 제가 직접 소품을 만져볼 수 있어서 마치 과거를 탐험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여성이 앉으면 일 년 안에 결혼을 하도록 만들어준다는 의자

 

스미스타워 35층 전시물.

 

 저는 1층의 전시물을 하나하나 확인한 뒤, 안내에 따라 옛날 모습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장 위층인 35층으로 이동했습니다. 35층에는 중국 관련 전시물과 여러 음료 및 술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었는데 발권 담당 직원이 이야기했던 고층의 드링크 바는 바로 이곳을 이야기하는 듯 보였습니다. 드링크 바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이미 이야기한 바 있으니 그곳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대신 구석에 배치된 나머지 전시물을 살펴보는데 집중했습니다. 여성이 앉으면 결혼을 시켜준다는 의자에 앉아보기도 하고, Smith Tower에 관한 나머지 설명을 하나씩 읽어보면서 관람을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시애틀 여행의 마지막이자 하이라이트, 시애틀 야경을 보기 위해 중국 의자 근처에 있는 유리문으로 나가보았습니다.

 

시애틀의 야경. 야간모드로 촬영.

 

시애틀의 야경2. 야간모드로 촬영.

 

시애틀의 야경 3. 야간모드로 촬영.

 

시애틀의 야경4. 야간모드로 촬영. 현재 내 노트북 바탕화면이다.

 

 Smith Tower 전망대는 관람객들의 안전을 위해 철창으로 바깥과 분리되어 있었지만, 모든 방향에서 야경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퀘벡에 비해 온화한 날씨였던 시애틀도 늦은 밤이 되니 제법 추워진 데다가 전망대 위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으로 인해 차가운 바람이 옷 속을 파고들었습니다. 저는 강한 바람을 뚫고 철장 너머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제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에 넋을 잃고 말았습니다. 빌딩 숲 곳곳에 켜진 밝은 불빛이 넓게 펼쳐진 모습과 함께 하얀 구름이 검은 하늘을 적당하게 가리고 있으니 그 자체로 하나의 그림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높은 건물은 몇 개 되지 않아서 자칫 심심해질 수는 도심 풍경에 포인트를 주고 있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들께도 제가 느꼈던 감동을 전해드리고 싶었지만, 사진으로 시애틀 야경의 매력을 전부 담아내지 못해서 그때의 감동을 잘 전달하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 저는 오랜 시간 전망대에서 시애틀 야경을 가만히 감상하면서 9일 간 여정을 되돌아보았습니다.

 

 

 

6. 숙소로 이동 (이동거리 약 30분, 오후 9시 도착)

 

 Smith Tower 35층에서 방명록을 쓰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빌딩 밖으로 나온 뒤, 전철과 버스를 타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숙소에 도착하니 시간은 오후 9시였는데, 내일 아침 10시 즈음에 Greyhound Bus Station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시간은 꽤나 넉넉했습니다. 먼저 널어둔 속옷을 가지런히 개서 가방 속에 넣고 샤워를 마친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침대에 누웠습니다. 여행하면서 종종 곤란한 상황을 마주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큰 사고 없이 9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가 여행이라고 누군가가 그랬던가요. 저도 이번 여정의 출발지였던 University of Idaho로 차질 없이 돌아가기 위해서는 내일 예약한 Greyhound Bus에 무사히 탑승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내일 여정의 마무리를 위해서 평소보다 일찍 잠을 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