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지식 함양/교환학생

[교환학생] 시애틀 및 캐나다 여행기록 - 토론토, 나이아가라 (11월 24일)

샤프펜슬s 2022. 11. 27. 16:31

0. 들어가며

  토론토에서의 하룻밤이 지났습니다. 혼자서 다니는 여행이 점점 적응되는 것인지, 아침에 눈을 뜨면 곧바로 다음 일정을 생각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계획한 여행 일정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것은 아닙니다. 의도치 못한 실수나 사고로 본래 일정보다 지연되는 경우 때문인데, 본래 오타와에 방문할 예정이었던 11월 22일자 여행이 바로 그렇지요. 그리고 여행기록 안에는 표현되지 않았지만 다른 관광지로 이동할 때도 시간이 지연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습니다. 구글맵이 가리키는 방향과 제가 가는 방향이 일치되지 않아서 정반대로 이동하거나, 아니면 제 위치를 이상한 곳으로 잡아서 이동에 혼선이 발생해서 같은 자리를 여러 번 맴돌았거든요. 혹은 관광지가 생각보다 훨씬 마음에 들어서 본래 의도했던 관람시간을 훌쩍 넘기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오늘자 여행기록인 11월 24일 일정은 의도치 않은 사고와 실수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렇다면 11월 24일 여행의 중간지점에서 어떤 일이 발생했으며, 어떻게 해결하였는지 등을 상세히 담아보고자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1. Casa Loma (이동거리 약 30분, 오후 12시 도착)

 사실 저는 몸을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집이나 기숙사에서는 이벤트에 참가하는 일을 제외하고는 밖으로 거의 나가지 않는 편입니다. 그러나 이번 캐나다 여행은 제 생활모습에 완전히 반하는 일정이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저녁 늦게까지 움직이고, 숙소에서는 거의 쉬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물론 저는 이곳저곳 누비는 이런 생활에도 꽤 만족했지만, 안타깝게도 제 몸은 그게 아니었나 봅니다. 결국 저는 전신 근육통으로 조금 고생하게 되었습니다.

 

 오전 7시에 눈을 뜬 저는 허리와 어깨, 다리에 생긴 근육통으로 몸을 도저히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서 방문해야 할 관광지가 꽤 있었지만, 몸 컨디션이 좋지 않은 이상 관광지를 마음껏 즐기는 건 불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하여 저는 숙소에서 조금 더 머무르기로 결정했습니다. 퇴실시간이 오전 11시였으므로 그전까지는 푹 자서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올렸습니다. 오전 11시에 숙소에서 퇴실한 저는 다음 목적지를 정해야만 했습니다. 많은 관광지를 둘러보기에는 오후 4시 30분에 예정된 버스 시간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깊은 고민을 거듭한 끝에, 저는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Casa Loma로 움직였습니다.

 

BaldWin Step, 가파른 계단을 오른 뒤 보는 경치가 굉장히 상쾌했다

 

Baldwin Step 꼭대기에서 바라본 토론토의 도심. 약간 안개가 껴있다.

 

Baldwin step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 모습.

 

멀리서 보이는 Casa Loma.

 

 Casa Loma로 가는 길에 있는 Baldwin step에서 탁트인 도심 풍경도 한번 찍어주고서 부지런히 걸으니, 저 멀리서 주변 건물과는 확실히 다르게 생긴 성 하나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구글맵을 보지 않고도 저것이 Casa Loma라고 직감적으로 깨달았습니다. 그만큼 한눈에 알아보기 쉬울 정도로 고풍스럽고 아름답게 생긴 건물이었으니까요. 주변을 충분히 둘러본 저는 문을 열고 조심스럽게 내부로 들어갔습니다. 성 내부의 입구에서는 티켓을 판매하는 직원과 오디오 안내를 들을 수 있는 QR코드, 그리고 성 내부의 지도를 나눠주고 계시는 직원분이 계셨습니다. 오디오 안내는 영어와 불어 두 선택지만 존재했으며 지도에서 나타나 있는 번호를 따라가면서 오디오 안내를 들을 수 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1명 기준 40 CAD였으며, 저는 마스터카드로 결제하였습니다.

 

Casa Loma 1층 1

 

Casa Loma 1층 복도.

 

Casa Loma 식당

 

Casa Loma 1층 서재

 

Casa Loma 1층 실내정원

 

Casa Loma 2층 방

 

Casa Loma 2층 화장실. 관광객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공간은 아니다.

 

Casa Loma 2층 방.

 

 Henry Pellatt이 많은 돈을 사용해서 건축한 개인호화저택이라는 이곳은 사실 ‘저택’이라는 단어보다는 ‘성’이라는 말이 외관상 조금 더 그럴듯했습니다. Casa Loma에 입장하면 1층과 2층에서는 헨리 펠릿이 생활했던 방과 화장실, 도서관, 실내정원 등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방 내부의 모습과 남겨진 물품, 심지어는 타일 하나에 담긴 고풍스러움은 사치의 증표라는 부정적인 꼬리표보다는 건물이 지닌 아름다움 그 자체에 집중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주었습니다.

 

Casa Loma 3층. 세계 1차대전과 관련된 물품 및 내용을 전시하고 있다.

 

Casa Loma 3층 전시물품

 

 3층으로 이어진 계단을 타고 올라가자, 갑자기 세계 1차 대전 박물관이 등장했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당시에 사용했던 무기와 군복, 그리고 관련 역사까지 여러 가지를 한 번에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모국어를 읽는 것처럼 완벽하게 이해는 불가능했지만, 저는 더듬더듬 영어로 된 설명을 읽으며 꼼꼼하게 살펴보았습니다.

 

Casa Loma 4층 첨탑 꼭대기 이동중.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두었다.

 

Casa Loma 4층 첩탑으로 올라가는 길. 마치 판타지 소설의 한 장면처럼 꾸며두었다.

 

Casa Loma 4층 첨탑 올라가는 길.

 

Casa Loma 4층 첨탑 꼭대기.

 

 3층 전시물을 전부 살펴본 후 시간을 보니 어느덧 오후 2시 30분이 되었습니다. 저는 서둘러 4층으로 움직였습니다. 4층은 1층~3층과는 다르게 이동 경로가 매우 좁고 복잡했습니다. 계단을 중심으로 왼쪽으로는 탑 외부 전망대로 나갈 수 있었으며, 오른쪽으로는 첨탑의 꼭대기로 가볼 수 있습니다. 어느 쪽으로 가던 원형계단을 타고 위로 올라가야 하는데, 계단의 폭은 성인 남자를 기준으로 어깨를 펴고 이동하기가 힘들 정도로 좁고 위태로웠습니다. 우선 저는 계단의 첨탑 꼭대기로 향하는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첨탑의 내부는 마치 판타지 소설의 한 장면처럼 소박하지만 알차게 잘 꾸며두었는데 올라가는 내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좁고 움직이기 힘든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그 위에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수많은 풍경들이 있었기에 충분히 고생을 감수할 만했습니다.

 

Casa Loma 4층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 곳곳에 판타지 소설을 연상케하는 소품들이 놓여있었다.

 

Casa Loma 4층 전망대. 아름다운 Casa Loma의 지붕이 잘 보인다.

 

Casa Loma 4층 전망대 조망.

 

Casa Loma 4층 전망대.

 

 순서상으로는 탑 외부 전망대로 나가는 것이 먼저였으나, 길을 잘못들어서 첨탑 위로 먼저 올라가버린 저는 다음으로 외부 전망대로 이동했습니다. 첨탑 때와 마찬가지로 조심히 계단을 올라가자 사방에서 밖을 볼 수 있는 장소가 드러났습니다. 비록 이곳에서는 Baldwin Step에서 보았던 풍경처럼 주변을 넓게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Casa Loma의 윗부분 외관을 자세하기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곳에서도 나름 준수한 전망을 보여주였기에 멋진 사진을 많이 건질 수 있었습니다.

 

 

 4층까지의 관람이 끝난 후, 마지막으로 저는 지하로 이동했습니다. 아쉽게도 지하에는 1층~4층처럼 수많은 볼거리가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단지 식당과 기념품 상점이 특히나 눈에 띄었습니다.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까지 중간에 어디로 들러서 식사를 마칠 만큼의 충분한 시간이 없었던 저는 관광지 식당이 비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여기서 요기를 해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콜라 한 캔과 메뉴 하나를 주문했는데, 세금 포함 28 CAD가 나왔습니다. 음식은 맛있었습니다.

 

 Casa Loma에서 모든 관람을 마친 후 시간을 보니 오후 2시 30분였습니다. 나이아가라 폭포로 향하는 버스 탑승 시각은 오후 4시 30분이며, 다른 관광지로 이동하는 시간을 넉넉잡아 30분이라고 가정한다면 다른 관광지를 들르기에는 시간이 많이 촉박했습니다. 그러나 CN타워는 토론토 지역의 랜드마크와 같은 곳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한번쯤은 들러야 하는 장소였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절충안은 CN타워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는 대신, CN타워 앞에서 사지만 찍는 것입니다. 그렇게 결정된 이상 저는 지체하지 않고 CN타워로 이동했습니다.

 

 

 

2. CN Tower (이동거리 약 20분, 오후 3시 30분 도착)

 

멀리서도 잘 보이는 CN타워. 토론토의 랜드마크이다.

 

CN타워 근접 사진. 근처에 리플리 아쿠아리움도 있다.

 

 CN타워에 거의 도착하니 높은 탑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바로 제가 그토록 찾고 있었던 CN타워였습니다. 구글맵의 안내를 받아 도착한 곳에는 CN타워와, 바로 옆에 붙어있는 리플리 아쿠아리움이었습니다. 두 장소 모두 토론토의 관광지로 꽤나 유명한 장소입니다. 저는 토론토에 머무르는 시간이 부족해서 충분히 둘러보지 못했지만, 만약 여러분들께서 토론토에 머무르시는 시간이 충분하시다면 한 번쯤 둘러보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물론 유명한 관광지에 매겨지는 높은 입장료는 감수하셔야 합니다. 저는 CN타워 근처를 열심히 둘러본 후 곧바로 버스를 탑승하기 위해 바삐 움직였습니다.

 

 

 

3. Niagara falls로 이동 (이동거리 약 2시간 30분, 오후 7시 도착)

 

어지러운 Union Station. 아마 이곳을 처음 방문한 사람이라면 이 장소에서 한번 쯤은 멍때리게 될 것이다.

 

 제가 토론토에서 이곳저곳을 다녀보면서 가장 불편하고 힘들었던 점은 Union Staion 내부가 매우 어지럽게 구성되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몬트리올이나 퀘백의 경우는 단순한 건물 구조 덕에 기차에서 내린 후 다른 교통편을 찾기가 수월했다면, 토론토는 수많은 대중교통편이 Union Station 안에서 어지럽게 구성되어있는 터라 두 차례의 방문 모두 저를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주제에서 살짝 벗어난 이야기이기는 하나, 토론토에서 느꼈던 부정적인 면 하나를 더 말씀드리자면 토론토의 관광지 입장권 가격 또한 기분 좋게 내고 말 정도를 넘어서 꽤 비싸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토론토에서 겪었던 멋진 추억들을 전부 부정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며, 토론토가 여행지로 부적합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은 것 또한 아닙니다.

 

1. Scotiabank Aren으로 들어간 뒤 반대편 입구로 나온다.

 

2. 은행을 나오자마자 나오는 갈림길에서 윗층으로 이동한다.

 

3. 긴 복도 끝 문 중 왼편으로 들어간다.

 

4. Union Station Bus Terminal 도착.

 

5. Union Station Bus Termianl승강장 내부.2층. C, D Zone이 있다.

 

6. Union Station Bus Terminal 내부 1층. A, B Zone이 있다.

 

어쨌든 만약 여러분이 토론토에서 메가버스를 탑승하셔야 한다면 반드시 Union Station Bus Terminal으로 이동하셔야 하는데, 아마 처음 토론토로 오신 분들이라면 찾아가기 굉장히 난감하실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만큼 Union Station은 처음 방문한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Union Station에서 Union Station Bus Terminal으로 이동하는 방법을 간단히 설명드리겠습니다. Union Station에서 Scotiabank Aren을 찾아 가게로 들어가신 후, 반대편 출입구로 나오시면 사진과 같은 공간이 등장합니다. 여기서 위층으로 올라가시면 긴 통로를 확인하실 수 있는데, 이때 왼쪽 문을 통과하시면 Union Station Bus Terminal을 찾으실 수 있습니다. 이 설명으로도 못 찾으시겠다면 그냥 주변 사람 붙잡고 물어보시는 편이 더 확실합니다. 캐나다 사람들은 어떤 질문에도 친절하게 대답해주시고, 저도 Union Station Bus Terminal을 찾아갈 때 겨우 물어서 찾아갔으니까요. 행운을 빌겠습니다.

 

Union Station  Bus Terminal 내부 스크린.

 

 어쨌든 Union Station Bus Terminal에 도착하면 여러분들은 버스 자신이 탑승할 버스 시간대와 Gate(Zone)을 잘 확인하셔서 시간에 맞게 그곳으로 이동하시면 됩니다. 예컨대 저는 오후 4시 30분 나이아가라 폭포행 버스였는데, 사진을 보면 좌측 화면 두 번째에 제가 탑승할 버스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Zone C라고 적혀있으므로 탑승시각에 맞게 Zone C로 이동했습니다. 1층에는 Zone A와 B가 있으며 2층에는 Zone C, D가 있습니다.

 

Niagara Falls 하차 후 촬영한 버스.

 

Niagara falls Bus Terminal. 규모가 작다.

 

 약 2시간 30분을 달려서 도착한 Niagara falls 지역은 사방에 어둠이 깔려있었으며 굉장히 적막했습니다. 저는 Niagara falls Bus Terminal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Niagara falls 지역의 교통카드인 WEGO를 만들었습니다. Niagara falls Bus Terminal에서 일일권을 구매하려고 하는 그 순간, 교통카드를 판매하는 직원이 제게 무어라 말해주더군요. 자세히 들어보니 오늘은 날이 너무 늦어서 내일 오전 10시 즈음에야 교통카드가 활성화된다는 것 같았습니다. Niagara falls Bus Terminal에서 제법 거리가 떨어진 숙소에 이동하기 위해서 오늘 당장 교통카드가 필요했던 저는 난처해졌습니다. Niagara falls Bus Terminal부터 숙소까지 거리는 걸어서 40분 남짓. 사람조차 다니지 않는 도심 내에서 도움을 청할 수 없었던 저는 어차피 내일도 버스를 많이 이용해야 했으므로 내일 활성화되는 WEGO카드 일일권을 구매한 후 숙소를 향해 부지런히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숙소로 이동하는 중 촬영. 사람 하나 다니지 않는 길.

 

숙소로 이동하는 도중 촬영. 나이아가라 시내가 보이기 시작한다.

 

나이아가라 시내 안. 어디에도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Niagara falls 시내에서 숙소로 걸어가는 길, 저는 도중에 편의점과 한 식당에 들러 물 한 병과 음료수, 그리고 저녁식사를 구입했습니다. 오랜 시간 걸어서 숙소로 이동하는 일은 힘들었지만 Niagara falls 시내의 야경을 가까이서 둘러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무거운 짐과 함께 시내를 천천히 둘러보며 걷고 있으니 어느새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곧장 숙소까지 걸어왔으면 비교적 빠르게 도착할 수 있었겠지만, 이곳저곳을 들르며 오다보니 어느새 Niagara falls Bus Terminal에 도착한 지 한 시간을 한참 넘은 오후 8시 20분이었습니다. 저는 체크인을 한 뒤 구입한 저녁식사를 먹었습니다. 찬바람에 약간 식어버렸지만, 그래도 맛있었습니다.

 

나이아가라 폭포 숙소. 침대 1개짜리 방이 전부 나가서 어쩔 수 없이 2개짜리 방으로 예약했다. 그럼에도 다른 숙소보다 훨씬 저렴했다.

 

숙소로 오는 중간에 들러서 구입한 저녁식사. 꽤 비쌌지만 맛있고 양이 많아서 좋았다.

 

 

 

4. Skylon (이동거리 약 20분, 오후 10시 도착)

 나이아가라 폭포에게는 두 가지의 모습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티비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웅장한 낮의 모습과는 다르게, 온 세상에 어두워지는 밤에는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고들 하지요. 저녁식사를 마친 후 오후 9시가 넘어가는 시각, 저는 밤의 나이아가라 폭포 시내를 구경할지를 두고 또다시 고민에 빠졌습니다. 폭포의 야경과 화려한 시내, 그리고 대관람차의 완벽한 조합은 분명 야경을 아름답게 꾸며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방금 도착한 이 도시가 안전한 지를 두고 저는 확신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깊은 고민 끝에 지금이 아니면 나이아가라 폭포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미지의 위협을 감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이겼고, 저는 시내의 야경을 감상하기 위해 Skylon으로 향했습니다.

 

멀리서 바라본 Skylon. 시애틀의 Space Needle이나 토론토의 CN Tower와 비슷하게 생겼다.

 

Skylon 입장티켓.

 

 숙소로부터 걸어서 20여분 떨어진 곳에 위치한 Skylon에는 제 예상대로 아무도 없었습니다. Skylon 앞의 주차장은 텅 비어있었으며 그 주변을 지나다니는 사람도 전혀 없었습니다. 구글맵에서는 Skylon이 오후 11시까지 운영한다고 해서 여기까지 걸어온 것이지만, 단 한 명의 사람도 없는 Skylon 주변 모습을 보고 나니 과연 아직도 운영을 하고 있을지가 의문이었습니다. 저는 긴가민가하는 마음으로 Skylon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Skylon 내부 상점들은 전부 문을 닫았지만, 다행히도 Skylon만은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기대를 부푼 마음을 안고서 Skylon티켓을 구입한 뒤 엘리베이터로 향했습니다. 입장료는 세금 포함 22.04 CAD였습니다.

 

Skylon에서 촬영한 나이아가라 폭포.

 

Skylon에서 촬영한 나이아가라 폭포 2

 

야간모드로 촬영한 나이아가라 시내의 모습.

 

야간모드로 촬영한 나이아가라 시내의 모습. 늦은 저녁임에도 화려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야간모드로 촬영한 나이아가라 시내의 모습2

 

나이아가라 폭포는 시시각각 색을 바꾸었다.

 

 전망대 위에 올라가 유리문 밖으로 나가자 세찬 바람이 가장 먼저 저를 맞이해주었습니다.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강하게 부는 바람을 뚫고서 앞을 내다본 저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이아가라 시내의 야경이 오랜 여정으로 인한 피로를 모두 잊어버리게 만들 만큼 정말 아름다웠기 때문입니다. 알록달록한 빛으로 물든 나이아가라 폭포와 그 주변을 아름답게 꾸며주는 도심의 불빛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착각을 줄 정도였습니다. 저는 이 풍경을 잊지 않기 위해 열심히 사진을 찍었지만, 사진만으로는 나이아가라 시내 야경의 매력이 잘 담기지 않는 것 같아 너무 아쉬웠습니다.

 

 Skylon에서의 즐거운 관람을 마치고 내려가는 엘리베이터에서 저는 한 직원분에게 '저기 나이아가라 폭포로 가도 되는지'를 물어보았습니다. 직원 분께서는 당연히 가도 된다고 말씀하시면서 어떻게 하면 나이아가라 폭포 근처로 갈 수 있는지까지 친절하게 알려주셨습니다. 저는 오늘 일정의 마지막 장소로 서둘러 움직였습니다.

 

 

5. Niagara falls (이동거리 약 10분, 오후 11시 도착)

 사람이 아무도 다니지 않는 나이아가라 폭포 근처 시내를 걷는 일은 무척 오싹했습니다. 더군다나 저는 일행 없이 혼자서 다녀야 했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고야 말겠다'는 의지 하나만 가지고 두려움에 가득찬 발걸음을 조심스럽게 내디뎠습니다. 오랜 시간 걸어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길었던 10분 후, 저 멀리서 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습니다.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자 드디어 나이아가라 폭포의 아름다운 모습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캐나다 동부 여행의 목표이자 제 일생의 꿈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밤의 나이아가라 폭포.

 

밤의 나이아가라 폭포2. 야간모드로 촬영.

 

나이아가라 폭포를 마주보고 있는 Skylon.

 

밤의 나이아가라 폭포3.

 

형형색색의 빛으로 물든 나이아가라 폭포의 모습은 마치 비단이 절벽을 따라 흘러내리는 것처럼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저는 나이아가라 폭포 주변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서 폭포를 감상했습니다. 폭포수가 수면에서 잘게 부서져 물안개처럼 흩어지는 신비로운 모습, 시시각각 변하는 빛의 색깔에 맞추어 다른 옷을 입는 모습, 그리고 멀찍이서 들려오는 폭포의 소리까지, 정말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아름다운 풍경이었습니다.

 

 아무도 없었던 나이아가라 시내와는 다르게, 이곳 산책로에는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기 위해서 몇 명의 사람들이 두세명씩 무리 지어서 산책하고 있었습니다. 가족 혹은 친구들과 함께 나이아가라 폭포의 풍경을 만끽하는 그들을 보고 있으니 문뜩 한국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가족들이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저는 나이아가라 폭포의 아름다운 모습과 감동을 한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알려주고자 영상통화를 걸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영상통화의 낮은 화질과 어두운 주변 환경으로 나이아가라 폭포의 아름다움이 온전히 전달되지는 않았지만, 가족들과 같은 시간에 같은 폭포를 바라볼 수 있었다는 사실은 이 멋진 풍경을 저 혼자서만 만끽한다는 죄책감 속에서 그나마 위안이 되어주었습니다. 

 

 숙소로 다시 돌아온 뒤 시간을 확인하니 어느덧 자정이 되었습니다. 내일은 나이아가라 폭포의 액티비티를 마음껏 즐기는 날이기에 반드시 체력을 비축해두어야만 했습니다. 저는 샤워를 하며 오늘의 피로를 흘려보낸 뒤 포근한 침대에 몸을 뉘었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