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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 시애틀 및 캐나다 여행기록 - 몬트리올 (11월 22일)

샤프펜슬s 2022. 11. 24. 14:09

0. 들어가며

 11월 21일 여행 일정을 문제없이 소화한 저는 앞으로의 여행 일정도 잘 끝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전날 오후 10시에 숙소로 도착해서 약 3시간 동안 블로그에 게시할 내용을 정리한 뒤 알람을 맞추고 잠자리에 들었던 저는 다음날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에 방문할 생각에 잔뜩 신이 나 있었습니다. 특히 오타와는 다른 사람들도 꽤 괜찮은 여행지라고 자주 이야기했었기에, 저는 어디를 어떻게 다녀야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지를 고민하면서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다음 날, 저는 창가에서 비추는 따사로운 햇살에 못 이겨 눈을 떴습니다. 본래 여행 일정에서는 오전 6시 20분까지 기차역으로 이동해야 하므로 해가 세상을 비추지 않아야 할 시간대여야 하건만, 밖은 이미 밝은 빛으로 가득했습니다.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한 저는 스마트폰을 통해 시간을 확인하니 오전 6시 20분을 한참 넘은 오전 11시 30분이었습니다. 저는 캐나다에 방문하기 전, 이미 오타와-몬트리올, 몬트리올-오타와 기차표를 전부 예매한 상태였기 때문에 선택을 해야만 했습니다.

 

(1) 다른 교통편을 타고 오타와로 넘어가는 것

(2) 오타와 관광을 포기하는 것.

 

저는 Via Rail과 오를레앙 버스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오타와로 이동하는 가장 빠른 시간대를 찾아보았습니다. 시간대를 확인해보니 제가 몬트리올-오타와행 교통편에 탑승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시간대는 오후 2시였습니다. 여기에 이동시간 2시간을 합하면 오후 4시로, 오후 6시에 복귀하는 일정이었던 제게 관광을 즐길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쩔 수 없이 저번에 가보지 못했던 몬트리올을 더 다녀보기로 했습니다. 11월 23일에 몬트리올 숙소를 체크아웃하고 토론토로 넘어가는 일정이므로, 약간 쉬어가는 느낌으로 다니기로 결정했습니다. 저는 아쉬운 마음을 접어두고 아침을 먹기 위해 첫 번째 방문지인 Jean Talon Market으로 갔습니다.

 

 

 

1. Jean Talon Market (이동시간 약 30분, 오후 12시 30분 도착)

 

Jean Talon Market 인근. 수많은 차들이 줄지어 있다.

 

Jean Talon Market 내부1

 

Jean Talon Market 내부 2

 

Jean Talon Market 지하. 주차장과 연결되어 있는 듯 보였다.

 

 Jean Talon Market은 여행객과 현지인 모두 자주 방문하는 시장으로, 각종 채소와 과일은 물론 다양한 먹거리들을 볼 수 있습니다. 정면으로 걸어서 이동할 수도 있었지만, 지하에서 차를 주차한 뒤 걸어서 올라오시는 분들도 여럿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제가 방문했을 때는 겨울이라서 볼거리가 생각보다 다양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채소와 과일, 꽃 등 다양한 물건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저는 메이플 시럽을 잔뜩 쌓아두었던 한 가게에 발길이 자꾸 멈췄지만, 비행기에서 액체류 반입은 금지라는 사실을 상기하며 어떻게든 유혹을 뿌리쳤습니다.

 

아침식사 푸틴. 11.75 CAD.

 

망고 샤벳.

 

 Jean Talon Market에 방문한 이유는 단순 관광도 있지만 아침식사를 위한 것도 있으므로, 저는 Jean Talon Market 입구의 한 가게에 방문하여 Poutine을 주문했습니다. 치즈가 감자튀김 속에서 탱글탱글 살아있었던 어제 Poutine과는 달리 이번 Poutine은 치즈가 감자튀김 속에서 녹아있는데, 그것도 꽤 일품이었습니다. Poutine과 탄산음료를 포함하여 11.25 CAD를 지불한 저는 정신없이 식사를 마치고 다음 가게로 이동했습니다. 후식으로는 망고 셔벗 한 스쿱을 먹었는데, 역시 약속된 맛이라서 그런지 만족스럽게 잘 먹었습니다.

 

 모든 음식을 먹고 난 뒤 시계를 보니 오후 1시 30분이 다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다음 목적지를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저는 문뜩 오늘 사용하지 못한 기차표가 다시 생각났습니다. 기차요금을 결제할 때 환불이 불가능한 대신 저렴한 플랜으로 선택한 터라 환불을 받으리라는 기대를 아예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환불 시도조차 해보지 않고 끝내버린다면 영원히 후회로 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저는 무작정 기차 승강장으로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2. 기차표 환불받기 (이동거리 약 30분, 오후 2시 도착)

 

몬트리올 기차 승강장 내 Via Rail 정류장.

 

 기차 승강장 안은 생각보다 한산했습니다. 기차 승강장 안에는 Via Rail 기차표를 판매하는 매표소가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저는 무작정 이메일로 온 금일 기차표를 스마트폰에 띄운 뒤 매표소 직원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분께서는 제 티켓을 한번 살펴보시고서 컴퓨터로 무언가를 확인하시더니, 제가 구매한 기차표가 환불이 불가한 플랜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이대로 물러설 수 없었던 저는 아침에 다른 일이 생겨 오타와로 가지 못했으니, 적어도 아직 사용하지 않은 오타와-몬트리올행 기차표라도 환불해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제 말을 들은 그분께서는 무언가 곰곰이 생각하시더니 컴퓨터를 막 두드리셨고, 조금의 시간이 지난 후 제게 전액은 불가능해도 일부는 환불해줄 수 있다는 대답을 돌려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권과 결제했을 때 사용했던 카드를 드리고서 일부를 환불받는 데 성공했습니다.

 

환불 영수증
 

 이번 일은 안될 것이라고 단정 짓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사람들과 부딪히고, 원하는 결과를 일부나마 얻어낼 수 있었던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만약 제가 '환불불가 플랜'이라는 홈페이지 속 말만 믿고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저는 고스란히 늦잠의 손해를 전부 입었을 것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직접 사건에 발을 담가보기 전까지 ’절대‘는 없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만족스럽게 다음 여행지로 이동했습니다.

 

 

 

3. Montreal Museum of Fine Arts (이동시간 약 30분, 오후 3시 도착)

 

몬트리올 박물관 근처1

 

몬트리올 박물관 근처2

 

몬트리올 박물관 입구

 

 Montreal Museum of Fine Arts은 여러 유물 및 예술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박물관입니다. 제가 처음 여행 계획을 구성했을 때 박물관 방문 일정은 모두 예비후보로 넣어두었는데, 그 이유는 박물관에서 관람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다른 여행지로 방문하기 힘들어질까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늘 오타와 관광 계획이 틀어지는 바람에 자연스레 예비후보였던 Montreal Museum of Fine Arts에 방문할 수 있게 되었지만요. 저는 떨리는 마음을 안고서 Montreal Museum of Fine Arts에 입장했습니다.

 

 학생임을 증명하는 신분증을 보여주고서 일정 금액을 할인받은 입장료는 총 16 CAD였습니다. 3층에서 하는 현대미술 관련 전시회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학생이더라도 요금이 부과되는 듯 보였습니다. 저는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현대미술의 매력을 잘 모르고 있던 터라 별로 흥미가 없었지만, 기껏 여기까지 와서 아예 둘러보지 않으면 그것 나름대로 후회를 남길 것 같아 일단 전시회 티켓을 구매하겠노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결제는 마스터 카드로 진행했습니다.

 

 박물관 관람은 생각보다 더 즐거웠습니다. 제가 현대미술의 매력만 잘 알고 있었더라면 Montreal Museum of Fine Arts 관람이 훨씬 즐거웠을 테지만 아쉽게도 미술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감각이 많이 부족한 제게 현대미술은 아직까지도 난해한 영역이었습니다. 그래도 Montreal Museum of Fine Arts 각 층마다 배치된 수많은 유물들은 그곳이 괜히 관광명소가 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몬트리올에 방문하신다면, 그리고 다른 관광지에 전부 들러도 시간이 남으신다면 Montreal Museum of Fine Arts를 방문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