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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 시애틀 및 캐나다 여행기록 - 토론토 (11월 23일)

샤프펜슬s 2022. 11. 24. 16:03

0. 들어가며

 몬트리올에서 보낸 3일이 꿈만 같이 끝나고, 오늘은 토론토로 움직일 시간입니다. 정들었던 몬트리올을 떠나 토론토라는 미지의 환경에서 적응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느낌이 싫지는 않습니다. 물론 숙소를 옮겨야 하기에 절차가 조금 귀찮아지지만요. 아무튼 토론토에 도착한 저는 오후부터 바쁘게 이곳저곳을 다녔기 때문에 비록 목표한 바를 모두 이루지는 못했지만, 남부럽지 않게 관광을 할 수 있었다고 감히 자부할 수 있습니다. 오늘 여행 일지에서는 그 부분을 여러분들과 공유해드리고자 합니다.

 

 

 

1. Montreal - Toronto 이동 (Via Rail) (이동거리 약 5시간 30분, 오후 12시 20분 도착)

 

몬트리올 시내 새벽 풍경.

 

몬트리올 기차 승강장. 가장 위에 내가 탑승할 기차가 표시되어 있다.

 

 오늘은 다른 지역으로 숙소를 옮기는 날입니다. 오전 5시 30분에 일어난 저는 제 소지품을 꼼꼼하게 확인한 뒤 오전 6시에 체크아웃을 했습니다. 기차 출발시간은 오전 6시 50분이므로 시간은 넉넉했습니다. 저는 항상 그랬던 것처럼 오전 6시 즈음 기차 승강장에 도착했고,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는 기차에 탑승했습니다. 예매는 Ninja Rail이라는 사이트를 통해서 진행했으며, 기차는 Via Rail을 이용했습니다. 저는 Ninja Rail이라는 사이트에서 기차표를 예매하면 Via Rail과 무언가가 달라지는지 궁금해서 예매를 진행한 것인데, 결과만 놓고 말씀드리자면 같은 표를 조금 더 비싸게 돈을 주고 산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니 기차표는 그냥 Via Rail 홈페이지에서 예매하시기 바랍니다. 몬트리올에서 토론토로 넘어가는 기차표의 가격은 약 88 CAD였습니다.

 

토론토로 도착한 뒤 한 컷.

 

토론토 교통카드인 PRESTO.

 

 기차로 6시간을 내리 달려서 토론토에 도착한 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PRESTO 카드를 만드는 것입니다. PRESTO 카드는 토론토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교통카드로, 일반적인 교통카드처럼 카드 안에 일정 잔액을 충전할 수 있습니다. 저는 금일 오후 12시부터 다음날까지도 계속 이용해야 하므로 20 CAD를 충전했습니다. 가격은 교통카드 발권요금 6 CAD 포함 26 CAD였습니다. 토론토에서는 교통 요금이 3.25 CAD로 상당히 비싼 대신, 2시간 동안 무료로 환승이 가능합니다. 이점 잘 살피셔서 교통카드에 요금을 충전하시거나, 아니면 PRESCO 카드에서 지원하는 월간이용권과 같은 정책을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PRESTO 교통카드는 대부분의 티켓 발권기에서 신규발급이 가능하나, 일부 기기에서는 신규발급이 진행되지 않았으며, 티켓 발권기에서 카드를 발급할 경우 데일리 패스를 구매하는 선택지를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이 점 참고하셔서 혼선이 발생하지 않으시기를 빌겠습니다.

 

토론토 유니온 스테이션 내부. 굉장히 구조가 복잡하다.

 

역사 외부. 거대한 빌딩이 이곳저곳에 서있다.

 

 모든 절차를 마무리한 뒤, 저는 토론토의 첫 번째 여행지로 어디를 고를지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제가 조사해둔 여행지 목록을 하나씩 살펴보던 도중, 문득 ‘New City Hall에서 Toronto 사인을 찍지 않으면 토론토에 오지 않은 것이다’라는 말이 떠올랐고, 저는 토론토 여행의 시작을 알리기 위해 그곳을 향해 천천히 움직였습니다.

 

 

 

2. Old City Hall & New City Hall (이동거리 약 30분, 오후 1시 30분 도착)

 교통카드를 발급받은 뒤에도 30여 분간 Toronto Union Station에서 헤맨 뒤 겨우 빠져나온 저는 부지런히 Old City Hall을 향해 움직였습니다. Toronto 사인이 있는 New City Hall은 Old City Hall 근처에 있어서 사실상 Old City Hall만 찾으면 됩니다. 구글맵이 가르키는 방향을 향해 열심히 걷자, 멀리서 멋진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바로 Old City Hall입니다.

 

구 시청사 외관1

 

구 시청사 외관2

 

구 시청사 동상

 

 Old City Hall의 웅장한 외관을 보고 놀란 저는 정신없이 카메라 셔터를 누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곳에서 충분한 사진을 찍고 난 후, 저는 New Cify Hall을 찾기 위해 주변을 두리번거렸습니다. 그리고 곧 저는 아주 가까운 곳에서 New City Hall을 발견했습니다.

 

신 시청사 앞 스케이트장(추정)

 

토론토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신 시청사 앞 TORONTO 사인

 

TORONTO 사인 2.

 

 New City Hall은 Old City Hall처럼 건물이 아름답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광장 중앙에 서 있는 ‘TORONTO’ 사인이 무척이나 인상 깊었습니다. 어딘가에서 듣기로는 TORONTO 사인 앞편은 겨울이 되면 스케이트장으로 변신한다는 것 같았지만, 적어도 제가 방문했을 때는 스케이트를 타고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빙판의 모습은 영락없는 스케이트 장의 모습이었지만 사람이 없었다는 것은 아마 아직 얼음이 충분히 얼지 않았거나, 아니면 당일이 수요일 오후 1시라서 그랬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갈 길이 먼 제게는 그다지 중요한 부분은 아니었기에, 저는 약간의 감상을 마친 후, 다음 지역으로 이동했습니다.

 

 

 

3. St.James Cathedral Church (이동거리 약 20분, 오후 2시 도착)

 

성 제임스 대성당 외관1

 

 New City Hall에서 충분히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있는 St.James Cathedral Church는 그 유명세답게 충분한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다만 아쉽게도 저는 이미 비슷하거나 혹은 그 이상의 성당 및 교회들을 보고 왔기에, 그 감흥이 Notre-Dame Basilica of Montreal을 처음 마주했을 만큼 크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번 성당과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인 Notre-Dame Basilica of Montreal을 비교하는 건 수준이 맞지 않은가 싶기도 했습니다.

 

성 제임스 대성당 외관2

 

성 제임스 대성당 간판

 

성 제임스 대성당 근처 공원. 비둘기와 청설모가 함께 지내고 있다.

 

성 제임스 대성당 근처에서는 사람들이 산책을 다니고 있었다.

 

 그래도 여기까지 온 이상 한번 들어가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서 안쪽으로 통하는 것같이 생긴 문은 모두 열어보았습니다. 하지만 모든 문은 굳게 잠겨있었고, 왜인지 몰라 어리둥절 하고 있을 때, 모르는 여성 한 명이 입구가 열려 있었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저는 고개를 저으며 구글맵을 확인하니 성당의 오픈 시간이 오후 1시까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도착 당시 시간은 오후 2시를 약간 넘었으니 이미 성당의 운영 시간은 종료한 것입니다.

 

 저는 이 사실을 처음 보는 여성에게 열심히 설명했습니다. 그러자 그 여성은 근처에 자기가 아는 다른 성당이 있다고 말하며 구글맵을 통해 어떻게 그곳으로 가야 하는지 찾아봐달라고 말했습니다. 데이터도 배터리도 넉넉했던 저는 흔쾌히 그분의 부탁을 들어드렸고, 길까지 안내해드렸습니다. 다만 그분이 제 안내와는 달리 이상한 곳으로 가버릴까봐 걱정되었던 저는 다음 목적지를 잠시 미뤄두고 여성분과 함께 다음 성당으로 이동했습니다.

 

 

 

 

4. Metropolitan United Church (이동거리 약 10분, 오후 2시 30분 도착)

 

메트로폴리탄 유나이티드 교회 앞. 수많은 청설모가 공원을 누비고 있었다.

 

구글맵의 안내를 받아 도착한 저와 자신을 Danie라고 밝힌 그 여성분께서는 교회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본래 의도했던 목적지가 맞는지 확인했습니다. Danie가 이야기했던 교회의 유명세와는 달리 규모도 작고 사람도 적어서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낄 즈음, 이곳이 본래 목적지가 아닌 Metropolitan United Church라는 낯선 장소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행히도 저희의 본 목적지는 이 교회 뒤편에 있어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비록 이곳은 저희가 의도했던 목적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Danie와 저는 이왕 교회에 도착한 만큼, 관리자 분게 허락을 받아 조심스럽게 내부로 들어가보았습니다.

 

웅장한 성당 내부 모습1

 

웅장한 성당 내부 측면 모습2

 

웅장한 성당 내부 모습3

 

 규모가 작아보였던 외관과는 다르게, Metropolitan United Church의 내부는 지금까지 봐왔던 여느 교회들과도 뒤지지 않는 아름다움이 있었습니다. 섬세하게 꾸며진 정면부와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 등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Danie는 교회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내부 사진을 몇 장 찍더니, 맨 앞 자리로 가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렸습니다. 아쉽게도 저는 그만한 신앙심은 없었기에, Danie가 기도를 하는 자리 뒤편에 앉아 기도하는 척 휴식을 취했습니다. 5분 정도가 지났을까, Danie는 충분한 기도를 올렸는지 저더러 다음 목적지로 가자고 이야기했고, 꿀같은 휴식을 취하고 있었던 저는 무거운 몸을 일으켰습니다.

 

 

 

5. St.Michael's Cathedral Basilica (이동거리 5분 이내, 오후 3시 도착)

 

성 미카엘 대성당 외관1

 

성 미카엘 대성당 옆 길가

 

성 미카엘 대성당 근접사진

 

 드디어 의도한 목적지에 도착한 저와 Danie는 예상치 못한 규모와 아름다움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저와 Danie는 성당에 들어서기 전부터 건물 주변을 빙빙 돌며 사진을 남기기 바빴습니다. 그후, 저희는 떨리는 마음으로 성당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내부에는 색다른 아름다움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정면부와 측면부에 새겨진 스테인드글라스는 공간의 신비로움을 한층 더 극대화해주었고, 기도를 하는 사람 여럿이 있음에도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 내부는 엄숙함만이 감돌고 있었습니다. 저와 그녀는 성당 내부의 사진을 몇 장 남긴 후 맨 앞으로 가 앉았습니다. 그녀는 또다시 무릎을 꿇고 신실한 기도를 올렸고, 저는 그저 의자에 앉아 다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성 미카엘 대성당 내부 정면1

 

성 미카엘 대성당 내부 측면1

 

성 미카엘 대성당 내부 측면2

 

 길었던 기도가 끝난 후 저희는 성당에서 나와 각자의 목적지를 위해 헤어지기로 했습니다. 저는 St.James Cathedral Church와 가까운 Gooderham Building을 향해 가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녀도 혼자서 여행을 다니는 제 앞날을 축복해주었습니다.

 

빅맥 세트 (푸틴 및 빅사이즈 음료수 포함) 14.23 CAD

 

맥도날드 푸틴. 내가 먹었던 푸틴들 중에서 맛이 가장 뒤떨어지지만 나쁘지는 않은 맛이었다.

 

 St.michael’s cathedral basilica까지 방문하니 어느덧 제 휴대폰 배터리는 20퍼센트를 채 남기고 있지 않았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토론토에서 미아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저는 Gooderham Building을 가는 도중에 들를 만한 가게가 있는지를 살펴보았는데, 때마침 저 멀리서 맥도날드가 하나 눈에 들어왔습니다. 맥도날드는 맥카페와 영업을 겸하고 있는 만큼 콘센트가 반드시 존재할 거라 판단했고, 제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저는 빅맥과 푸틴, 큰 용량의 오렌지주스를 시켜 자리를 잡고 늦은 점심을 해결했습니다. 가격은 14.23 CAD였습니다.

 

 

 

6. Gooderham Building (이동거리 약 20분, 오후 4시 도착)

 

굴더햄 빌딩 외관1

 

굴더햄 빌딩 외관2. 앞부분은 공사 중이었다.

 

 맥도날드에서 휴대폰 충전을 마친 후, 20분을 더 걸어간 끝에 사진에서 본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Gooderham Building, 체험할 거리도 없을뿐더러 상징성조차 City Hall에 비해서 많이 떨어지는 터라 이곳을 일부러 찾으러 오는 사람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주변에는 모두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이곳을 거쳐가는 사람들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게는 캐나다 동부지역을 후회없이 즐기자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구태어 그곳을 목적지로 삼은 것입니다.

 

굴더햄 빌딩과 함께 촬영한 노을진 시내 모습

 

 Gooderham Building과 그 주변의 건물들, 그리고 그 아래를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그림과도 같은 풍경을 만들었습니다. 오후 4시, 도심 한가운데에 낮게 깔리는 햇빛은 세상을 주황색으로 물들었습니다. 지금이 아니면 만날 수 없는 아름다운 모습에 저는 빠르게 스마트폰을 꺼냈고 호흡을 가지런히 한 뒤 셔터를 눌렀습니다. 이 사진은 토론토 여행 중 마음에 드는 사진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7. St.Lawrence Market (이동거리 약 20분, 오후 4시 30분 도착)

 

세인트 로렌스 마켓 외관1

 

세인트 로렌스 시장 운영시간

 

 어느 지역에서나 시장을 구경하는 일은 정말 즐겁습니다.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활기를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가 넘쳐나기 때문입니다. 다음 목적지를 St.Lawrence Market으로 한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해가 기울어지고 지도 역할을 해준 휴대폰의 배터리도 점점 바닥을 보이더라도, 그 지역의 시장을 가보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내일도 관광할 시간이 약간 남아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동시간에 쫓기지 않고 분위기를 음미할 수 있는 건 지금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세인트 로렌스 마켓 내부1

 

세인트 로렌스 마켓 내부2

 

세인트 로렌스 마켓 내부3

 

세인트 로렌스 마켓의 역사

 

 St.Lawrence Market은 몬트리올에서 방문한 Jean Talon Market보다도 더욱 다양한 볼거리가 있었습니다. 수산물부터 고기, 각종 채소까지 진열된 거리를 쭉 둘러보면서 ‘요리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마구 떠오를 정도였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St.Lawrence Market에는 여러 먹거리 및 기념품 가게가 많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미 시장에 도착하기 전, 맥도날드에서 빅맥을 먹은 직후여서 따로 요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만약 여행 중 허기가 지면 이곳 시장에 들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St.Lawrence Market을 둘러본 저는 아빠에게 드릴 기념품을 하나 구매하고서 다음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휴대폰 배터리 잔량을 확인해보니 다음 장소가 마지막이 될 것 같았습니다.

 

 

 

8. Distillery District (이동거리 약 30분, 오후 6시 도착)

 

Distillery District 로 가는 길.

 

Distillery District 로 가는 길. 멀리서 불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St.Lawrence Market에서 길을 나선 지 30분 정도가 지났습니다. 해도 완전히 기울어 사방은 어두컴컴해졌습니다. 게다가 오후 12시부터 저녁 무렵까지 계속 걸어다니는 일이 쉽지만은 않아서 제자신도 슬슬 지쳐가던 무렵, 저 멀리서 노란색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축제라도 하는가 싶어 구글맵으로 살펴보니, 바로 그 장소가 바로 제 마지막 목적지인 Distillery District라고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거리에 입장하기 위해서 일정 요금을 지불해야 하지만, 제가 방문한 날은 수요일 저녁이었기에 다행히 무료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관계자로 보이는 두 사람이 양옆으로 서 있는 게이트를 통과하는 순간, 제가 아는 토론토가 맞나 싶을 정도로 세상이 완전히 변했습니다.

 

Distillery District 내부. 때이른 크리스마스 축제로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있다.

 

Distillery District 거리는 화려한 일루미네이션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Distillery District  내부. 거리 곳곳에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장식되어 있었다.

 

 Distillery District 안에서는 때이른 성탄절 축제로 한창이었습니다. 거리 안에는 산타 복장을 한 사람들이 돌아다녔고 수많은 일루미네이션이 온 거리를 뒤덮고 있었습니다. 광장 중앙에는 사람 키의 몇 배나 되는 나무가 노란색 빛에 휘감겨 있었습니다.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모두 행복한 미소가 하나씩 걸려 있었습니다. 특히 사람들은 자신들의 친구 혹은 연인과 이 장소를 자주 찾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적만 해도 거리에는 수많은 연인들과 친구들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들께서 친구 혹은 연인과 함께 Distillery District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으시다면, 성탄절 기간을 노려서 방문하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사람들의 떠들썩한 웃음소리와 타지에서 맞이한 성탄절 분위기에 취해 본래 계획한 시간보다도 더 오래 이 거리를 돌아다녔습니다.

 

 

 

9. 숙소로 이동

Distillery District에서 나서니 시간은 벌써 오후 8시가 되었습니다. 저는 배터리가 많이 부족했기 때문에 서둘러 숙소로 움직여야 했습니다. 몇 개의 대중교통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다니지 않는 늦은 저녁, 저는 버스를 타고 시내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시내에서 점점 더 멀어질수록 주변에는 불이 꺼진 집들만 나란히 서있었고, 사람은 단 한 명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낯선 지역에서 느끼는 적막함에 저는 최대한 주변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이동했습니다.

 

 휴대폰 잔량이 단 2퍼센트만 남아있을 무렵, 저는 드디어 구글맵이 가리키고 있는 곳까지 겨우 도착했습니다. 휴대폰은 자신의 할 일을 모두 마친 것처럼 도착하기가 무섭게 전원이 꺼졌습니다. 그러나 아직 한 가지 큰 문제가 남아있었는데, 제 앞에 놓인 수많은 집 중 제 목적지가 어디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곳도 마땅치 않았기에 저는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먼저 저는 빨리 숙소에 도착해야 한다는 조급한 생각을 잠시 내려두고, 길을 잃었다는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무엇을 해내야 하는지를 고민해보았습니다. 제 앞에 있는 모든 집들을 하나하나 두들겨가며 질문하는 건 최후의 수단으로서는 괜찮을지 몰라도 효율적이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게다가 목적지에 관한 정보는 모두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었기 때문에 저는 휴대폰의 전원을 다시 키는 방법만을 찾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제가 가진 짐은 옷가지 몇 벌과 돈, 그리고 노트북이었는데 노트북의 배터리를 스마트폰으로 옮길 수만 있다면 생각보다 일을 훨씬 쉽게 해결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서로 연결하자 다행히 휴대폰의 전원이 차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무사히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숙소 화장실

 

숙소 침실

 

 숙소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좋았습니다. 공용화장실 및 욕실이었던 몬트리올 숙소와는 다르게, 이곳에서 저는 무려 개인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빠르게 샤워를 마친 저는 내일 일정에 대해 생각하며 조용히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힘들었지만 무척 즐거운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