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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 시애틀 및 캐나다 여행기록 - 나이아가라 (11월 25일)

샤프펜슬s 2022. 11. 29. 18:02

0. 들어가며

 11월 25일은 나이아가라 폭포 관광을 마친 후 메가버스를 타고 토론토로, 그리고 비행기를 통해 시애틀로 이동하는 장장 7시간 이상의 긴 여정을 하는 날입니다. 두 지역을 연달아서 이동해야 하는 이번 일정이 힘들 것이라는 건 이미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나이아가라 폭포 인근에 숙소를 잡은 이유는 단지 나이아가라 폭포의 밤을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 선택은 어제 여행기록에서 확인하셨듯 틀리지 않았다고 감히 단언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여러분께 한밤중 나이아가라의 모습을 직접 보실 것을 추천드리고 싶네요. 어쨌든 이번 여행 기록에는 주로 나이아가라 폭포와 관련된 액티비티가 등장할 예정이므로, 나이아가라 폭포에 방문하실 분들이 계시다면 분명 유익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1. Niagara Falls (이동거리 약 20분, 오전 9시 30분 도착)

 숙소에서 편하게 하룻밤을 보낸 저는 오전 8시 30분경 개운하게 일어났습니다. 오늘 오후 12시 30분에 메가버스를 타고 토론토로 이동할 예정이므로 제가 나이아가라 폭포에 남아있을 수 있는 시간도 고작 4시간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숙소 체크아웃을 서두르지는 않았는데, 그 이유는 나이아가라 폭포 근처 액티비티들은 대부분 오전 10시부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먼저 간단히 세수와 양치를 하고 어제 남은 저녁밥으로 끼니를 때웠습니다. 그 후 오늘 저녁 오후 6시 50분에 시애틀행 비행기를 탑승해야 했으므로 AirCanada에서 발송된 구글 이메일을 통해 온라인 체크인까지 완벽히 끝냈습니다. 이 모든 일을 해결한 뒤 짐 정리까지 모두 마치고도 30분밖에 걸리지 않았는데, 액티비티 장소까지 넉넉잡아 30분 정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여유시간이 꽤 되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조금 일찍 숙소를 나와 나이아가라 폭포 인근으로 이동했습니다.

 

 

아침의 나이아가라. 비가 온 직후인지 하늘은 흐렸고 바닥은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나이아가라 폭포 방향으로 이동하는 새들.

 

도로변을 모두 건너온 새들. 오리같이 생겼지만, 솔직히 잘 모르겠다.

 

 바깥으로 나오니 하늘은 흐리고 바닥은 물기를 머금은 듯 축축했습니다. 아마 밤새 소나기가 잠깐 지나간 것 같았습니다. 저는 나이아가라 폭포의 아름다운 모습이 흐린 날씨로 인해 잘 보이지 않을까 걱정하며 폭포 근처로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20여 분을 걸어가자 어제 들렸던 우렁찬 소리가 저 멀리서 희미하게 들려왔습니다. 나이아가라 폭포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다리도 있는 것을 보니 폭포에 거의 다 도착한 것 같았습니다. 산책로 근처에서 우연히 만난 새들과 아침인사를 나눈 뒤 걱정과 기대를 한 몸에 안은 채 조심스럽게 폭포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절벽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는 하얗게 부서져 흩어졌다.

 

폭포 근접사진

 

나이아가라 폭포. 물줄기는 잘게 부서져 물안개가 일렁이는 것처럼 하늘을 향해 올라간다.

 

나이아가라 산책로 인근 사진.

 

에메랄드빛 물줄기가 폭포와 산책로 사이를 갈라놓듯 세차게 흐르고 있다.

 

나이아가라 폭포 확대사진.

 

 흐린 날씨는 푸른 하늘을 감출 수는 있더라도 나이아가라 폭포의 위용까지 감추지는 못했습니다. 절벽에서 떨어지는 엄청난 양의 물줄기는 산산이 하얗게 부서지며 마치 물안개처럼 공기 중으로 흩어졌는데, 말로는 전부 설명할 수 없을 만큼 환상적이었습니다. 전날 밤에 본 나이아가라 폭포는 알록달록한 빛으로 물든 폭포의 모습을 집중해서 볼 수 있었던 반면, 오늘 아침에 본 나이아가라 폭포는 거세게 흐르는 물줄기 하나하나까지 보여서 그런지 웅장하고 위용이 넘쳤습니다. 저는 산책로 한가운데에서 몇 분간 멈춰 서서 가만히 폭포의 모습을 감상했습니다. 폭포를 바라보는 그 순간에서조차 제가 직접 두 눈으로 이 광경을 보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저는 폭포에 눈을 떼지 못하면서 산책로를 따라 첫 번째 액티비티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2. Journey Behind the Falls (이동거리 약 20분, 오전 10시 도착)

 

Journey Behind the Falls 입장권. 세금 포함 26.56CAD

 

 저 멀리에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를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래서 저는 가장 먼저 Journey Behind the Falls를 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Journey Behind the Falls는 나이아가라 폭포 뒤편 터널을 통해 나이아가라 폭포 아래쪽에서 아주 가까이 폭포를 만날 수 있는 액티비티입니다. 이를 위해 산책로를 따라 구글맵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움직이니 건물 하나가 나타났습니다. 건물 안 입구 근처에는 티켓을 판매하는 곳처럼 생긴 부스가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사람은커녕 내부에는 불이 꺼져있었습니다. 저는 무언가 이상해서 근처에 서 있는 분께 티켓을 어디서 구매할 수 있는지를 여쭈어보았고, 그분께서는 건물 안쪽을 가리키며 친절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저는 긴가민가하는 마음으로 건물 안쪽으로 더 들어가니 매표소같이 생긴 공간이 하나 더 있었고, 그곳에서 무사히 Journey Behind the Falls 티켓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가격은 성인 1인 기준 세금 포함 26.56 CAD였습니다.

 

 매표소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이동하자 직원들이 차례로 입장객들의 사진을 찍어주고 있었습니다. 크로마키 천 앞에서 찍어주는 것을 보니 나이아가라 폭포와 합성한 사진을 입장객들에게 판매하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사진을 구매할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사진 합성의 결과물이 어떻게 생겼는지 너무나 궁금했던 저는 제 차례 때 크로마키 천 앞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을 촬영하는 것 자체에는 비용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Journey Behind the Falls, 밑에서 바라보니 폭포의 위용이 더욱 돋보였다.

 

나이아가라 폭포.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폭포수가 인상적이다.

 

하얀 물방울이 걷힌 후 한번 더 촬영한 모습.

 

나이아가라 폭포의 하얀 물보라를 감상하는 사람들.

 

 사진 촬영 이후 사람들이 가득 찬 엘리베이터를 타고 밑으로 내려가니 우레와 같은 폭포 소리가 터널 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저는 직원 분께 노란색 우비를 받아 들고 터널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 보았습니다. 터널 끝으로 보이는 공간에는 노란 우비를 뒤집어쓴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무언가를 구경하고 있었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음에도 그곳에는 오직 우렁찬 폭포 소리만이 가득했습니다. 사람들이 모여있는 저곳이 바로 폭포 아래쪽 부근일 것이라 확신한 저는 아름다운 사진을 몇 장 건지기 위해 서둘러 터널 바깥 테라스로 움직였습니다. 밖으로 나서자마자 저는 웅장한 폭포의 모습에 다시 한번 더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세찬 물줄기가 바로 눈앞에서 떨어지는 모습은 멋지면서도 동시에 위협적이었습니다. 저 멀리 서는 그저 일렁이는 물안개 정도로만 보였던 것이 가까이서는 엄청난 규모의 물보라가 되었습니다. 나이아가라 폭포의 하얀색 물줄기와 햇빛이 만들어내는 멋진 풍경을 놓치기 싫었던 저는 몸이 젖는 것도 모르고 열심히 카메라 셔터를 눌렀습니다.

 

테라스로 연결되는 터널 오른쪽에는 다른 장소로 이동할 수 있는 터널이 있다.

 

나이아가라 폭포 뒷편. 어마어마한 폭포수로 인해서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가끔 폭포수는 안쪽으로 들이치니 주의.

 

 한참을 그곳에 서서 홀린 듯이 폭포를 감상하던 저는 촉박한 일정을 겨우 기억해내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습니다. 폭포 바로 밑으로 연결된 통로 우측으로 다른 터널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곳으로 가면 나이아가라 폭포의 뒤편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곳에 서서 세차게 떨어지는 폭포수의 모습을 아주 가까이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가끔 바람의 영향으로 폭포수가 터널 안쪽 깊숙이 들어오는 경우가 있으므로 신발이 젖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폭포수 뒤편 터널 물이 고여있는 곳에는 수많은 동전들이 가라앉아 있었는데, 추측하기로는 동전을 던저서 소원을 비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폭포 뒤편에서 확인한 위력은 천지를 울리는 폭포 소리로 겨우 짐작했던 것보다도 더욱 강해 보였습니다. 폭포 뒤편을 향해 뚫어놓은 터널 바깥은 떨어지는 물과 흩어지는 물보라로 인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였으며,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으로 폭포수가 터널 안쪽까지 흩뿌려질 때면 거칠게 불어오는 태풍 속에서 비바람이 몰아치는 거친 날씨가 연상될 정도였습니다. 무척 흥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폭포의 밑부분과 뒤편을 보면 사실상 터널 내부를 둘러볼 곳은 없습니다. 터널 벽면에 나이아가라 폭포의 역사나 사건사고 등을 적어둔 안내판이 붙어있으니 흥미가 있으시다면 한 번쯤 읽어보셔도 괜찮아 보였습니다. 저도 모든 내용은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꽤 재미있는 내용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출구 쪽 줄에서 대기하고 있으면 직원이 인원 확인 후 엘리베이터에 탑승할 수 있는 줄로 이동시켜줍니다. 그러면 자기 순서가 올 때까지 가만히 기다렸다가 안내에 따라 엘리베이터를 통해 다시 지상으로 올라오시면 됩니다. 출구 부근에서 제 사진을 인화해서 직접 보여주는데,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뒷배경에 나이아가라 폭포를 넣은 합성사진이었습니다. 만약 사진이 저렴했더라면 하나쯤 구매했을 테지만 인화된 사진 가격이 입장료 가격을 넘어서는 것을 듣고 저는 조용히 도망갔습니다.

 

엘리베이터는 기념품점과 연결되어 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면 곧바로 기념품점이 나오게 되는데, 건물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라도 이곳을 반드시 통과할 수밖에 없도록 건물을 설계해두었습니다. 장사 속이 훤히 들여다 보여서 조금 괘씸하기는 했지만, 가게 안에는 여러 종류의 기념품이 있었기 때문에 구경하는 재미는 있었습니다. 거듭된 유혹을 뿌리치며 겨우 밖으로 나온 저는 다음 액티비티를 즐기기 위해 다음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3. Niagara Falls (이동시간 5분 이내, 10시 25분 도착)

 

나이아가라 폭포. 자연이 준 선물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이다.

 

 다음 액티비티 장소로 이동하려던 저는 또 다른 나이아가라 폭포 풍경에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거칠게 흐르는 옥빛의 물줄기가 햇빛을 받아 반짝이고, 낮게 흐르는 뭉게구름은 활기 속 적막한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모여서 만들어낸 장관은 마치 '한 폭의 그림'이라는 말이 어울렸습니다. 멀찍이서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았을 적에는 멋지고 아름답다고 생각은 했어도 누군가와 함께 보고 싶다는 마음까지는 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여기에 서서 끝도 없이 펼쳐진 물이 만들어낸 장관을 보고 있노라니 가슴이 벅차오르면서 이 멋진 장면을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페이스톡을 통해 가족과 함께 나이아가라 폭포를 감상했습니다. 

 

 오랜 시간 폭포 감상에 투자할 수 없었던 저는 서둘러 다음 액티비티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다음 장소는 바로 나이아가라 폭포에 왔으면 반드시 체험해보아야 한다고 한 번씩 이야기가 나오는 나이아가라 보트 투어였습니다.

 

 

 

4. Hornblower Niagara Cruises (이동시간 약 20분, 오전 11시 도착)

 

WEGO 버스 정류장.

 

WEGO 버스. 앞문으로 탑승해서 뒷문으로 내리면 된다.

 

 Hornblower Niagara Cruises로 쉽게 이동하기 위해서는 버스에 탑승해야 합니다. 다행히도 저는 전날 저녁 WEGO 교통카드를 미리 만들어두었고, 교통카드 활성화 시간인 오전 10시가 넘어갔기 때문에 무사히 버스에 탑승할 수 있었습니다. 버스정류장의 위치는 구글맵을 통해서도 쉽게 파악할 수 있지만, 간판으로 크게 'WEGO'와 노선 관련 정보가 색으로 표시되어 있으므로 멀리서도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버스는 웬만하면 제 시간을 지켜서 운행하는 편이나, 간혹 10분 정도 지연되는 경우가 있으니 시간표를 너무 믿지 마시고 항상 여유롭게 움직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아무튼 저는 WEGO 버스를 타고서 몇 정거장을 이동한 뒤 조금 더 걸어가니 저 멀리서 Hornblower Niagara Cruises선착장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Niagara City Crusis, 저곳이 바로 Hornblower niagara cruises를 탑승할 수 있는 선착장이다.

 

Hornblower Niagara Cruises 티켓.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대기줄. 모두 Hornblower Niagara Cruises를 탑승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Hornblower Niagara Cruises가 나이아가라 폭포 액티비티 중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표조차 구매하기 힘들까 봐 많이 걱정했지만, 막상 선착장에 도착했을 때는 저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표를 구매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생각보다 수월한 입장에 조금 의아해하면서 표를 구입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1명 기준 세금 포함 37.01 CAD였습니다. 티켓을 구입한 저는 직원 분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쭈욱 걸어갔습니다. 복잡하게 얽힌 안내로를 따라 걸어서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뒤 다시 안내로를 따라 걷자 커다란 천막 같은 공간이 드러났습니다.

 

 여기에 도착하고서야 저는 어째서 사람들이 티켓을 구입하는 줄이 한산했는지를 깨달았습니다. Hornblower Niagara Cruises 탑승을 원하는 사람들은 이미 티켓을 모두 구입한 뒤 선착장에서 자신 탑승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도 그들 뒤에 서서 차례를 기다렸습니다.

 

캐나다는 빨간 우비를 나누어주고, 미국은 파란 우비를 나누어준다고 한다. 모두 무료이다.

 

저 멀리서 다가오는 크루즈. 바로 전 순서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크루즈에 탑승했나보다.

 

보트에 탑승하기 시작했다.

 

 천막 밑에서 기다린 지 대략 5분 정도가 지나자 갑자기 줄이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앞사람을 따라 천막 밖으로 나간 뒤 천막 출구 부근에서 나누어주는 붉은 우비를 받고 다시 대기줄에 서서 기다리기를 몇 분, 드디어 Hornblower Niagara Cruises에 탑승할 수 있었습니다. 티켓을 구매하는 데는 오랜 시간 기다리지 않았지만 배를 탑승하기까지의 시간이 약 10분에서 15분 정도로 제법 오래 걸려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사실 당시에는 대기 시간에 딱히 불만은 없었습니다. 기대와 설렘을 가득 안고서 탑승하는 Hornblower Niagara Cruise가 어떤 환상적인 풍경을 보여줄지 기대하느라 정신이 없었거든요. 붉은 우비를 입은 사람들이 모두 탑승한 배는 우렁찬 경적 소리를 울리며 폭포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2층 뱃머리 부근에 자리 잡고 스마트폰 카메라를 대기시켰습니다.

 

나이아가라 폭포로 나아가는 길1

 

멈추지 않고 나아가는 배는 마치 폭포 속으로 들어갈 것 같았다.

 

코앞까지 다가온 나이아가라 폭포.

 

나이아가라 폭포의 물보라 안으로 들어가자, 앞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거칠게 소용돌이 치는 나이아가라 폭포

 

배 위에서 촬영한 나이아가라 폭포의 모습.

 

점점 멀어지기 시작하는 나이아가라 폭포

 

새와 폭포가 만들어낸 장관은 감탄을 자아내었다.

 

Hornblower Niagara Cruise 관광을 마치고 선착장으로 돌아가는 길. 다음 입장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배 안에서 보는 나이아가라 폭포는 산책로 주변에서 보았던 나이아가라 폭포와는 다른 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엄청난 수의 갈매기가 나이아가라 강 근처를 맴돌고 있었는데, 이것이 나이아가라 폭포 풍경과 함께 어우러지니 비로소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날 것의 자연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나이아가라 폭포의 아름다운 모습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정신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렀습니다.

 

 이윽고 배는 나이아가라 폭포수가 힘차게 떨어지는 장소 한가운데 도착했습니다. 처음 저는 폭포 속의 추억도 기록하기 위해 사진을 찍었지만, 이내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물로 사진은커녕 눈조차 뜨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사방으로 쏟아지는 폭포수로 인해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와중에 배는 어느새 다시 선착장으로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폭포수가 우비를 뚫고 온몸을 적셨지만 나이아가라 폭포 한가운데에서 폭포수를 맞는 귀한 경험을 했다는 생각에 무척 즐거웠습니다.

 

 Hornblower Niagara Cruise 액티비티를 마치고 시간을 보니 오전 11시 50분이었습니다. 오후 12시 30분까지 메가버스에 탑승해야 했던 저는 서둘러 버스 터미널로 이동했습니다.

 

 

 

5.  CN Tower (이동시간 약 20분, 오후 3시 도착)

 

CN타워 입구.

 

CN 타워 입구2

 

 2시간을 달려서 도착한 토론토 버스 터미널에서 저는 오늘 이동 일정을 어떻게 소화해야 하는지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오후 6시 50분 비행기에 탑승해서 시애틀까지 이동해야 했던 저는 공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변수들을 고려했을 때 오후 4시 30분까지 공항에 도착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버스 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2시 30분이었고, 공항까지 늦어도 30분 정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다른 관광지 하나 정도는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을 겨우 낼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민도 하지 않고 CN타워로 달려갔습니다. 토론토에 왔으면 한 번쯤 CN타워에 입장해보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어보았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결국 CN타워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이동 거리는 걸어서 20분 정도라서 큰 부담은 없었지만, 저는 몇 가지 변수를 고려하지 못했습니다. 첫째, 복잡한 토론토의 터미널을 간과하여 Toronto Bus Terminal에서 빠져나오는데 너무 오랜 시간을 소모해버렸습니다. 둘째, 생각보다 CN타워로 사람들이 많이 몰렸습니다. 그리고 셋째, CN타워에 입장하는데 소지품 검사를 진행해서 입장 줄이 쉽게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많은 시간을 낼 수 없었던 상황에서 입장 줄까지 빠르게 줄어들지 않자 저는 결국 도중에 CN타워를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간은 오후 4시, 슬슬 공항 이동해야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결국 CN타워의 입구만 몇 장 찍은 채로 아쉬운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6. Toronto Pearson International Airport (지도상 이동거리 약 30분, 오후 5시 도착)

 

오랜만에 다시 만난 토론토 기차 승강장.

 

공항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UP 철도를 이용해야 한다.

 

UP 철도를 이용하기 위해 움직이는 중.

 

UP 공항철도 찾아가는 길.

 

UP 철도는 PRESCO 교통카드로 이용할 수 없는 유료 전철이다.

 

겨우 도착한 토론토 피어슨 국제공항.

 

 토론토 시내에서 공항으로 빠르게 이동하기 위해서는 UP Express를 이용해야 합니다. 저는 토론토의 복잡한 교통체계에게 며칠간 호되게 당해놓고도 아직 정신을 못 차렸을 때 '아무리 그래도 공항철도 타는 것 정도는 쉽겠지'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말투에서 묻어 나오는 분노에서 대강 유추하셨을 분도 계셨을 테지만, 저는 UP Express에 탑승하는 장소를 찾기 위해서 대략 20여분 동안 승강장 이곳저곳을 돌아다녀야 했습니다. 제가 이전 게시물에서 항상 드리는 말씀이 있습니다. '대강 위의 표시를 따라가면 쉽게 장소를 찾을 수 있다'고 말이죠. 그리고 이 말은 거의 틀린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토론토 종합 승강장 내부에서만큼은 유효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는 사람들에게 겨우 물어서 UP Express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UP Express는 PRESCO 교통카드를 이용해서 탑승하는 것이 아닌 공항철도 티켓을 따로 구입해야 하며 공항철도에 탑승할 때 직원에게 제시해야 합니다. 현장 발권도 가능한 것 같았으나,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직접 시도해보지는 않았고 저는 온라인으로 구입했습니다. 가격은 성인 1인 Union-Airport 기준 12.35 CAD였습니다. 

 

 그렇게 20분을 다시 달려서 다시는 겪어보고 싶지 않은 토론토의 종합 승강장에서 벗어나 겨우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미국으로 재입국을 하는데 한 가지 특이했던 점은 미국 입국 심사를 미국 영토가 아닌 캐나다 영토에서 진행한다는 점입니다. 저는 짐 검사를 마친 후 마주한 난생처음 보는 광경에 '캐나다는 출국 심사도 까다롭게 하는구나'하면서 대강 인터뷰했었는데, 알고 보니 그것이 입국 심사였습니다.

 

 저는 새로운 출국심사 방법에 신기해하며 대충 여권을 입국심사관에게 들이밀자 '너 나한테 줘야 할게 하나 더 있지 않아?'라고 물었습니다. 저는 출국심사관의 유도신문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거 없습니다'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했다가 입국심사관의 추궁 끝에 DS-2019를 넘겨드렸습니다. 입국심사관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데다가 이미 수많은 실수로 위기를 느낀 저는 '학기가 끝나는 12월 19일에 미국을 떠날 예정이며, 그전까지는 University of Idaho에서 영어공부를 할 예정입니다'라고 딱 잘라 이야기하자 그제야 저를 놓아주더군요. 이러나저러나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비행기 탑승 비행기 앞까지 도착하니 시간은 오후 5시 30분으로 아주 넉넉했습니다. 여태 아무것도 먹지 못했던 저는 급한 대로 자판기에서 '허쉬 초콜릿' 한 개와 캐나다를 여행하면서 만난 제 인생 음료수 '캐나다 드라이'를 구입했습니다. 저는 상큼하면서도 달달한 캐나다 드라이를 한 모금씩 마시면서 환상적이었던 캐나다 여행을 되새겼습니다.

 

 

 

6. Seattle Tacoma Airport (이동거리 약 5시간 40분, 미국 현지시간 기준 오후 9시 도착)

 

시애틀 타코마 공항 도착

 

  장거리 비행은 언제 하더라도 지치고 힘든 일입니다. 약 6시간의 긴 비행을 마친 후 저는 드디어 시애틀 타코마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저는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입국심사를 위해 자신 있게 여권과 DS-2019를 꺼낸 후 바깥으로 나왔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비행기 바깥으로 연결된 길로 나가면 출국장으로 이어져야 했지만, 비행기 탑승구와 연결되어 있어서 꽤나 당황스러웠습니다. 저는 입국심사를 찾기 위해 열심히 돌아다녔지만 결국 찾지 못했고, 왜 찾을 수 없는지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나서야 캐나다에서 했던 인터뷰가 미국 입국심사였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시애틀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해야 했던 일은 바로 ORCA 교통카드를 발급받는 일입니다. ORCA 카드를 발급받으면 시애틀 안을 다니는 대중교통은 웬만하면 전부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시애틀 공항 내부에는 발급기기가 없으므로 Light Link Rail까지 열심히 걸어가셔야 합니다. 역사를 찾는 방법은 매우 간단한데, 'Light Link Rail'이라고 적힌 표지판을 따라가기만 하면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역사 안 기기에서 일정 금액을 지불한 뒤 교통카드를 발급받은 저는 위층으로 올라가 시내로 이동하는 전철에 탑승했습니다.

 

목표지점까지 도착한 뒤의 모습. 도로 한가운데에 역사가 있어 마치 트램같은 인상을 주었다.

 

오후 10시의 도로. 차량마저 다니지 않았다.

 

시애틀 버스정류장. 버스 시간은 거의 지켜지지 않으니 기대하지 말자.

 

 목표 장소까지 도착한 저는 전철에서 하차한 뒤, 107번 버스를 탑승하기 위해 정류장으로 이동했습니다. 버스정류장까지 이동하는 동안 단 한 명의 사람도 마주치지 못했는데, 여기에 약간의 안개까지 더해지니 적막함을 넘어서 스산함마저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이곳에서 저는 15분간 버스를 기다렸는데, 예정시각을 10분 이상 훌쩍 넘겼음에도 버스는 오지 않았습니다. 버스 운영이 끝났다고 생각한 저는 숙소를 향해 걸어갔습니다. 가는 도중 서브웨이에 들려서 저녁밥 대용 샌드위치와 음료수를 구입하기도 하고, 가끔은 길도 한 번씩 헤매 주면서 숙소에 도착하니 시간은 어느새 오후 11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 되었습니다.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했던 저는 조용히 숙소에 들어갔습니다.

 

늦은 저녁, 가로등 불빛에 겨우 의지하며 숙소로 이동했다.

 

숙소 안 사진. 숙소 안은 굉장히 좁았지만 자는데 문제는 없었다.

 

 숙소로 도착하니 긴장으로 굳어있던 온몸이 서서히 풀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예약한 숙소는 매우 좁았고 화장실도 공용이어서 불편하기는 했지만, 어차피 하루 이틀만 머물다 갈 예정이었기에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공용 세탁기와 건조기를 이용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몬트리올에서의 첫날을 제외하고는 세탁을 하지 못해 여분의 속옷과 상하의가 부족하던 참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다음 날이 되면 시애틀 여행을 위해 서둘러 나가기보다 세탁을 하거나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리는 등 짐 정리를 먼저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다만 지금은 장거리 이동으로 인해 생긴 피로를 푸는 것이 급선무였습니다. 저는 피곤한 몸을 침대에 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