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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 시애틀 및 캐나다 여행기록 (11월 19일)

샤프펜슬s 2022. 11. 20. 11:18

0. 들어가며

 이 일기는 여행을 능숙하게 다니는 사람이 쓰는 일기가 아닙니다. 미국과 캐나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나이아가라 폭포에 방문하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난생처음으로 혼자서 캐나다로 떠나는 여정입니다. 그러므로 이 게시글에는 수많은 성공과 실수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힘들게 이곳까지 방문해주신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완벽한 여행일지를 보고 싶으신 분들께는 '여행기록' 관련 게시글은 권해드리지 않습니다. 다만 이번 여행기록이 저 스스로를 포함하여 많은 분들이 추후 겪으실 곤란한 상황을 헤쳐나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1. 그레이하운드 탑승 (모스코-시애틀)

 

새벽 5시 40분경 길거리 모습. 사람은 커녕 다니는 자동차 하나 발견하기 어려웠다.

 

 오전 5시 50분, 저는 양치와 세면을 포함한 간단한 채비를 마친 후 기숙사를 나섰습니다. 그레이하운드 버스는 오전 6시 40분 출발이었으며, 6시 20분부터 탑승이라고 티켓에 적혀있었기 때문에 조금 이르게 기숙사를 나왔습니다. LLC 기숙사를 기준으로 걸어서 약 20분 정도 소요됩니다. 그레이하운드 버스를 탑승하기 위해 온라인에서 왕복 티켓을 구입했으며 '풀먼 - 시애틀' 구간 티켓 가격은 65$입니다. 풀먼 - 시애틀 구간대의 버스 탑승시간은 오직 오전 6시 40분 하나밖에 없고, 티켓은 구매 완료 후 보내주는 PDF 파일을 인쇄해서 지참해야 합니다. 기숙사에서 얼마나 걸었을까, 저 멀리서 어두운 밤거리를 밝게 비추는 불빛과 그 아래서 대기하고 있는 몇 명의 사람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을 확인해보니 오전 6시 10분이었습니다.

 

모스코 그레이하운드 버스 정류장. 정류장 앞에 그레이하운드 버스가 오면 탑승을 시작한다.

 

 저는 그곳이 그레이하운드 버스정류장이라는 확신을 갖지 못한 채로 그들과 함께 버스가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6시 20분이 가까워질수록 초조해진 저는 옆의 사람에게 그레이하운드 버스를 탑승하는 곳이 맞는지를 물었고, 그 사람에게 맞다는 답변이 돌아옴과 동시에 그레이하운드 버스가 천천히 정류장으로 진입했습니다. 사람들은 차례대로 자신의 짐을 맡기고서 버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버스 검표는 생각보다 허술했는데, 스마트폰으로 e티켓을 보여주면 버스 운전자가 티켓에 적힌 사람을 탑승자 명단에서 찾아보거나 그냥 종이로 인쇄된 티켓을 그분들께 건네주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양면으로 티켓을 인쇄한 터라 티켓을 건네드릴 수가 없어서 사정을 말씀드려 e티켓과 같은 방식으로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버스는 지정좌석제가 아니므로 아무렇게나 앉으시면 됩니다.

 

내가 탑승했던 풀먼 - 스포캔 구간 그레이하운드 버스. 내가 아는 모습과 달라서 조금 당황했다.

 

그레이하운드 버스 내부. 우리나라 고속버스와 비교하여 좌석도 좁고 불편하다.

 

 오전 6시 50분경에 풀먼을 출발한 버스는 2시간을 달려 스포캔 버스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본래라면 오전 8시 30분에 도착했어야 하지만 무슨 일이 있었는지 20분 정도가 지연되었습니다. 저는 오전 8시 30분에 다른 버스로 갈아탔어야 했기 때문에 서둘러 움직였고, 다행히 버스가 아직 출발하지 않아 무사히 환승할 수 있었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안내하시는 분께 여쭈어서 어느 게이트로 움직여야 하는지를 안내받았고, 저는 게이트 3번에 줄을 서서 다른 버스로 갈아탔습니다. 제가 버스에 탑승한 이후에도 차례차례 사람들이 더 탑승했고, 버스는 본래 출발 예정 시각이었던 8시 30분에서 50분이나 늦은 9시 20분에 출발했습니다. 저는 그레이하운드 버스 탑승 이후 공항으로 이동해야 하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혹시나 비행기 시간에 늦을까 봐 조금 초조해졌지만, 어차피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없었기에 마음을 비우는 편이 더 합리적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스포캔-시애틀 구간 그레이하운드 버스.

 

스포캔 - 시애틀 구간 버스에는 충전기를 꼽을 수 있는 곳이 있어서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었다.

 

 스포캔 그레이하운드 버스정류장부터 한참을 달리다가 휴게실에서 오전 11시 50분부터 오후 12시 45분까지 어느 가게 앞에서 휴식을 하고, 또 한참을 달린 끝에 시애틀 그레이하운드 버스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도착시간은 오후 2시 30분으로 본래 예정된 시각보다 약 2시간이나 이른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그레이하운드에서 내려 시애틀 타코마 국제공항으로 이동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습니다.

 

 

 

2. 시애틀 그레이하운드 버스정류장부터 시애틀 타코마 국제공항까지

 

시애틀의 거리. 분명 서울과 같은 도심인데도 미국이라는 느낌이 확 와닿고 있다.

 

시애틀 도심.

 

 저는 구글맵이 안내하는 대로 정처 없이 걷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이 어디로 가는 줄도 모르고 10분 정도를 걷자, 시애틀 차이나타운이 등장했으며, 그곳에서 조금 더 움직이니 버스도, 지하철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기차라고 부르기에도 조금 그런 난생처음 보는 대중교통이 등장했습니다. 구글맵을 다시 확인해보니 저는 Sound Transit이라고 부르는 전철의 1번 라인을 탑승해야 하는 듯 보였습니다. 주변에는 저 혼자 있어서 도움을 청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그냥 들어가기는 영 찜찜했던 저는 주변을 조금 살펴보다가 티켓 판매대처럼 생긴 키오스크를 하나 발견했습니다.

 

Rail Ticket orca. 한국어 번역을 지원한다.

 

영수증과 티켓. 가격은 3$

 

 저는 이 티켓 판매대에서 시애틀 타코마 공항까지 이동하는 티켓을 구입했습니다. 구매방법도 생각보다 간단했는데, 목적지를 선택하고 금액을 지불하기만 하면 끝이었습니다. 게다가 키오스크에서는 한국어를 포함한 다양한 국가의 언어를 지원했기에 어렵지 않게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마스터카드를 이용해서 금액을 지불한 저는 티켓을 만지작거리며 조심스럽게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아래에는 트램과도 같은 철도가 깔려있었고, 그 위로 전철이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반대편에 도착한 전철. 나는 이것과 동일한 전철에 탑승했다.

 

 전철 내 좌석배치는 우리나라 지하철 구조와 많이 달랐습니다. 그래도 원하는 정류장에 도착했을 때 내리면 되는 시스템은 같았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공항까지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시애틀 그레이하운드 정류장부터 시애틀 타코마 공항까지 약 4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복잡한 공항 안에서 위의 표지판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부지런히 움직이니 얼마 지나지 않아 에어캐나다 체크인 장소가 보였습니다. 저는 우선 에어캐나다 셀프체크인 기계에서 실물 티켓을 뽑은 후, 실물 티켓에 적혀 있지 않은 게이트에 관한 정보를 에어캐나다 직원에게 물어 확실히 했습니다. 모든 것을 마친 저는 조금 일찍 소지품 검사를 끝내고 들어왔습니다.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한 것입니다.

 

양에 비해 가격은 꽤 비쌌지만,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한 나에게 선택지는 없었다.

 

17.99$ 햄버거. 베이컨과 패티가 함께 들어가있다.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기쁨과 안도감에 젖기가 무섭게 배가 고파졌습니다. 저는 아침부터 지금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았던 것을 떠올리며 에어캐나다 게이트 근처의 한 햄버거 가게에서 음식을 주문하고서 급하게 배를 채웠습니다. 정말 맛있었습니다. 비행기 일정은 벤쿠버를 경유하여 움직이는데, 목적지 예상 도착시간은 다음 날 오전 7시 10분입니다. 다음 블로그 게시물은 몬트리올 방문기에 대해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