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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업] 조직과환경 : 12주차(개인과제7)

샤프펜슬s 2022. 6. 29. 21:25

※ 본 게시물은 2022학년도 1학기 조직과환경 수업 12주차 과제물 및 발표자료로 제출되었습니다.

 

질문 : 기업의 의사결정 실패사례를 서술하라. 단, 카네기모형, 점진적 의사결정 모형, 쓰레기통 모형 중 하나를 택하여 실패사례에 적용하여 설명하라.

 

제목 : 기업의 의사결정 실패사례 분석 - 모토로라의 ‘이리듐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1. 모토로라 실패사례 소개 - 이리듐 프로젝트

이리듐 프로젝트는 780km 상공의 저궤도로 쏘아 올린 통신위성을 이용하여 전 세계를 하나의 통화권으로 묶는 최초의 범세계 위성휴대통신 서비스이다. 본래 발사할 계획이었던 77개의 위성 숫자와 동일한 원자번호의 광물인 ‘이리듐’에서 고안하였다. 미국의 모토로라는 이 첨단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먼저 스타트업 형태로 ‘이리듐’이라는 자회사를 설립하였다. 여기에 일본, 러시아, 대만, 중국, 한국 등 세계 47개 주요 통신기업들이 가세하였고, 해당 프로젝트에는 총 50억 달러가 넘는 사업비가 투자되었다.

 

이리듐 서비스의 장점은 지구 어디에서도 휴대 단말기를 이용해 음성 통화가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이는 당시 보편적이었단 아날로그 셀룰러 방식의 통신망으로는 불가능한 서비스였고, 이리듐 프로젝트는 이러한 부분을 경쟁 우위로 내세웠다. 게다가 기존 위성통신과는 다르게 여러 부수 장비가 필요 없다는 장점도 있었다. 해당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위성망이 갖춰져야 한다는 단점이 존재하기는 했지만, 여러 우위요소를 고려한 모토로라는 성공을 확신하고 해당 계획을 추진하기 시작했다[각주:1].

 

이리듐 프로젝트는 몇 년 안에 구체화될 수 있었으나, 전 세계를 통신가능지역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은 제도적 문제를 낳았다. 따라서 1990년에 공표한 이 프로젝트는 세계전파통신회의에서 주파수 할당을 승인받기 위해 2년을 소모하였고, 미국에서는 1995년이 되어서야 연방통신위원회로부터 승인을 받는 데 성공하였다.

 

한편 전 세계 통신망 구축을 위해 위성을 제작하고 발사해야 하는 전례 없는 문제도 남아있었다. 모토로라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미국 전역의 회사와 힘을 합쳐 대량의 위성을 제작하였다. 본래 계획은 77개의 위성을 제작하고 발사하는 것이었으나, 모토로라는 여러 계산을 거쳐 66개의 위성만으로도 충분한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1996년부터 위성을 발사하기 시작하였고 2년에 걸쳐 계획한 66개의 위성을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모든 위성이 발사된 1998년부터 첫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이후 위성은 6개 더 발사되며 72개가 되었다.

 

그러나 이리듐 프로젝트는 첫 서비스 이후 6개월 만에 기업이 파산하면서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통신망 구축에 필요한 위성을 제작하고 발사하는데 대략 50억 달러의 비용이 소모되었고, 8년에 불과한 통신 위성을 교체하는데 들어가는 비용까지 고려한 예상 필요 운영비용은 30억 달러를 상회했다. 이리듐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단말기도 문제가 되었는데, 이리듐 단말기는 500g 정도로 크고 무거웠으며 실내에서는 거의 작동하지 않았다. 단말기의 가격은 3,000달러를 넘었고, 통화비용이 분당 7달러에 이르는 등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요금이 전반적으로 높게 책정되어있다 보니 초기 가입자 수는 1만 명 정도에 불과했다[각주:2]. 모토로라가 주축이 되었던 자회사 이리듐은 개발과정에서 투자된 과도한 비용으로 44억 달러의 천문학적 채무를 지게 되었으며, 상기된 기술적 한계로 인해 파산하기 직전까지 총가입자가 5만 5천 명밖에 모으지 못하며 적자를 면치 못했다.

 

결국 모토로라 등 세계통신업체가 참여한 컨소시엄인 이리듐 LLC는 사업에 대한 신규 투자자를 찾는데 실패했다며 ‘02. 2. 17. 뉴욕파산법원에 청산을 신청하였다. 청산승인에 따라 동결상태에서 해제된 이리듐의 잔여 자산 830만 달러는 위성 파기 비용으로 충당되었다. 모토로라는 사업을 뒤집어보고자 가격 인하 정책을 펼쳤지만 완벽히 대체될 수 있는 서비스인 ’로밍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등장하였으며 기존 무선전화의 서비스 품질개선 및 가격 인하 등으로 큰 효과는 보지 못했다. 이리듐은 8월 파산신청을 낸 뒤 마지막가지 새로운 사업 투자자를 물색했지만 통신업체 모두가 참여를 거절했으며, 모토로라 역시 추가투자를 거부하면서 서비스 중단과 청산을 결정했다[각주:3]. 이리듐 서비스는 ’01년 보잉사에 단돈 2500만 달러에 매각되었다.

 

 

2. 점진적 의사결정 모형의 대입

2.1. 점진적 의사결정

점진적 의사결정 모형은 문제의 발견부터 해결방안 제시까지의 모든 행동들이 구조화되어있다고 보는 관점이다. 조직의 중요한 선택과정은 항상 그 결정을 내리기까지 일련의 작은 선택의 연속적인 조합으로 이루어지므로, 수많은 조직의 의사결정은 한 번의 큰 결단이라기보다도 조그만 판단의 연속이라고 보아야 합당하다고 주장한다. 민츠버그는 의사결정 단계를 확인, 개발, 선택 3단계로 구분하였다.

 

첫 번째 단계는 ‘확인’이다. 확인 단계는 경영자가 문제와 의사결정의 필요성을 깨닫기 시작하는 문제 인식 단계부터 시작한다. 문제를 인식하는 데 성공했다면 경영자들은 문제 상황을 정의하고자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한다. 문제의 심각성에 따라 진단의 깊이는 달라지는데, 심각한 문제일 경우 즉각적인 대응을 위해 노력하고, 반대로 심각하지 않은 문제일 경우 체계적으로 진단을 수행한다.

 

두 번째 단계는 ‘개발’이다. 확인 단계에서 정의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탐색한다. 해결안을 찾기 위해서 경영자는 탐색과 설계 두 방안 중 하나를 실행한다. 탐색은 해결 방안을 조직 내 기존의 해결 방법 중에서 찾는 것이며, 설계는 문제에 대한 개별적인 해결안을 말 그대로 설계하는 것이다. 전자는 이미 발생한 적 있는 문제에 적합한 방법이며, 후자는 직면한 적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문제에 사용하기 적합하다.

 

마지막 단계는 ‘선택’이다. 이 단계에서는 두 번째 단계에서 제시한 여러 대안을 여러 가지 평가를 거쳐서 선택한다. 평가와 선택에는 세 가지 방법이 사용된다. 먼저 판단은 최종 결정이 한 사람의 의사결정자에 달려있을 때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경험에 의거한 기준을 사용한다. 그리고 분석은 체계적인 근거에 의해 평가하여 의사결정을 진행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섭은 일정 세력에 의해 의사결정이 진행되는 경우 사용된다. 교섭을 통해 세력집단을 형성한다.

 

 

2.2. 점진적 의사결정 모형의 대입 - 이리듐 프로젝트

(1) 확인 : 이리듐 프로젝트는 1988년 모토로라의 한 통신 엔지니어에 의해 시작되었다. “카리브해의 해변에 앉아서도 회사에 전화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문제 인식(아이디어)에서 시작하였다. 물론 점진적 의사결정 모형이 진단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최고결정자의 “모토로라에는 도전적인 사업모델이 필요하다”는 문제 인식도 한몫을 했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어쨌든,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모토로라는 여러 계산을 거듭했고, 지상 780km 위 저궤도에 위성 77개를 설치한다면 하나의 위성이 4000km 반경을 통제할 수 있으므로 지구 어디에서나 통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놓는다. 이로써 모토로라는 “위성 77개를 어떻게 쏘아 올릴 수 있을까?”라고 문제를 정의하기에 이른다.

 

(2) 개발 : 이리듐 프로젝트에는 두 가지의 한계가 존재했다. 하나는 자금적인 한계이다. 위성 77개를 제작하고 발사하는 일은 많은 자금이 필요했다. 다른 하나는 제도적인 한계이다. 이리듐 프로젝트는 전 세계 어디서든 음성 통화가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각국에 음성통화 서비스가 가능한지를 두고 제도적인 확인 및 승인 절차가 필요했다. 모토로라는 위 문제 두 가지를 해결하기 위해 아래와 같이 결정했을 것이라 추측된다.

 

(2.1.) 자금조달 : 모토로라의 이와 같은 아이디어가 공개되자마자 전 세계 1400여 개의 신문에 보도됐을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모토로라는 이점을 십분 이용하여 여러 통신 회사로부터 투자를 받기로 결정했을 것이다. 실제로 모토로라는 전 세계 47개의 통신기업으로부터 50억 달러의 투자를 받는 데 성공하였다.

 

(2.2.) 제도적인 한계 : 모토로라는 사업 허가부터 통신사업을 위한 주파수 할당 문제 등 여러 제도적 한계에 봉착하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파통신회의 및 연방통신위원회와 접촉하였다.

그 외에도 모토로라는 위성의 제작 및 발사 비용 및 기술, 유지 보수 등과 관련된 복합적인 문제에서 해결방안을 ‘설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3) 선택 : 이리듐 프로젝트가 모토로라의 누구에 의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는 알 방법은 없다. 다만 일부 자료를 통해 87년 사업 구상단계에는 타당성 분석을 통해 나름의 근거를 갖추고 진행되었으나, 사업을 막 시작하려던 98년도에는 CEO의 의사결정이 크게 작용했다고 추측할 뿐이다.

 

 

3. 점진적 의사결정 모형 관점에서 실패의 원인 분석

점진적 의사결정 모형으로 성공적인 의사결정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결정 차단’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어야 한다. 결정 차단이란 문제에 변화가 발생하면 언제든 의사결정의 이전 단계로 돌아가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이리듐 프로젝트에서는 이것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았다.

 

이리듐 프로젝트가 발족하기 시작했던 때에는 휴대용 통신기기가 소수의 사람만 사용할 수 있던 고가의 제품이었다. 1983년에 출시된 모토로라에서 발명한 휴대전화 ‘다이나택 8000X’의 가격이 3,995달러라는 것을 감안하면[각주:4] 이리듐에서 제시한 3,000달러 정도의 가격은 평균적인 수준에 불과하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그러므로 사업 구상 초기 시점에서 이리듐 프로젝트는 금액 측면에서도, 서비스 측면에서도 충분히 승인이 될 만한 계획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서비스 개시 시점이 10년이나 늦어지면서 문제가 발생하였다. 1996년 1월에 2세대 서비스를 개시하며 디지털 통신 시대가 열렸으며, 그로 인해 이리듐 프로젝트와 유사한 가치를 제공하는 로밍 서비스가 훨씬 더 저렴한 가격으로 등장했다. 거기에 휴대전화는 점차 가격이 내려가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보급되기 시작하였다. 모토로라의 구상이 하나씩 틀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모토로라는 투자를 멈출 수 있었던 기회가 몇 번이나 존재했다. 그러나 그들은 자사의 프로젝트를 위협하는 여러 외부요인이 등장했음에도 결정 차단을 하지 않았다. 여기에는 CEO의 인지적 편향이 적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모토로라가 이리듐 프로젝트의 실패를 직감했더라면 계속해서 자원을 투입하는 그들의 행동은 점진적 몰입으로 설명할 수 있다. 반대로 이리듐 프로젝트의 실패를 생각하지 않았더라도 지나친 확신이라는 인지적 편향으로 볼 수 있다. 어쨌든 결국 이러한 편향이 잘못된 의사결정을 불러왔고, 유래 없는 사업실패사례를 만들었다.

 

 

 

  1. 정수환. (‘10. 4. 8.). [’실패에서 배우는 기업 경영‘] 글로벌 이동통신서비스 ’이리듐‘의 몰락. 중앙일보. https://news.koreadaily.com/2010/04/08/economy/business/1013376.html [본문으로]
  2. 박동오. (‘22. 4. 4.). 지상중계기 없이 위성통해 어디서나 통화...6개월 천하로 끝난 ’꿈의 통신‘. 문화일보.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22040401031612000001 [본문으로]
  3. (‘02. 2. 25.). 이리듐 사업 막내려.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583563#home [본문으로]
  4. 임동욱. (‘13. 5. 8.). 40년전 최초의 휴대전화 가격이 무려 1천만원. 한겨래.

    https://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586451.html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