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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스크랩] 롯데 가치창조회의에서 나온 이야기는?

샤프펜슬s 2022. 1. 21. 17:45

0. 발행일자 : 2022년 1월 21일

 

1. 기사 요약

기사 제목 : 신동빈 "경계 허문 '롯데人' 육성에 사활"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2012032531

 

신동빈 "경계 허문 '롯데人' 육성에 사활"

신동빈 "경계 허문 '롯데人' 육성에 사활", 리뉴얼 인재개발원서 전략 회의 그룹 수뇌부 70여명 총출동 "나는 어떤 CEO인가 자문하라 당장 이익보다 사회기여가 중요"

www.hankyung.com

 

기사 요약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첫 상반기 가치창조회의를 주재하고, 인재 육성과 조직문화 혁신을 주문했다. VCM 장소로도 잠실 월드타워 롯데 본사가 아닌 오산 롯데인재개발원을 택했다. 신 회장이 이날 던진 화두는 '미래 지속성장을 위한 투자'이다. 신 회장은 (1) 신사업을 위한 연구개발(R&D) 및 디지털 전환 등 핵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와 (2) 인재, 브랜드, 디자인 등에 관한 장기적 관점의 투자를 주문했다. (2)와 관련하여 롯데는 15만 명에 달하는 롯데 직원이 다른 계열사로 자유롭게 이직하는 제도를 올해부터 도입했다.

 신 회장은 '롯데의 침체'가 낡은 조직 문화에 기인한다고 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과감한 시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방향적 소통만 강조하고 재무적 성과만 중시하는 경영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순혈주의가 강했던 롯데에서 임원을 외부 전문가로 교체했던 신 회장이 개방성과 다양성을 강조한 것은 새로운 경영진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미도 있다는 분석이다. 

 신 회장은 작년 말 인사에서 큰 폭의 인사를 단행한 롯데쇼핑 등 유통HQ에 강한 어조로 변화를 주문했다. 기존 고객에게만 집중하는 것은 미래를 창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신 회장은 롯데그룹 혁신의 방향성을 '선한 가치를 창출하는 회사'로 제시했다. 3~5년 후 좋은 회사를 만들어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것이 핵심으로 당장의 이익보다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2. 단어 정리

(없음)

 

 

3. 나의 생각 : 롯데 가치창조회의에서 나온 이야기는?

  오산 롯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가치창조회의에서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는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다. 핵심 키워드인 "미래 지속성을 위한 투자"를 중심으로 (1) 신사업 역량을 기르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와 (2) 인재, 개발 관련 장기적인 투자를 이야기한 바 있다. 오늘자 신문스크랩은 위 두 가지에 관한 나의 생각을 적어보고자 한다.

 

(1) 신사업 역량을 기르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

 "기존 고객에게만 집중하는 것은 미래를 창출하지 못한다". 신동빈 회장의 말씀을 이해하려면 우리는 다음의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어제 많은 수입을 가져다주었던 고객군이 과연 앞으로도 많은 수입을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인가". 정답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이다. 말장난같이 보이는 이 질문과 대답은 현대 시장의 불확실함을 아주 알기 쉽게 보여주고 있다. 백열전구와 LED 전구를 가지고 비유를 해보자.

 내가 백열전구를 판매하는 사람이라고 가정해보자. 만약 시장에 변수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백열전구를 사용할 것이고, 그들은 나에게 있어서 '많은 수익을 가져다주는 사람들'의 역할을 한다. 먼 훗날에도 백열전구 이상의 좋은 선택지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여전히 그들은 나에게 있어서 여전히 '많은 수익을 가져다주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LED 전구와 같이 더욱 좋은 선택지가 존재한다면 사람들은 더 이상 백열전구를 소비하지 않을 것이다. 이 경우 그들은 더 이상 나에게 수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따라서 기업은 항상 새로운 기회를 탐색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할 줄 알아야 한다. 급격한 기술의 발전과 빨라지는 트렌드의 흐름, 그리고 이로 인한 시장 환경의 변화는 기업에게 있어서 '안정적인 수입원'이라는 개념을 모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앞서 한 문단에 걸쳐서 예시를 들었던 백열전구가 LED로 대체되는 경우나, 철도가 자동차를 대체하고 그것을 또다시 비행기로 대체하는 사례는 기술발전이 시장 환경을 바꾸는 좋은 예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오늘날에는 더욱더 시장의 변화가 빨라지고 있다. 그래서 기업은 더욱더 부지런하게 현재 자리에서 만족하지 않고 5년~10년 뒤의 미래를 그리며 부지런히 유망산업을 탐색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적극적인 신사업 탐색 및 투자'라는 전통적인 경영학 관점도 물론 중요하지만, 최근에 들어서 떠오르고 있는 ESG경영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신동빈 회장이 말한 '선한 가치를 창출하는 회사'의 의미는 아마 여기에 해당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한다. '착한 기업'이 점점 각광받고 있는 요즘 롯데 신 회장의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탐색하자'는 이야기는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보고 있는 탁월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여기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할 때 반드시 자사의 역량과 특징에 맞는 형태로 제공할 것을 제안한다. 흔히 진행하는 '재단 설립'등은 소비자에게 큰 인상을 남기지 않고, 이것은 마케팅 성과에도 미미한 영향을 미칠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면 금리를 보장해주는 은행권의 금융상품과 같은 사례는 기업이 착한 일을 하면서도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적절한 예시이다.

 

(2) 인재 관련 장기적 투자 - 인커리어

 인재 관련 장기적 투자 부분에서는 한 가지 눈에 띄는 내용이 존재했다. 그것은 바로 "15만 명에 달하는 롯데 직원이 다른 계열사로 자유롭게 이직하는 제도"이다. 나는 해당 제도를 조사한 뒤 긍정적인 면과 우려되는 점을 하나씩 생각해보도록 할 것이다.

 '롯데 직원이 다른 계열사로 자유롭게 이직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는 제도'는 롯데 사내 구인 플랫폼인 'IN Career'을 말한다. IN Career는 직원이 스스로 다른 계열사에 지원해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각 계열사는 결원 및 신규사업 등 인재가 필요한 경우 인커리어를 통해 사내 모집공고를 등록한다. 직원들은 본인이 원하는 직무 또는 회사의 모집공고가 있을 경우 플랫폼을 통해 간편하게 지원할 수 있다. 이후 모집 공고를 등록한 회사는 지원자의 업무 이력 및 자격 정보 등을 확인해 채용 과정을 진행한다. 직원이 사내 이직을 결정하면 회사는 거부할 수 없으며, 다른 계열사 지원으로 인한 불이익 및 보복도 금지된다. 직급은 수평 이동이 원칙이며 직무 평가 및 기타 상황을 고려하여 지원 회사에서 새롭게 연봉 협상이 가능하다. [각주:1]

 나는 '인커리어 제도'가 고도의 전략이 포함된 인사전략이라고 생각했다. 첫째, 기업 내에서 육성한 인재를 '완전한 외부(다른 계열사 혹은 기업으로의 이동)'로 유출하지 않고 다른 직무 및 계열사에서 재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인적자원관리' 수업을 들었을 때 교수님께 들었던 말이 기억난다. 비용을 들여서 교육을 진행한 인재가 이직 및 퇴사하는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상당한 손실이라는 말이었다. 이때 이들의 수요를 롯데의 다른 계열사로 만들어준다면 개별 계열사 입장에서는 여전히 손실일 수는 있어도 롯데라는 전체적인 그림으로 살펴보았을 때 결국 손실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이직한 직장이 롯데 계열사이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에서도 직원이 쉽게 적응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온보딩 프로그램 등으로 지출되는 비용을 최대한으로 절약할 수도 있을 것이다.

 둘째, 직무 불만족으로 인한 퇴사 혹은 다양한 직무를 경험하고 싶은 직원에게 동기부여를 시켜주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인재의 트렌드는 '많은 연봉'보다도 '자신에게 맞는 직무'로 변화하고 있다. 만약 선발한 인재가 직무 불만족으로 인해 퇴사를 하거나 다른 직무로 옮겨갈 경우, 모집 공고 등 인재 선발에 투입된 각종 비용이 '투자'가 아닌 '손실'이 되어 버린다. 그런데 인커리어가 도입되면 직무가 맞지 않는다고 무작정 퇴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계열사로 이동하기 위해 이미 몸담고 있는 직장에서 그만큼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는 곧 인커리어 시스템이 직원 동기부여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추가로 인커리어 시스템은 모집 공고를 홍보하기 위해 비용을 추가로 투입할 필요가 없으며 이미 검증된 내부 계열사의 인재를 선발하기 때문에 선발 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인재 모집에 투입되는 비용도 어느 정도 절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셋째, 단순 전환 배치 방식이 아닌 각 계열사 간 구인구직 방식을 채용하여 능력 미달의 직원은 자연스럽게 걸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 인사정책 중에서 직원들에게 다양한 직무를 경험시켜주기 위한 방식으로 자주 사용되는 방법이 '전환 배치'이다. 이 방식은 직원에게 (1) 도전적인 임무를 부여하여 동기부여를 시켜주고, (2) 전반적인 기업의 운영을 직원에게 보여줄 수 있었고, (3) 내부 인재를 십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1) 전환배치를 희망하지 않는 직원에게는 인사 정책이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 (2) 익숙하지 않은 업무를 접하고 직원이 여기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면 생산성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는 점이 위협으로 작용하였다. 그러나 인커리어 시스템은 희망하는 직원이 '지원'하고, 기업이 이를 '선발'하는 철저한 인력시장의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전환 배치의 리스크를 모두 감당할 필요가 없다. 전환배치를 희망하지 않는다면 지원하지 않아도 되고, 미숙한 업무와 낮은 흥미로 인해 발생하는 생산성 하락도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다만, '인커리어 제도'에서 몇 가지 우려되는 점이 있다. 먼저 조직문화의 고착화 및 평준화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기존 임원의 일부를 외부 전문가로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하였다. 이는 '더 능력 있는 사람을 사용하겠다'는 의지만 담겨 있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면, 그 사람이 몸담고 있었던 조직문화의 긍정적인 면, 일하는 방식 등 많은 부분이 조직에 들어오고 융화되며 새로운 조직문화가 탄생한다. 즉, 외부 인력의 유입은 긍정적인 (혹은 부정적인) 조직문화의 태동과도 같다고 이야기할 수 있으며, 외부 전문가로 임원을 교체한 행위는 곧 롯데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신동원 회장의 의지인 것이다. 그런데 롯데 계열사 안에서만 인재가 움직인다면 롯데의 조직문화는 점차 고착화할 것이다. 좋은 문화인지 나쁜 문화인지는 상관없이 변하지 않은 조직은 나쁜 조직이다. 그러므로 인재가 안으로만 돌고 도는 이 상황이 결코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둘째, 인커리어가 동료 및 상사와의 갈등의 도피처로 작용할 수 있다. 동료 및 상사와 갈등이 발생한 경우, 평소에는 직원 스스로 적극적으로 문제 상황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거나 혹은 조용히 이직 및 퇴사하는 수순을 밟는다. 이때 이직 및 퇴사를 결정하는 직원은 그만큼 높은 '전환 장벽'이 존재한다. 이직 및 퇴사를 결정했다는 사실을 다른 동료직원에게 알려지기를 바라지 않고, 이직하고자 하는 직장과 면접 날짜를 별도로 잡는 등 조율해야 하는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직 및 퇴사 선택을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둘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타 계열사에 지원했다는 비밀을 보장해주고, 간편하게 지원할 수 있다면 그만큼 '전환 장벽'이 낮아지기 때문에 이직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것은 계열사의 인력 이동을 가속화시키며 해당 직무에 대한 전문인력이 점차 줄어들고, 결과적으로는 롯데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게 된다고 생각한다. 한편 손쉬운 인력이동이 직무 불만족의 근본적인 원인이 드러나는 것을 방해해서 조직문화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다줄 수도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1. 강민호, "롯데, 계열사 간에 이동 보다 자유로워진다", 「매일경제」, '21. 12. 26.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