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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스토리] 메이플스토리, 현금거래를 막기 위해 노력하다

샤프펜슬s 2021. 2. 14. 21:21

0. 서론

 게임 아이템의 현금거래는 2021년에 이른 현재 다수의 사람들에게 그저 ‘아이템을 구매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여론의 흐름에 맞게 게임 아이템 거래 중개사이트의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거래금액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고 있다. 박형신 아이템베이 마케팅 이사는 2005년에 진행한 어느 한 매거진 인터뷰에서 “아이템베이에서 거래되는 게임은 지난 2002년 90여개였다가 2003년 190여개, 2004년엔 240여 개로 크게 늘어났다. 거래대금도 2002년 상반기 월평균 15억 원에서 6월 이후 50억 원 수준으로 대폭 증가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각주:1]. 지금은 인터뷰 당시보다 16년이나 지났으니 게임 아이템 현금거래시장이 얼마나 크게 확대되었는지 우리는 감히 짐작하기 힘들다.

 

 

 

 게임 아이템 거래 중개사이트의 사례에서 엿볼 수 있듯이 게임 아이템 현금거래가 대중에게 무사히 자리를 잡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의 행동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게임 아이템의 현금거래는 게임 내 재화를 이용하여 진행하는 유저 간 게임 아이템 거래에서 발생한 수수료 등 게임사가 얻어갈 수 있는 잠재적 수익의 상실을 의미할뿐더러 조금 더 깊게 들어가면 게임 내 경제구조의 붕괴까지도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게임사는 게임 이용자들의 현금거래를 막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장기간 서비스를 진행했던 MMORPG인 ‘메이플스토리’ 또한 게임 내 도입된 다양한 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나는 메이플스토리 내 다양한 시스템을 통하여 메이플스토리가 현금거래시장이라는 일종의 지하경제를 어떻게 통제했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정책들이 부가적으로 게임 내 경제구조에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는지를 생각해보면서 다각적으로 게임을 살펴보고자 한다.

 

 

 

1. 메소마켓 시스템

[그림1] 메이플스토리 메소마켓

 

 

 메이플스토리에서 메소마켓은 게임 내에서 사냥 등으로 벌 수 있는 화폐단위인 ‘메소’와 다양한 캐시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 ‘메이플포인트’를 시장 가격에 맞추어 교환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게임 이용자들은 억 단위의 메소를 판매 희망가를 정한 뒤 올려 타인에게 ‘판매’하는 형식으로 메이플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으며 이렇게 획득한 메이플포인트는 캐시 아이템을 구매하는 데 사용된다. 반대로 이와 같은 방식으로 메이플포인트를 메소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메소마켓에서는 메이플포인트를 판매할 때보다 구매할 때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하는데 이는 은행의 외화거래구조와 비슷한 양상을 가진다. 이는 단기간에 메소마켓을 이용하여 메이플포인트를 사고팔아 이익을 남기는 투기행위를 막기 위함인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게임 내 재화인 메소를 무통장입금 등 다양한 거래 수단을 이용하여 현금과 거래하는 방식의 유저 간 거래(이하 메소-현금거래)에서 운영사는 게임 내 거래 과정에서 획득할 수 있는 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었다. 이것은 분명한 운영사의 손실이다. 거기에 추가로, 앞서 언급했듯 운영사의 영향력 밖에서 벌어지는 거래로 인해 게임 내 메소 유통 예측이 힘들어지면서 운영사의 계획경제체제에도 많은 타격을 받았으리라고 추측할 수 있다. 메소마켓은 위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데, 음지의 영역에서 존재하던 시장을 합법적 영역으로 끌어오면서 게임 이용자들은 보다 손쉽게 현금을 메소로 바꿀 수단이 마련되었으며, 운영사는 메소마켓의 거래로 메소의 유통을 쉽게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메소 마켓 이용수수료를 통해 이익을 전부 흡수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메소마켓이 생겼다고 해서 기존의 음지에 널리 퍼져있던 시장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게임 이용자들은 시장가로 형성된 메소의 가격보다 더욱 싸게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다시 탐색하기 시작할 것이고, 구매시도가 존재하는 한 시장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메소마켓은 이 음지 시장에서 가격의 상한선을 그어놓은 것과 같은 효과를 주어 불법거래자들이 가져올 수 있는 이익을 제한하는 부가적인 효과도 가져올 수 있었다. 이것은 불법 메소 시장을 축소시키는데 큰 영향을 줄 것이다.

 

 

 

 메소마켓은 불법 현금거래시장을 억제하는 용도 외에도 메이플스토리 내 지나치게 풀려있는 메소를 흡수하는 용도로서도 훌륭하게 작동하였다. 메이플스토리에서는 자기 캐릭터의 공격력을 일정 한계점 이상을 올리기 위해서 레드큐브나 블랙큐브와 같은 소모품을 사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들뿐만 아니라 메이플스토리 캐시 아이템 목록에서 주력상품들은 대부분 확률형 아이템(소모품)이다. 메소마켓이 생기면서 게임 이용자들은 일부러 캐시를 구매하지 않더라도 캐시 아이템 주력상품을 모두 구매할 수 있게 되었고, 운영사는 자연스럽게 게임 이용자들의 메소를 소모하도록 만들었다. 이것은 메소의 값어치를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렇게 손쉽게 메이플포인트로 환전하여 캐시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면 캐시 아이템이 게임 내 시장에 과도하게 풀리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메이플스토리는 이처럼 메이플포인트로 구매하는 아이템을 이용해서 이익을 취하는 행위를 방지하고자 메이플 포인트를 이용하여 캐시 아이템을 구매할 경우 타인과 해당 아이템을 거래를 할 수 없도록 귀속하는 방식을 채택하였다.

 

 

 

 이처럼 메소마켓은 단순히 현금-메소의 환전 수단이 아닌 고도로 계산된 경제시스템임을 알 수 있다. 메소마켓은 음지 시장을 통제하면서도 메소의 유통을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해주는 시장경제에 기반한 시스템이며, 동시에 계정 귀속이라는 형태를 이용하여 메소마켓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었다.

 

 

 

2. 메소 보유량의 증가

 메이플스토리는 2020년 말 NEO패치에서 캐릭터 당 메소 보유량의 한계를 299억에서 999억으로 증가시켰다. 메소 보유  한계량의 증가는 사실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두드러지는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메소 보유량의 한계가 적으면 적을수록 게임 이용자들은 메소 사용에 대한 압박을 받는다. 그러나 보유량의 한계가 증가하면 게임 이용자들은 이전보다 보관할 공간이 많아졌기 때문에 메소 사용에 대한 압박을 이전보다 덜 받게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메소의 유통을 지연시키고 메소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는다. 메이플스토리는 캐릭터가 보관하는 메소에 별도 보관료를 받는 등 운영사 측에서 게임 이용자에게 메소 사용 압박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을 더욱 두드러질 것이다.

 

 

 

 그럼에도 운영사는 한계량을 299억에서 999억으로 증가시키는 패치를 단행하였다. 한계량을 증가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쉽게 예측할 수 있음에도 이런 패치를 진행한 이유에도 현금거래와 큰 관련이 있다. 메이플스토리라는 게임에도 점차 여러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게임에는 희귀한(높은 가치가 있는) 아이템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반면 메이플스토리 메소 보유량 한계는 희소성이 높은 아이템의 가치를 대변해주지 못했다. 메소 보유량의 한계는 곧 경매장에서 게임 이용자가 지불할 수 있는 최대의 금액과 같기에 결국 경매장에서는 높은 가치의 아이템들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이런 아이템들은 모두 불법 현금거래시장에 숨어 들어가면서, 게임 이용자들은 높은 가치의 아이템을 찾기 위해서는 강제로 현금거래를 이용해야 했으며 운영사는 그로 인한 부작용을 고스란히 받게 되었다.

 

[그림2] 높은 가치의 아이템이 경매장에 등록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메소 보유 한계량의 증가는 희귀한 아이템들의 가치를 반영하여 게임 내에서도 이러한 아이템들을 쉽게 교환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실제로 메이플스토리 내에서 메소 가치 800억~999억의 아이템을 검색한 결과 높은 가치의 아이템들이 경매장에 등록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부러 낮은 아이템들을 999억으로 등록하여 창고 대용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유의미한 아이템들이 등록되어 있다는 사실은 운영사의 의도가 정확하게 먹혀들어갔음을 증명한다.

 

 

 

3. 장착 시 교환불가

 한국게임학회 논문지에 게재된 한 논문에서는 게임 디자이너들은 자신이 개발한 게임의 생명력을 연장하기 위하여 노력을 기울이는데, 이것을 세 가지로 나누었다. 첫째로는 아이템의 내구도나 인챈트 시스템 등을 통하여 아이템을 소각하거나, 둘째는 아이템을 캐릭터에게 귀속시키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는 아이템의 공급량(드롭률)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이 중 메이플스토리가 높은 효과를 발휘하는 아이템에 ‘장착 시 교환 불가’를 부여하는 것은 아이템을 귀속시키는 방식을 적용한 사례이다. 장착 시 교환불가와 같은 귀속 시스템은 게임 내 경제시스템의 한계를 보완하여 잉여 아이템의 거래를 조금이나마 방지하기 위해 설계되었다.[각주:2]

 

 

 

장착 시 교환불가는 높은 가치의 아이템이 쉽게 교환되지 않도록 막아주어 유통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메이플스토리는 한 아이템에 적용 가능한 강화방식이 주문서 강화, 스타포스, 추가 옵션 부여, 잠재능력, 에디셔널 잠재능력으로 최대 다섯 가지이다. 이렇게 복잡한 강화 시스템은 혼자서 감당할 경우 많은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아이템을 쉽게 교환하도록 만든다면 다수에 의해서 손쉽게 높은 가치의 아이템이 제작될 것이다. 특히나 메이플스토리 내에는 ‘장비 전승’이라는 시스템이 존재하는데, 높은 가치의 아이템이 강화로 인해 파괴되더라도 ‘장비의 흔적’으로 변환되어 동일한 장비만 있다면 모든 옵션은 온전히 유지한 채로 강화 단계만 12성으로 바꾼 뒤 되살려준다. 이것은 높은 가치의 아이템을 완전히 소각시키지 않게 되는 결과를 가져와 아이템의 개수가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높은 가치의 아이템이 증가한다는 것은 이들의 가격이 하락하므로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가격의 하락과는 별개로 비싼 아이템의 유통량이 높아진다는 사실은 현금거래 시장의 활성화만 도울뿐이기에 결과적으로 본다면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메이플스토리는 ‘교환불가’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아이템을 계정에 귀속시키는 형태로 아이템의 거래를 막는다. 위의 문단에서 메소 보유량을 999억으로 증가시켜 음지에서 거래되는 물량을 게임 내로 끌어왔다고 하더라도, 다섯 가지의 강화가 모두 적용된 높은 가치의 아이템들은 간혹 999억을 훨씬 뛰어넘는 가치를 보유한 경우도 존재한다. 그래서 이렇게 높은 가치의 아이템들이 타인에게 넘어가지 않도록 캐릭터에게 귀속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교환불가도 캐시 아이템인 ‘플래티넘 가위’를 사용한다면 일정 횟수에 한하여 타인과 교환이 가능하다. 다만 일정 횟수를 모두 소모한다면 완전한 교환불가 아이템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일정 횟수의 소모 정도가 게임 아이템 가치에 영향을 준다. 즉 운영사는 처음부터 완전한 교환불가로 만들어지게 된다면 발생하는 유저들의 불만을 사전에 예방하면서도 캐시 아이템의 판매를 촉진하고, 동시에 게임 아이템의 가치에 간접적으로 관여하는 장치를 마련해둔 것이다.

 

 

 

다만 위 논문에서도 지적했듯, 장착 시 교환불가는 미장착시 교환 가능상태에서의 아이템 거래는 막지 못한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그래서 운영사는 거래하는 게임 아이템의 가치와 동시에 유통 횟수를 낮추기 위한 방법을 강구해야 했고, 그것은 바로 앞서 이야기했듯 ‘플래티넘 가위’를 강제로 사용하게 만들어 횟수를 소모시키는 방식이었다.

 

 

 

최근에 등장한 ‘카르마’ 관련 주문서는 운영사의 이러한 고민의 결과를 잘 드러낸다. ‘카르마’가 어두에 붙은 주문서들은 게임 아이템이 ‘교환 불가’ 상태여야 사용할 수 있는 주문서로, 특정 이벤트 기간에만 한시적으로 게임 이용자들에게 제공된다. 카르마 주문서를 통해서 게임 이용자들은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하나는 플래티넘 가위를 사용하여 게임 아이템의 강화를 끝내는 방법이다. 이 경우 게임 아이템의 가치가 낮아지고 유통 횟수가 감소하는 페널티를 안고 가야 한다. 또 하나의 방안은 게임 아이템의 강화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방법이다. 이것은 게임 아이템의 강화를 지연시켜 높은 가치의 아이템이 늦게 등장하도록 만든다.

 

 

 

둘 중 무엇이 되었든 운영사는 게임아이템의 가치를 간접적으로 낮추거나 높은 가치의 아이템이 늦게 형성되도록 시간 간격을 두는 효과를 성공적으로 가져올 수 있었다. 그리고 이 효과들은 게임 아이템의 유통 자체를 지연시키거나 제한하기 때문에 게임 아이템의 현금거래도 성공적으로 제한할 수 있다. 게임 아이템의 소각이 전혀 되지 않는 메이플스토리의 특성상 앞으로 카르마 관련 주문서는 장착 시 교환불가와 더불어 메이플스토리 내에서 적극적으로 이용되리라 조심스럽게 예측할 수 있다.

 

 

 

4. 현금거래의 대처 방향성

지금까지 우리는 현금거래에 대항하기 위한 메이플스토리의 노력을 살펴보았다. 먼저 그들은 메소마켓을 상시 열어 메소와 현금을 교환하기 위한 수요를 게임 내로 끌어오는 데 성공하였다. 또한 시장 가격으로 운영되는 메이플스토리의 메소마켓은 음지에서 판매되는 메소의 가격에 상한가와 같이 작동하게 만들어 불법 판매업자의 이익을 제한하는 효과도 가져왔다. 한편 메이플스토리 내 과도하게 풀려있는 게임 화폐인 메소를 흡수하여 게임 경제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만드는 역할도 담당하였다.

 

 

 

게임 아이템-현금 간 거래의 경우, 운영사는 게임 아이템의 값어치를 메소가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여 음지 시장으로 숨어든 것이라 판단하여 게임 화폐 최대 보유량을 999억으로 증가시켰다. 그 결과 실제로 경매장에서는 높은 가치의 아이템들이 속속 등록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만 이것은 게임의 메소 사용량을 감소시키는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운영사는 희귀한 아이템에 대하여 ‘장착 시 교환불가’라는 제한을 걸어두어 유통량을 제한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장착 시 교환불가’는 다시 말하면 장착하지 않을 경우 언제든 타인과 교환이 가능하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교환불가 상태에서만 강화를 할 수 있는 ‘카르마 주문서’를 출시하여 캐시아이템 ‘플래티넘가위’의 사용을 통한 간접적인 게임 아이템의 가치 하락과 높은 가치의 아이템이 늦게 만들어지도록 유도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앞으로 현금거래를 막기 위해서는 어떤 정책을 도입할 수 있을까. 사실 제일 쉬운 방법은 지하로 숨어 들어간 시장을 인정해주거나, 혹은 공식적으로 아이템베이와 같은 현금거래의 장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운영사는 게임의 현금거래에서 발생하는 거래비용 중 일부를 수수료로 받고, 대신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에서 안전한 거래를 보장한다.

 

[그림3] 공식적인 현금거래의 장 가상도. 현재 아이템거래중개 사이트의 수익구조와 유사하다.

 

 

 이처럼 지하경제를 공식적으로 인정해주어 세수를 충당하고 공공의 규정에 의해 관리하는 건 흔히 사용되었던 방식이다. 최근 미국에서 마약을 합법화하여 판매하도록 하거나, 성매매를 합법화하는 것도 여기에 해당한다. 마약이나 성매매로 벌어들인 수익에도 세금을 매겨 국고를 충당함과 동시에 거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추가 범죄 등을 방지한다는 목적이다. 물론 이들의 방식이 무조건적으로 옳지는 않다. 마약의 합법화로 마약에 의한 교통사고가 크게 증가하는 등 사회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첫 번째로 제시한 해결방안도 합법화된 마약시장이나 성매매시장처럼 분명한 한계점이 존재할 것이다. 공식적으로 현금거래를 인정해준다면 대중의 인식이 나빠질 것은 감안해야 하고, 어쩌면 현금거래가 더욱 성행할 수도 있다. 돈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게임 이용자들은 현금거래와 넥슨캐시 사이에서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면서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동일하게 돈을 사용할 때 어느 한쪽에서는 강화 재료를 구매할 수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강화를 마친 게임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다고 가정했을 때 과연 게임 이용자들은 어디에 돈을 사용할까. 게임 아이템의 거래범위를 어디까지로 정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가 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아이템베이에서는 게임화폐-현금거래, 게임아이템-현금거래와 더불어 개인정보 유출의 우려가 있는 계정 거래 등도 성행하고 있기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혹은 메소마켓처럼 현금거래 사이트와 유사한 시스템을 게임 내에 구현하는 것이다. 여기서 나는 메이플포인트를 거래 화폐로 주목하였다. 메이플포인트는 넥슨캐시에서 전환할 수 있기에 현금으로 아이템을 거래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메이플포인트는 무조건 메이플스토리 게임 내에서 소모할 수밖에 없는 재화이므로 통제가 용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재 메소 보유 제한량인 999억보다 더 높은 금액으로 거래장에 등록할 수 있기 때문에 최상급 아이템의 가치를 보존한 채로 게임 내에서 거래를 진행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존재한다.

 

[그림4] 메이플포인트를 활용한 경매장 구조도. 평소의 경매장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메이플포인트로 거래가 진행될 경우, 메이플포인트가 자칫 현금거래의 대상으로 사용될 여지가 있다는 한계점이 있다. 그러므로 메이플포인트를 활용한 거래시스템의 도입은 매우 신중하고 섬세하게 다루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메이플스토리를 중심으로 현금거래에 대항하여 적용된 다양한 게임 시스템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또한 앞으로 현금거래를 막기 위해서는 어떤 방안을 도입해야 할지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현금거래가 인간의 이기적인 본능에 의해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부분이다. 이것은 게임사에서 혁신적인 게임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상황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도 운영사는 현금거래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운영사가 게임의 유지보수를 게을리하는 순간 수십 년을 공들여 쌓아 두었던 탑은 금방 무너지게 될 것이니 말이다.

 

 

 

  1.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 디지털 콘텐츠 제142권(2005), 37p [본문으로]
  2. 임하나(2009), MMORPG의 게임 아이템 현금거래 유형과 한계점 연구(A study on the types of real money trade of game items and limited point of MMORPG), 한국게임학회 논문지, 9(1), 39p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