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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시장에 대한 고찰] 게임의 마케팅 전략

샤프펜슬s 2023. 4. 14. 19:56

0. 들어가며

대한민국 게임사는 2021년 1월 이후 크게 변화하고 있다. 2021년 전까지 대한민국 게임사는 발생한 문제에 대해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을 취했다. 그러나 2021년 1월 ‘페이트 그랜드 오더’ 모바일 게임 운영사의 미숙한 대응에 화가 난 유저들이 ‘트럭시위’라는 방식으로 의사표시를 한 것을 시작[각주:1]으로 타 게임 유저들 또한 게임사를 향해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게임사에서는 유저와의 소통을 바탕으로 게임을 개선하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노력은 현재까지 이어졌다.

 오늘날 게임은 어린이들만 하는 것이라는 과거의 인식과는 다르게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더해 컴퓨터 그래픽을 포함한 IT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은 게임 이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2019년 WHO에서 게임중독이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라는 질병명과 함께 질병코드를 부여받았으며, 대한민국에서도 이와 관련된 논의가 4년째 이루어지는 등 게임의 인식과 관련하여 부정적인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다[각주:2]. 그러나 게임사에서는 다양한 전략을 활용하여 자사 게임의 이미지를 변화시키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대한민국의 온라인 게임을 대상으로 어떤 전략을 펼치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한다.

 

1. 캐릭터 브랜딩

 캐릭터 브랜딩은 기업을 대표하는 캐릭터를 활용하여 기업의 이미지를 알리고 상품을 홍보하는 브랜딩 방법이다. 기업이 원하는 브랜딩 목표에 맞추어 캐릭터의 이미지를 제작할 수 있으며 자사의 이미지에 맞는 모델을 탐색하고 섭외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는 문제점에서 비교적 자유롭다[각주:3]캐릭터 브랜딩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특색과 이미지가 잘 드러나도록 차별화된 캐릭터를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 캐릭터 스토리텔링을 추가하여 소비자가 캐릭터에 더욱 잘 몰입할 수 있다[각주:4].

 

1.1. 캐릭터 선정의 조건

 메이플스토리, 로스트아크 등 온라인게임 캐릭터 브랜딩 사례를 찾아보면 브랜딩에 이용할 캐릭터를 선정하는 기준에서 일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 게임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캐릭터이다. 메이플스토리의 경우 주황버섯, 핑크빈, 예티, 돌의정령 등 메이플 내 NPC 및 몬스터를 캐릭터 브랜딩에 사용하였다. 여기서 주황버섯은 메이플스토리 초창기부터 낮은 레벨의 유저도 흔히 접할 수 있었으며, ‘머쉬맘’이라는 몬스터로 유저들에게 강한 인식을 남기기도 하였다. 로스트아크의 모코코’ 캐릭터는 수집 콘텐츠 ‘모코코 씨앗’에서 유래하였다. 모코코 씨앗은 낮은 레벨의 던전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으므로 캐릭터로 선정하기에 적합한 대상이었을 것이다.

 둘째, 게임 플레이의 전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노출하여 친근감이 형성을 시도하였다. 메이플스토리 캐릭터 ‘핑크빈’은 주간 및 일간 보스로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해당 콘텐츠만으로는 모든 유저들에게 노출하기 어려웠고, 이에 핑크빈을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출시하거나 관련 코스튬을 제작, 혹은 이벤트 맵을 활용한 자연스러운 노출을 시도함으로써 친근감 형성을 위해 노력하였다. 로스트아크의 모코코는 수집용 콘텐츠 ‘모코코 씨앗’이 전 유저를 포함할 수 있을 정도로 방대한 양을 자랑하며, ‘모코코’를 다양한 상징의 의미로 사용하려는 시도를 하며 모든 유저가 친근감을 쉽게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셋째, 비인간형 형태의 귀여운 캐릭터였다. 메이플스토리와 로스트아크의 캐릭터 브랜딩에 활용되는 캐릭터는 모두 비인간형의 귀여운 형태로 그려졌다. 주황버섯은 버섯, 핑크빈은 콩 등 인간이 아닌 형태의 물건을 캐릭터화하였으며, 모코코 또한 씨앗을 캐릭터 형태로 만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비인간형 형태의 캐릭터는 해당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을 대상으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어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다만 위의 법칙에도 예외가 존재하는데 캐릭터를 수집하는 게임이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2023년 2월 28일 서브컬처 게임의 대표 격이라고 볼 수 있는 ‘블루 아카이브’에서는 ‘프랭크 버거’와의 콜라보레이션 캐릭터로 ‘미식연구회’에 소속된 캐릭터를 선택하였다. 이들은 비인간형 형태의 캐릭터가 아니며 게임 스토리 일부에서만 등장하거나 일부 전투 상황에서 사용되는 것 외에는 지속적으로 노출되지 않음에도 콜라보레이션 캐릭터로 선정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캐릭터 수집형 게임은 각 캐릭터별로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는 특수성에서 기인했을 것이라 추측된다. 그래서 이들이 타 기업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할 때는 제품의 특징을 이용하여 브랜드를 강화하는 식이 아닌,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할 제품에 캐릭터의 특징을 맞추는 수동적인 방식을 취했다.

 

1.2. 콜라보레이션

 캐릭터 브랜딩은 타 기업 및 제품과의 콜라보레이션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예컨대 대한제분에서는 밀가루 로고로 사용했던 ‘표곰’이라는 캐릭터를 맥주, 주방세제 등 다양한 제품에 사용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 또한 진로소주는 두꺼비 캐릭터를 이용해 패션, 통신, 금융 등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각주:5]. 온라인게임에서도 이와 같은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메이플스토리에서는 GS와 협업해 두 차례에 걸쳐 빵, 과자 등을 선보여 누적 판매량 1200만 개를 돌파하였으며, 이삭토스트와도 두 차례 콜라보를 진행하였다. 2023년 4월 9일 로스트아크에서는 이디야커피와 협업하여 부산 달맞이길에 팝업 스토어를 꾸렸는데, 오픈 전부터 입장을 대기하는 사람들이 수백 명일 정도로 호황이었다[각주:6]. 이처럼 게임사들은 현실의 서비스 및 상품과 콜라보를 진행하여 높은 마케팅 효과를 거두고 있다. 사례에 대한 자세한 분석 및 평가는 다음 칼럼에서 진행하도록 한다.

 
 
 

2. 게임의 온오프라인 경계 허물기

 ‘게임의 온오프라인 경계 허물기’라는 것은 온라인게임 내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를 오프라인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을 말한다. 게임 내 아트와 같은 유형자산뿐만 아니라 BGM, 심지어 게임 내의 분위기까지 모두 포함한다. 수많은 예시가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캐릭터 브랜딩이 아닌 굿즈를 판매하거나 팝업스토어 입점, 게임 BGM 연주회, 전시관을 개최하는 일이 모두 여기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게임의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무는 일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게임 이용자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차별화된 경험은 곧 게임의 충성도를 높이고 브랜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개선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뒤이어 진행하는 타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게임사는 유저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섬세하게 마케팅 방안을 설계해야 한다.

 최근에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유저와 함께 게임의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무는 시도를 펼치고 있다. 2022년 4월 13일 디지털 마케팅 서밋 2022에서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페르난도 마차도 CMO가 게임 산업을 활용한 마케팅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하며 이와 같은 말을 남겼다. “게임을 즐기는 소비자들은 콘텐츠와 상호작용을 하며 활동적으로 참여한다는 특징이 있다”[각주:7]. 사실 이 말은 게임 산업과 함께 마케팅을 진행하려는 게임 외 산업에게 주는 조언이지만, 우리에게도 많은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그것은 바로 게이머들은 ‘능동적인 소비자’라는 것이다. 그들은 그림, 음악, 소설 등 게임을 기초로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낸다. 새로운 창작물은 또 다른 게이머에게 영감을 주면서 게임 IP의 몰입도를 높이는 긍정적인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부분을 이용한 마케팅 사례로는 ‘온리전’을 꼽을 수 있다. 유저에게는 게임 IP를 활용한 창작물을 생성 및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게임사에서 제공하는 전시물과 함께 방문객들의 즐길 거리를 보다 풍성하게 만든다. 2023년 4월 28일 메이플스토리에서는 20주년을 기념하여 온리전인 FAN FEST를 개최할 예정이며, ‘블루아카이브’에서도 정확한 날짜는 나오지 않았으나 온리전을 계획하며 블루아카이브의 IP를 확장하고자 하였다.

 

 

 

3. 사회공헌활동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거세지면서 게임사에서도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 중 60%가 제품 구매 시 ESG활동을 고려한다고 답했으며, ESG 활동에 부정적인 기업의 제품을 의도적으로 구매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응답자의 비율도 70%에 육박했다[각주:8]. 이처럼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일은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이에 따라 게임사에서도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게임사에서 ESG경영을 위한 조직을 구성했다는 점이다. 펄어비스는 코스닥 상장 게임사 최초로 ESG TF팀을 신설하고 전문적인 ESG 경영 전략과 로드맵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컴투스 또한 7월 중 ESG 위원회를 신설한다고 말했으며 넥슨, 넷마블도 ESG 경영을 준비 중이라고 알려졌다[각주:9]. 이처럼 게임사에서도 ESG경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사회공헌활동 또한 매우 활발해졌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M’ 이용자들과 함께 백혈병어린이재단에 2000만 원과 함께 도구리 인형 및 문구세트를 기부했다. 기부금은 게임 내 ‘산타의 특별한 선물’을 통해 모았다. 또한 임직원들과 함께 IT 교육 사회공헌 활동인 ‘엔씨 코드 플레이(NC [CODE] PLAY)를 진행했다. 넥슨에서는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 병원 내 재활치료실 개조와 의료장비 교체 등을 위한 운영기금 3억 원을 기부했다. 이외에도 컴투스홀딩스, 넷마블 등 많은 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히 전개했다[각주:10].

 사회공헌활동은 긍정적인 인식을 형성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브랜드 가치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단순한 기부, 물품 전달은 많은 기업들이 선택하고 있는 방법이므로 브랜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과는 별개로 브랜드 이미지 형성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차별화된 사회공헌방안을 찾아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가장 좋은 예시로 카카오게임즈의 ‘찾아가는 프렌즈게임 랜드’가 있다. ‘찾아가는 프렌즈게임 랜드’란 게임문화 접근성 향상을 위한 카카오게임즈의 사회공헌 프로젝트로, 이동식 버스에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게임 콘텐츠를 담아 지역사회 곳곳을 찾아가는 활동이다. 버스 내부에 4D 의자 및 VR 영상을 설치해 실제 놀이기구를 타는 것과 같은 느낌을 선사하는 ‘4D VR 게임 버스’, ‘눈을 감고 촉각을 이용해 블록을 완성하는 ‘점자블록 게임’, 휠체어 이용자를 배려한 볼풀장에서 펼쳐지는 ‘볼풀 게임’,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에 색을 입히는 ‘컬러링 체험’ 등 다양한 콘텐츠가 제공되었다[각주:11]. 이 사례는 자사의 강점을 사회공헌활동에 적절히 녹여내어 차별화된 경험을 잃지 않으면서도 사회공헌활동 의미에 적절히 부합하는 콘텐츠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4. 마무리

 지금까지 마케팅을 위해 게임사들이 어떤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지를 알아보았다. 게임사는 마케팅을 위해 캐릭터 브랜딩, 사회공헌활동 등 수많은 방법이 시도되었다. 그리고 이 글에서 미처 확인하지 못한 방법도 존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위 내용에 어떤 내용이 추가된다고 하더라도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성공적인 마케팅은 자사의 게임 IP만의 특별한 경험을 유저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가(자사가 가진 브랜드 이미지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강화할 수 있는가)로 결정된다.

 그러므로 게임사가 성공적인 마케팅을 펼치기 위해서는 자사가 지닌 차별화된 매력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브랜드가 주는 가치를 명확히 파악하지 못한다면 자사와 맞지 않은 잘못된 마케팅 방안을 사용하게 되고, 이는 곧 게임의 브랜드 이미지를 희석시켜 버리는 문제점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올바른 분석 아래 좋은 마케팅 방안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가지고 기초를 탄탄하게 다지는 시간을 아깝지 않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1. 임영택, “트럭 시위 겪었던 넷마블, 커피 트럭 응원 받았다”, 『매경게임진』, https://game.mk.co.kr/view.php?year=2022&no=797390 [본문으로]
  2. 이태웅, “질병이냐? 과몰입이냐?...게임중독 ‘질병코드 도입’ 논의 4년째 제자리”, 『NewsQuest』, https://www.newsque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2879 [본문으로]
  3. 김수연, “[디자인 이슈] 캐릭터와 브랜드의 시너지 효과 – 캐릭터 브랜딩 성공사례, 『디자인정글』, https://www.jungle.co.kr/magazine/203629 [본문으로]
  4. 이소현, “캐릭터 전성시대. 대세는 캐릭터 마케팅?”, 『소비자 평가』, http://www.iconsumer.or.kr/news/articleView.html?idxno=25163 [본문으로]
  5. 조유빈, “’2조’ 비비고, ‘14억 병’ 진로 이즈 백…히트템 무엇이 달랐나”, 『시사저널』,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54219 [본문으로]
  6. 이도원, “’로스트아크X이디야커피’, 부산 팝업 스토어에 인파 몰렸다”, 『ZDNET Korea』, https://zdnet.co.kr/view/?no=20230409114554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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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강소슬, “[기획]무늬만 친환경…유통街, ‘ESG 열풍’ 명과 암”, 『매일일보』, https://www.m-i.kr/news/articleView.html?idxno=1001914 [본문으로]
  9. 이진원, “게임 업체들도 ESG 경영에 합류…”사회적 책임 다하겠다”, 『ESG경제』, https://www.esgeconomy.com/news/articleView.html?idxno=673 [본문으로]
  10. 김소라, “”미래 세대를 위한 온정”…게임업계, 연말 맞아 사회공헌 활동 전개”, 『NEWSCAPE』, http://www.newscape.co.kr/news/articleView.html?idxno=91846 [본문으로]
  11. 강한결, “카카게임즈, 사회공헌 ‘찾아가는 프렌즈게임 랜드’ 올해 첫 캠페인 시작”, 『NEWSCAPE』, https://zdnet.co.kr/view/?no=20230410095510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