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평] 왜 결정은 국가가 하는데 가난은 나의 몫인가.

 이 책은 독후감 대회에 작품을 제출하기 위해서 읽었던 책이라 처음에는 내용에 관해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유주의자가 바라본 사회주의의 일면과 한계성을 설명하는 말에 설득당하여 쉼 없이 읽었던 기억이 있다. 물론 이념과 관련된 주장은 (특히 한 이념의 입장에서 다른 측의 이념을 비판하는 주장에서는) 비판적인 입장에서 살펴야 할 필요가 있으므로 나는 독후감에서도 자유주의뿐만 아니라 사회주의의 필요성도 언급하는 등 신중한 입장을 고수했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독후감대회에서는 아쉽게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이 책은 앞에서 말했듯이 자유주의자가 ‘사회주의는 어째서 실패할 수밖에 없는지’를 역설한다. 사회주의의 특성상 정부가 시장에 간섭해야 진행되며, 이러한 지나친 간섭은 곧 독재로 이어진다는 주장이었다. 작가는 결국 과거 소련 등 사회주의의 붕괴는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현재 사회주의 국가라고 언급되는 중국도 일부 시장경제체제를 받아들였기에 현재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완전히 사회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이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붕괴를 피하지 못할 것이다. 또 작가는 사회주의의 이념 아래서는 절대 존재할 수 없는 ‘시장경제가 형성한’ 가격의 이점을 강조한다. 가격은 자원의 희소성을 쉽게 알 수 있게 만들어주며, 자원의 공정한 배분도 자연스럽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의 역할은 오직 최소한의 치안유지 외에는 절대 시장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다만 우리는 간혹 사회주의의 성공을 두고 그 사례를 북유럽을 꼽는 경우가 있다. 이에 대해 작가는 북유럽이 선택한 민주사회주의로 인해서 그들은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 등 수많은 문제를 직면하게 되었고, 다시 자유주의체제로 이동하기 위해 자신들이 세워 둔 여러 규제를 다시 철폐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도 말했다.

 

 

 

 우리가 조금만 고민해본다면 사회주의와 자유주의 중 어느 사상이 더 잘 굴러갈지는 쉽게 알 수 있다. 사회주의를 이끄는 집단에게 대중은 청렴함과 강직함, 모든 상황을 평가하고 판단하는 관찰력과 판단력 등 많은 부분을 요구하는데, 이것은 이상적인 인간의 상에 가깝다. 그러나 자유주의 사회에서는 대중의 이기심 아래 운영되는데, 이기적인 대중은 가장 현실적인 인간의 모습이기에 사회주의에 비해서 훨씬 현실적임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나도 책을 읽으면서 사회주의가 한계를 맞이할 수 없다는 사실에 크게 동감할 수 있었다.

 

 

 

 다만 나는 정부가 치안유지 외에는 절대로 시장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말은 전혀 동의할 수 없었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최소한의 생활수준을 보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말에는 물론 단순한 치안유지도 포함되지만, 현대 자본주의에서 의료, 식료품, 교육 등의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면 과연 정부가 '국민들의 최소한의 삶 보장'이라는 본인들의 일을 충분히 했다고 이야기할 자격이 있는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말에 대해 책에서는 ‘사람들이 부유해지면 자비로워지고, 남들을 돕는 횟수도 많아진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사람들의 자발성에 의해서 운영되는 봉사는 지원자의 수가 불안정할 수밖에 없는 만큼, 수요자들은 자신들의 중요한 부분을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사람들의 자비에 목을 매야 하는 이 상황이 달갑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이 부분에서만큼은 정부의 힘이 반드시 개입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사실 사회주의와 자유주의에 대해서 우리는 깊게 생각해 본 일이 거의 없을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역사적 상황에 근거하여 사회주의를 언급하는 건 하나의 금기가 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서 이념은 굉장히 큰 역할을 차지하기에 한번쯤은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자유주의가 왜 좋은지, 사회주의는 왜 좋은지. 반대로 자유주의는 왜 나쁜지, 사회주의는 왜 나쁜지 등 이들의 장단점을 비교해가면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게 된다면, 작게는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며, 궁극적으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찾아내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