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양/감상평

[감상평]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

샤프펜슬s 2021. 2. 9. 23:04

 

[그림1]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

 사실 이 책은 작년 대학 과제로 인해서 억지로 접하게 된 책이었다. 나 스스로 책을 많이 접한다고 자부하고 있으며, 또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처럼 딱딱하면서도 심오한 의견을 던져주는 부류의 책을 가장 선호한다. 하지만 이 책은 나의 선호를 무찌르고 의욕을 확 꺾어버렸으니, 그 이유는 바로 엄청난 페이지 수였다. 그래서 항상 이 책을 펼칠 때면 울상이었던 기억이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사람들에게 반드시 읽어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아래는 내가 작년에 작성한 대학 보고서 중  감상평 부분만 옮긴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사회는 더욱 복잡하면서도 체계적으로 변화하였고, 그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였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은 대대로 계속 이어져 내려왔지만, 그 노력이 적절하였는가는 현재까지 그 누구도 확신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여러 번의 시도가 모인 결과, 우리 사회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조금씩 명확해 지고 있다는 것이다. 불평등, 혐오, 이민자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하는 이 사회에서 그나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이라는 책에서는 경제학적, 통계적 관점에서 현 사회에 벌어지고 있는 문제를 분석하고 더 나은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무엇이 문제였으며,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여러 실증연구의 사례를 들어가면서 설명하는 모습은 저자가 얼마나 많이 고민했는지를 알려주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저자가 많은 사례와 많은 페이지(무려 550페이지가 넘는 엄청난 분량이었다)를 할애했음에도 모든 문제를 설명하지 못했으며,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어렴풋이 보여주는 정도로 끝났다는 점이 무척 아쉬웠다. 이것은 어쩌면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가 생각보다 더 복잡하다는 것을 의미할 지도 모른다.

 

 

 긴 분량에도 내가 이 책을 더욱 집중하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 책이 예민한 문제를 다루기 때문이었다. 이민자의 이주와 불평등, 혐오 등 현대 사회에서 쉽사리 꺼내지 못하는 소재를 거침없이 파고들어가면서 다양한 이유를 들어가며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저자의 행동을 매우 감명 깊게 보았다. ‘아는 사람들과는 정치얘기, 종교얘기는 하는 게 아니다’라는 우리나라 말이 있다. 현대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쟁거리들 또한 위와 같은 맥락 아래 사람들의 생각을 방해하고 결론 도출을 지연시켜 왔다. 그런데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나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다시금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가질 수 있었고, 거기에 나와는 다른 생각을 가진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숨이 탁 트이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이 책을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의 내용을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그것은 중요 하지 않다. 이 책을 읽는 것은 곧 현대 사회의 문제를 수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어려운 시대에서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문제와 직면하게 되었고, 비로소 미뤄왔던 논쟁을 지금이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어쩌면 잔잔한 수면에 돌을 던지듯 혼란을 초래할지도 모른다. 또다시 사람들은 감당하기 힘든 문제들 앞에서 눈을 감아버릴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충분히 좋은데 다시 논의해야 하느냐고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제기된 문제를 이번에는 피하지 않고 진지하게 오랜 시간동안 논의를 하다보면, 비온 뒤에 꽃이 피고 새싹이 돋듯이 더욱 멋진 세상이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위 감상평에서 이야기했듯, 우리는 뉴스에서 수많은 시사문제를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댓글창의 몇몇 의견에 의해서 쉽게 좌우가 나뉘고 의견을 나누기 위한 댓글창은 어느새 투기장으로 변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세상에서 이민자 문제와 같은 예민한 주제에 대해서 말을 쉽게 꺼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더욱 이 책을 읽어보라고 강조하고 싶다. 경제학적 증거자료로 무장한 저자가 독자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들이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책을 읽고 있는 자신 또한 그 문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고, 이것은 곧 생각의 힘을 길러주고 자신만의 주관을 확립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