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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 University of Idaho ALCP 프로그램 : 1주차 - 시설소개

샤프펜슬s 2022. 8. 29. 14:28

0. 들어가며

 8월 15일 출국 당일,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출국날짜를 8월 24일로 미뤘습니다. 8월 15일 기준 미국에 입국할 때는 코로나 음성 확인서를 확인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 그냥 출국할 수도 있었고, 주변 사람들도 교환학생 기회를 놓치지 말고 그냥 출국할 것을 권유했지만 저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 만약 제가 그냥 출국을 한다면, 함께 비행기에 탑승했던 사람들 모두에게 피해를 끼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저와, 제 가족과, 나아가 교환학생을 허가해 준 저희 대학교 및 상대교의 명예를 위한 일이라고도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그럼에도 저는 ALCP 프로그램에 무사히 참가하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복잡하게 얽힌 일정을 해결하기 위해 상대교와 저희 대학교에게 끊임없이 이메일을 주고받았고, 상대교로부터 8월 26일 전까지만 대학에 도착한다면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무사히 University of Idaho의 ALCP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ALCP 프로그램 중급반 시간표. 자동으로 수업이 배정되며 등록은 지시에 따라 직접 진행한다.

 본래 받아야 했던 8월 18일 ALCP 배치고사는 상대교 측의 배려로 온라인을 통해 한국시간 기준 8월 23일 오전 8시 30분에 진행했으며, 상 중 하 중에서 중급 반에 배정받았습니다. 따라서 변경된 교환학생 파견 정보는 아래와 같습니다.

 

- 파견기간 (출국 및 귀국일 기준) : 8월 24일 ~ 12월 20일

- 파견국 및 학교 : 미국, University of Idaho (아이다호, 모스코)

- 기타 : ALCP Program 참가, 중급반 배정

 

 

 

1. Pullman-Moscow Regional Airport

 제 목적지는 Pullman-Moscow Regional Airport였지만, 대한민국에서 그곳까지 직항으로 움직이는 곳은 없기에 어쩔 수 없이 Seatle Tacoma Airport를 경유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9시간 30분 정도의 비행 끝에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압도될 만큼 엄청난 넓이의 공항이었습니다. 저는 도착하자마자 우선 인터넷에서 조사한 대로 위탁수하물인 28인치 캐리어를 찾은 후, 'Passport Control'이라고 쓰인 곳으로 무작정 이동했습니다. 위의 안내판에 친절히 적혀 있기 때문에 찾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고, 짐을 찾는 곳에서도 한국어로 짐을 찾은 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친절히 설명해주기 때문에(LED 전광판을 예의 주시하시기 바랍니다)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8월 24일 오후 12시의 시애틀 타코마 공항 모습. 바로 아래는 짐을 찾는 곳이 있다.

 

시애틀 타코마 공항의 "Welcome to the United States"가 쓰여진 입구. 내가 혼자서 미국에 왔다는 걱정과 설렘을 담아 사진을 찍었다.

 Passport Control이라는 곳을 쭉 따라가니 사람들이 여러 갈래로 줄을 길게 서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중 입구와 가장 가까운 줄에 서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얼마 안 있어 공항 직원 분이 오시더니 짐 카트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 중 몇 명을 짧은 대기줄로 이동시켜주셨습니다. 덕분에 저도 입국심사를 빠르게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미국의 입국심사가 까다로울 줄 알고 많이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끝나서 김이 샐 정도였습니다. 왜 왔는지를 묻거나, (J1비자로 입국했기 때문에) I-94 (저희는 DS-2019를 제시하면 됩니다)를 달라고 하거나, 혹은 현금을 얼마나 챙겨 왔는지 등을 물어보았습니다. 입국심사 중 한 가지 기억에 남는 것은 "왜 입국이 늦었는지"를 물었던 것이었는데, "아파서 항공권을 취소했습니다"라고 침착하게 잘 답변하여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입국심사를 마치면 다시 28인치 캐리어를 위탁 수하물로 부치면 되는데, Horizon Airport 매표소 근처 컨베이어 벨트 앞 직원에게 짐을 맡길 수 있습니다. 목적지를 말해주면, 나머지는 그분이 수하물 태그를 확인하고 알아서 짐을 부쳐줍니다. 저는 그 후 폴먼 공항까지 가는 비행기를 이용하기 위해 C게이트까지 가기로 했습니다.

 

C게이트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시애틀 타코마 공항 안에서 운영하는 전철에 탑승해야 한다.

 시애틀 타코마 공항은 굉장히 특이한 구조로,

(1) S gate - A gate - B gate를 운영하는 전철, 

(2) C gate - N gate - D gate를 운영하는 전철,

(3) A gate와 N gate를 연결하는 전철이 있으며, C gate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A gate - N gate 전철을 탑승한 뒤, N gate에서 C gate까지 연결된 전철을 타야 합니다. 이동 시간은 매우 짧고 배차 간격도 금방 탑승하기에 괜찮아서 '못 타면 어떡하지' 같은 생각은 접어두셔도 괜찮습니다. 위탁 수하물을 부친 후에 가장 먼저 마주하는 gate는 A gate이기 때문에 헷갈리실 수 있기에 잘 숙지하고 계시기 바랍니다. 왜냐하면 저도 꽤 오랜 시간 A gate 안에서 C gate를 찾느라 돌아다녔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은 부디 헤매지 말고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하시기를 빌겠습니다.

 저는 C gate 앞에서 3시간 정도 대기한 후, 알레스카 호라이즌 항공에서 운영하는 비행기를 타고 폴먼 공항으로 이동했습니다. 알래스카 호라이즌 항공은 탑승해야 할 게이트가 종종 바뀔 수 있으므로 반드시 탑승 시각 30분 전에 어느 게이트에 탑승해야 할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아시아나 항공에서 티켓을 받았을 때는 C10D였는데, 항공사 직원에게 재차 물어보니 C10C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큰 문제없이 탑승할 수 있었습니다.

 

Pullman-Moscow Regional Airport의 모습. '시골'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장소였다.

1시간 30분 정도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니 드디어 폴먼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 도착한 후로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여기서 밤을 새지 않아서 다행이다'였습니다. 본래 8월 15일에 출발하는 일정에서는 오후 11시 59분에 폴먼 공항으로 이동한 후 오전까지 밤을 새는 일정이었는데, 막상 여기에 와보니 공항도 너무 작았고, 오후 5시였음에도 주변에는 정말 차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었기에 만일 무슨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자신을 도와줄 사람을 찾는 것조차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ullman-Moscow Regional Airport에서 위탁수하물을 찾는 모습. 사람이 직접 손으로 넘겨준다.

 심지어는 우리가 지금까지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컨베이어 벨트 하나 없기 때문에, 위탁수하물도 위의 사진처럼 사람이 직접 하나하나 넘겨주는 방식이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사람들이 어째서 여기를 두고 '시골'이라고 하는지 바로 감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약간의 기다림 끝에 University of Idaho의 IPO 직원인 Kate와 만나 곧바로 학교로 이동했습니다.

 

 

 

2. LLC2 기숙사

저는 기숙사를 LLC2로 예약했습니다. 대학교 수학보고서를 살펴보면 LLC2 기숙사가 좋다는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가격이 많이 나가기는 했지만 (2,666달러), 기꺼이 그 금액을 지불할 만큼 기숙사 시설이 괜찮았습니다.

 

LLC2 기숙사 입구.

 

LLC2 Double 기숙사 내부.

 LLC2 기숙사를 기준으로 2층에는 세탁실과 넓은 주방이 있으며, 인덕션을 사용합니다. 주방기구는 도마와 인덕션, 전자레인지, 오븐 정도를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으니 직접 요리를 하고 싶다면 주방기구를 구매하거나 혹은 집에서 가지고 올 것을 추천합니다. 제 방은 5층의 더블 룸이었는데, 사진에는 제가 생활하는 구역만 찍었지만 사실은 책상을 기준으로 오른편에 사진과 비슷한 구조의 방이 하나 더 붙어 있어 룸메이트와 함께 생활하는 구조입니다. 이 방을 나가면 두 개의 방이 더 있으며, 방을 지나쳐 쭉 이동하면 거실이 하나 있습니다 (거실이라고 해 봐야 사진으로 보이는 방 정도 되는 공간입니다). 거실에는 소파가 놓여 있으며, 좌측에는 용변을 해결할 수 있는 화장실이, 그리고 우측에는 샤워부스가 있습니다.

 LLC 기숙사의 진가는 기숙사의 위치 그 자체에서 빛을 발하는데, 제가 주로 수업을 듣는 LLC 144가 불과 걸어서 1분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 식당, 체육관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존재하므로 만약 아이다호 대학에서 교환학생을 지내셔야 하는 분은 LLC 기숙사에서 생활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3. 식당 (카페테리아)

Meal Plan을 사용할 수 있는 카페테리아. LLC에서 머지 않은 곳에 위치한다.

 만약 기숙사를 들어간다면 거의 반드시 Meal Plan을 신청하셔야 할 것입니다.  Meal Plan을 사용한 식사는 위에 보이는 식당에서 가능하며 꽤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넓습니다.

 

카페테리아 내부. 뷔페처럼 자유롭게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메뉴는 주로 피자와 햄버거 등 미국음식이다.

 

8월 29일 카페테리아 점심. 음식 구성이 대부분 위 모습을 벗어나지 않는다.

 기숙사 내부는 보시는 바와 같이 뷔페처럼 학생들이 자유롭게 이용 가능합니다. 입구(사진에서는 우측 상단 갈색 입구이며, 회색 옷을 입은 직원 분에게 카드를 주면 됩니다)에서 대기하는 학생에게 Vandal Card를 주면 이용하는 식입니다. 오픈 주방 형식이어서 요리사 분들이 어떻게 조리하시는지를 바로 확인할 수 있고, 음식은 떨어질 때마다 거의 바로 다시 조리해서 채워두는 식입니다.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은 피자와 햄버거가 주로 나오며, 중앙은 샐러드, 그리고 반대편 라인에는 쿠키나 브라우니와 같은 디저트류가 위치해 있습니다. 디저트바 근처에는 드링크바가 있어 음료수를 무제한 드시는 것이 가능합니다. 저는 워낙 기름진 음식을 좋아해서 괜찮았지만, 입맛에 잘 안 맞는다는 분들도 계시니 참고 바랍니다.

 

카페테리아 운영시간. 주말에도 문제 없이 이용 가능하다.

카페테리아 운영시간은 위와 같습니다. 기숙사생들을 위해 주말에도 이용이 가능합니다.

 

 

 

4. 도서관

도서관 1층. 1층과 2층은 팀 활동을 위한 공간이라고 적혀있지만, 내부로 들어가보면 상당히 조용하다.

 

도서관 3층. 소음을 우려해 들어가서 찍지는 않았다. 내부에는 수많은 책이 비치되어 있다.

 도서관은 ISUB (Vandal Card를 발급받는데 한번쯤 들리게 될 것입니다) 근처에 있습니다. 1층과 2층은 팀 활동을 위한 공간, 그리고 3층과 4층은 조용히 책을 읽거나 공부하는 공간이라고 적혀 있는데, 실제로 들어가 보면 1층과 2층도 상당히 조용합니다. 1층과 2층에는 컴퓨터가 놓여 있으며 vandal email로 로그인을 하면 들어갈 수 있는 자신만의 바탕화면에서 개인작업을 진행하거나, 혹은 프린트를 할 수 있습니다.

 

 

 

5. 그 외 (블록 파티)

메인 스트리트에서 진행한 블록 파티. 8월 28일 토요일 저녁 5시 30분 경에 촬영.
사람들은 함게 게임을 하며 놀거나, 혹은 푸드트럭에서 음식을 사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8월 28일 토요일 오후 5시 30분, 수업에서 만난 일본인 친구의 권유로 다운타운 메인스트리트에서 진행하는 Block Party에 놀러 갔습니다. 메인스트리트의 규모는 매우 작은 데다가 볼거리도 많이 없었음에도 그곳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던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사람들은 하나같이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우리나라와는 무척 대비되는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비록 전염병이 걱정되기는 했지만, 머나먼 타지에서 오랜만에 느껴보는 사람들의 활기와 웃음이 너무 반가웠습니다.

 

푸드트럭에서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면서 한 장.

 

주문한 음식이 나오고 난 이후 한 컷. 10$ 치즈버거로 육즙이 살아있었으며 굉장히 맛있었다.

 

함께 주문한 4$짜리 감자튀김. 후추 향이 강해 느끼하지는 않았으나 굉장히 짰다.

 본래는 음식이 너무 비싸 사먹지 않으려고 했지만, '미국에 언제 다시 올까'라는 생각으로 한번 용기 내어 주문했습니다. 치즈버거와 감자튀김을 합쳐 14$로 비싼 축에 속했지만, 생각보다 맛있었고 다시는 겪지 못할 좋은 경험도 했다는 생각까지 고려한다면 전혀 돈이 아깝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6. 1주차 소감

 저는 이번 교환학생에 참가하기 이전에는 단 한 번도 미국에 가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미국으로 넘어가기 전에는 타지로 간다는 설렘보다는 걱정과 두려움에 잠을 설치는 날이 더 많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다호 대학교에서 사람들의 도움에 가슴이 따듯해지는 일이 여럿 있었고, 소매치기가 하나 없는 좋은 치안에 저는 생각보다 빠르게 이곳에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아이다호를 설명할 때 주변 사람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하고는 합니다.

 

"여행하러 오는 건 추천하지 않으나, 생활하러 오는 건 추천하는 장소"

 

다음 주 일요일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