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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 University of Idaho ALCP 프로그램 : 7주차 - 다양한 경험 기록

샤프펜슬s 2022. 10. 9. 17:46

0. 들어가며

 학기도 어느덧 중반을 향해 달리면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아졌습니다. 학기 초반 제법 여유로웠던 시간은 수업과 과제, 중간평가 등으로 인해 점점 빠듯해졌습니다. 그 와중에 주 8회 식사플랜으로 채우지 못하는 식사 공백을 메우기 위해 시간을 쪼개어 매주 반찬을 만듭니다. 여기에 더해 지역 및 학교 축제에 참가하거나 개인적인 약속을 위해 시간을 조정하다 보면 사실상 기숙사에서 편하게 쉬는 시간은 거의 없습니다. 그럼에도 지금 이 순간이 한국에서 생활했을 때보다도 훨씬 마음이 편합니다. 그 이유는 아마도 한국에서 자신에게 기대하는 정도보다 미국에서 자신에게 기대하는 정도가 더욱 낮기 때문이 아닐까요. 결국 무엇이든 사람이 어떻게 마음먹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이번 주 일정을 알려주는 메일에는 매력적인 활동이 보이지 않아서 단 한 개만 참가했습니다. 그래도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 진행하는 큰 규모의 축제인 만큼 눈여겨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다호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가실 예정이신 분들 중 특히나 비디오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이번 주 활동 정리를 꼼꼼히 읽어보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1. Vandal Gaming Convention (VGC) (10월 8일)

 10월 7일, 저는 다음 날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Vandal Gaming Convention이 진행된다는 소식을 확인했습니다. 오전 12시를 오후 12시로 확인한 저는 축제가 2시간밖에 진행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초조해져서 일찍 채비를 하기 위해 알람을 오전 8시 30분에 맞추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 바람에도 불구하고 오전 10시에 기상한 저는 서둘러 샤워를 하고 오전 11시에 축제가 열리는 Bruce M. Pitman Center로 이동했습니다. Brece M. Pitman Center는 LLC를 기준으로 도보 약 10분 내외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저는 처음 이 축제에 참가하기 전에는 시골에서 열리는 행사이니만큼 즐길거리가 많지 않겠거니 생각해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회장에 도착한 뒤에는 제 생각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오전 11시 경 촬영. Vandal Gaming Convention 회장 내부.

 

오전 11시 경 촬영. Vandal Gaming Convention 회장 내부.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컴퓨터를 직접 들고 와서 게임을 즐기는 공간이다.

 

아케이드 게임기. 팩맨 외에도 조종게임 등 다양한 게임이 있다.

 

가장 먼저 시작한 게임, 팩맨. 게임이 어려워 1단계만 겨우 클리어했다.

 

 회장 내외부에는 시대를 불문하고 다양한 게임들을 즐길 수 있도록 수많은 게임기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사람이 아직 많이 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한 저는 회장 내부에 들어가기 전 간단한 아케이드 게임으로 손을 풀었습니다. 하지만 익숙지 않은 조이스틱과 상당히 어려운 게임 난이도에 저는 죽기를 반복했고, 이대로 가다가는 축제가 끝나기 전까지 다른 게임을 즐기기 힘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어 다른 체험관으로 이동했습니다. 두 번째로 즐긴 게임은 록맨입니다.

 

록맨. 시간제한 토너먼트로 먼저 게임을 클리어하는 사람에게 상품을 주는 대회. 게임패드로 조작해야 한다.

 

 저는 고전 게임 록맨 X4를 즐겁게 플레이했던 유저라서 록맨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록맨 부스는 수많은 도전자 중에서 빠르게 게임을 클리어한 사람에게 상품을 주는 이벤트 부스였습니다. 만약 키보드로 조작할 수 있었더라면 분명 저도 좋은 상품을 하나 얻어갈 수 있었겠지만, 난생처음으로 사용해보는 게임패드라서 그런지 게임이 원하는 대로 잘 진행되지 않았고 결국 저는 포기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여기서 해당 부스를 관리하시는 한 마케터 분을 만나 록맨 게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그분께서 '저녁 즈음에 오면 더욱 많은 것을 즐길 수 있다'고 말씀하시기에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고 이번 축제가 언제까지 개최되는지를 여쭈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축제가 자정까지 진행된다는 답변을 듣고 나서야 저는 제가 착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겨우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로 즐긴 게임은 Solaroid 데모 버전 게임입니다. 생각보다 꽤 재밌게 플레이했던 게임인데 오전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그다지 관심을 많이 주지 않았던 곳이기도 합니다. 다만 게임 플레이가 꽤 단조롭고 우주선이 강해진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개발자로 보이시는 분이 게임이 어땠는지를 물었는데, 영어로 제 감상을 전하기 어려워서 그냥 '즐거웠다'라고만 답변했습니다.

 게임을 끝내고 시계를 보니 슬슬 점심을 먹을 시간이 되었다는 생각에 저는 다시 기숙사로 돌아왔습니다. 먼저 카페테리아에 가서 간단하게 식사를 끝낸 후 기숙사에서 남은 과제를 끝내니 어느덧 오후 3시를 넘어선 시간이 되었습니다. 축제가 자정까지 진행된다는 소식을 듣고서 '이번에는 오전 12시까지 축제를 즐겨보자!'는 생각을 갖게 된 저는 다시 Vandal Gaming Convention을 즐기기 위해 다시 회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오후 4시 즈음에 되니 텅 비었던 회장 내부에도 사람이 제법 많이 앉아있었고, 군데군데 비어있었던 부스도 운영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마치 물 만난 물고기처럼 오후 10시 30분까지 다양한 게임을 즐겼습니다. 페미콤으로 즐기는 슈퍼마리오 및 테트리스, 총 게임, 오프라인으로 즐기는 핀볼, Wii를 이용한 볼링게임이나 엑스박스 무료 체험관에서 즐기는 레이싱 게임까지 말 그대로 시대를 불문하고 다양한 게임을 즐겼습니다.

페미콤 게임기로 즐기는 슈퍼마리오. 세 가지 게임을 한 번에 즐길 수 있었는데, 첫 번째는 슈퍼마리오에서 코인 50개 모으기, 두 번째는 레이싱게임 코스 완주, 세 번째는 테트리스로 많은 점수 획득으로 총 점수를 합산하는 형태였다.

 

어릴 적 가장 즐겁게 했던 퍼즐버블. 버블버블이나 보글보글이라는 이름으로도 유명하다.

 

해당 이벤트에서 점심 및 저녁 식사는 무료로 제공되었다. 메뉴는 피자 고정이며, 캔음료나 초콜릿, 과자 등도 무제한으로 제공된다. 음료수의 종류는 스프라이트, 코카콜라, 환타, 닥터페퍼이다. 물론 얼음물도 마실 수 있다.

 

음료수 및 물을 제공하는 공간.

 

Wii 체험관에서 즐긴 볼링게임. 내 예상과 달리 즐거웠다.

 

VR로 즐기는 비트세이버. 처음 착용해보는 VR게임기는 어지럽지는 않았으나 게임이 어려워 Easy 난이도임에도 패배를 거듭했다. 나름 리듬게임에는 자신이 있는 편이었는데 계속 클리어를 하지 못하니 조금 분하기도 했다.

 

총 게임. 여기서 모르는 외국인 분을 만났고, 우리는 게임 클리어 이후 2시간 동안 그 분이 가지고 온 게임을 플레이했다.

 

 이번 축제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은 혼자서 총 게임을 즐기고 있는 도중, 어느 한 외국인을 만나 함께 힘을 합쳐서 게임을 클리어했던 일입니다. 함께 게임을 즐겼던 Jack과 대화를 조금 나누어보니 그분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아이다호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에 성공한 뒤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는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만난 저희는 총 게임에서 그치지 않고 함께 힘을 합쳐 그분이 가지고 온 게임을 즐겁게 플레이했습니다. 탑다운 뷰 게임으로 크로스 플레이 멀티가 가능한 좀비 게임이었는데 두 시간에 걸쳐서 마지막 스테이지까지 클리어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아쉽게도 함께 보냈던 시간을 사진으로 남기지는 못했습니다. 그 분과 즐겁게 게임을 끝내고 나니 시간은 어느덧 오후 9시가 되었습니다. 다른 부스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리며 자리에서 나온 저는 두세 가지 게임을 더 즐기고 난 뒤 오후 10시 30분경 기숙사로 돌아갔습니다.

 

엑스박스 원으로 즐기는 게임. 게임 이름이 무엇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우측은 발로 컨트롤하는 스키게임. 생각보다 많은 신체능력을 요구하는 게임이었다. 좌측은 낚시게임이었는데 수많은 트라이 끝에 마지막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 있었다.

 

 Vandal Gaming Convention은 마치 무료 아케이드 게임장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시대를 불문하는 다양한 게임과 게임기를 무료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한편으로 Vandal Gaming Convention은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일 년에 한 번 모이는 아지트 같은 곳이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게임을 남들과 공유하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컴퓨터 본체와 모니터를 갖고 오는가 하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게임을 기꺼이 소개하는 모습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보드게임 부스는 별로 관심이 없어서 그분들은 이번 축제를 어떻게 즐기셨는지 잘 모르겠지만, 저는 보드게임 부스에서 게임을 즐기시는 분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게임은 어떻게 하느냐만 다를 뿐, 게임을 향한 열정은 모두 강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척 알차고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저는 이제 Solaroids 게임의 original soundtrack을 등록하러 가야겠습니다.

 

 

 

2. 그 외

2.1. 주간 요리 (10월 7일)

 

 이제 주마다 장을 보는 일도 점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Winco에서 요리를 위해 재료를 구입하다 보면 대략 20달러 내외로 사용하는데, 그럼 한 끼니당 약 3달러 내외로 카페테리아 식사보다 훨씬 건강하고 저렴합니다. 물론 주마다 반드시 요리를 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은 있지만요.

 미국으로 교환학생이나 유학을 준비하시는 분 중에서 '미국은 고기가 저렴하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신 분들이 꽤 계실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블로그 포스팅에서 과연 그 소문이 사실인지를 확인해보고자 척아이롤을 활용한 찹스테이크를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척 아이롤. 상당히 두껍고 크기도 내 손바닥보다 크다.

 

크기비교를 정확히 하기 위해 안경을 올려놓은 모습.

 

 위 소고기의 가격은 8달러 16센트입니다. 한국에서 소고기가 얼마였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제 기억이 맞다면 저것보다는 비쌌을 겁니다. 8달러 16센트는 현재 환율 (1달러 당 1427원) 기준으로 약 11,000원이므로 '미국에서는 고기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소문은 진실이었습니다. 어쨌든 저는 이 소고기와 파프리카, 양파, 당근 및 스테이크 소스를 구입하여 저의 저녁 반찬을 책임져줄 찹스테이크를 만들었습니다.

 

당근과 양파, 파프리카와 소고기를 첨가한 찹스테이크. 맛은 있으나 아껴먹어야 한다.

 

감자볶음과 시금치무침.

 

 그리고 영양 균형을 위해 채소를 섭취하고자 시금치 무침과 감자볶음을 만들었습니다. 시금치 무침과 감자볶음, 그리고 찹스테이크를 전부 조리하는데 약 2시간이 걸렸습니다. 아무래도 프라이팬과 작은 냄비 하나만으로 조리를 하는 터라 다른 요리를 만들기 위해 중간중간 설거지를 하는 시간까지 포함해서 그런지 더욱 오래 걸리는 것 같았습니다. 요리를 마친 후 시간을 확인하니 어느덧 오후 10시가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다음 날 일정인 Vandal Gaming Convention에 참가하기 위해 서둘러 뒷정리를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갔습니다. 다음 주부터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신이 나는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