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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스크랩] 신사업 진출 시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가

샤프펜슬s 2022. 1. 6. 14:12

발행일자 : 2022년 1월 6일

 

1. 기사 요약

기사 제목 : '비건 열풍' 잠자던 정식품을 깨웠다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2010585701

 

"10년간 못한 일을 드디어"…입소문 타고 대박난 기업

"10년간 못한 일을 드디어"…입소문 타고 대박난 기업, 경영탐구 '비건 열풍'이 잠자던 정식품을 깨웠다 정식품, 국내시장 1위에도 불구 "확장성 없다"…매출도 제자리 가치소비 늘자 소비자에 입

www.hankyung.com

 

기사요약 : 

 정식품은 국내 두유 시장의 54.4%(지난해 11월 누적 기준)를 점유하고 있는 1위 업체이다. 그러나 두유에만 집중하는 사업구조로 인해 사업의 확장성과 성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늘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비건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두유 및 식물성 건강음료에 집중한 사업전략이 통하고 있다. 지난해 정식품의 두유 수출액은 전년 대비 17% 증가하며 수출 또한 빠르게 늘고 있다. 베트남과 필리핀 등 두유 섭취가 익숙한 동남아 시장이 주요 수출국이나, 앞으로는 채식 문화가 상대적으로 발달한 미국과 유럽 등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정식품은 지난해 말 외식사업에도 도전하고 있다. 서울 회현동에 개장한 이탈리아 레스토랑 '넬보스코'는 정식품의 정체성에 따라 '건강한 음식'을 최우선 가치로 하고 있다. 정식품은 넬보스코를 통해 두유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와 디저트를 선보이고, 비건 음식 등도 개발해 내놓을 예정이다.

 

2. 단어 정리

(없음)

 

3. 나의 의견 : 기업이 신사업 진출을 할 때 어떠한 점을 고려해야 하는가

 이번 기사를 읽으면서 나는 '정식품'의 행보를 매우 흥미롭게 보았다. 과거 규모도 작고 매력적이지 않았던 비건 시장에서 오랜 시간 동안 두유나 식물성 건강음료와 같은 비슷한 계열의 제품군으로만 승부를 보면서 꾸준히 이윤을 창출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정식품은 오늘날에는 국내 두유 시장 점유율의 절반을 가져갈 수 있었고, 동시에 소비자에게 '건강음료 브랜드'(건강음료보다는 '두유 브랜드'의 이미지가 더 강할 수도 있다)의 이미지를 일관성 있게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나는 수년 동안 비슷한 계열의 제품군으로 꾸준한 매출을 올릴 수 있었던 '정식품'의 행보가 가능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고민 끝에 (1) 과거 대체음료 시장, 혹은 두유 시장 자체가 규모가 작아서 경쟁기업이 들어오기를 꺼렸기에 경쟁자가 적은 반면 (2) 대체음료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게 존재하여 안정적인 판매가 가능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결론에 이르렀다. 물론 구체적인 자료수집을 바탕으로 내린 결론이 아니므로, 전혀 다른 제3의 이유가 정답일 수도 있다. 그리고 "왜 정식품이 일정 수준의 이윤을 유지할 수 있었는지"와 같은 내용은 미래 정식품의 행보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한다. 코로나19 이후 시장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건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대체음료 시장, 두유 시장은 점차 매력적인 시장이 되었고, 쟁쟁한 경쟁자들이 언제든 달려들 수 있는 배경이 만들어졌다. 만약 막강한 경쟁자가 다른 사업으로 축적한 자금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시장 공략을 시작한다면, '정식품'의 매출은 물론 사업 자체가 위협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시장환경에서는 더 이상 건강음료 하나만으로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되어버린 것이다.

 나는 그래서 더더욱 정식품의 신사업 진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여기에는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1) 신사업 제품이 자사 제품의 파이를 침식하는 형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다. 간단한 예를 하나 들어보자. "시중에서 판매하는 두유는 사실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자연 그대로의 것을 드셔 보세요"라는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새로운 음료 하나를 출시했다고 가정해보자. 만약 이 제품에 인기가 높다면 이는 곧 "시중에서 판매하는 두유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실"이 소비자에게 받아들여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자연히 시중 두유의 소비는 줄어들 것이다. 근데 정식품에서도 두유를 판매하기 때문에 결국 자사 제품의 파이를 침식하는 형태가 되어버린 것이다.

 당연히 여기에는 몇 가지 예외가 존재한다. 자사 제품의 파이를 침식하는 형태를 넘어 완전히 붕괴시키는 일이 필요한 경우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를 두고 흔히 '창조적 파괴'라고 이야기한다. 창조적 파괴는 새로운 제품, 서비스가 생성되며 옛 제품, 서비스의 체계가 무너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정식품'의 경우 처음으로 진행하는 신사업인 만큼 '창조적 파괴'를 주문하기에 아직 시기가 이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적어도 자사 제품의 파이를 침식하지 않는 형태로 사업을 진행한다면 보다 안정적인 사업 확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였다.

 (2) 기업이 수년간 소비자에게 전달했던 일관된 메시지를 해치는 사업을 진행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서 '건강 음료 브랜드'라는 기업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게 콜라, 사이다와 같이 대중에게서 해롭다고 인식되는 제품을 출시하여 소비자가 사업과 브랜드 둘 사이의 관계를 유추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정식품이 추진하는 신사업을 두고 소비자가 둘의 관계를 연관 짓는데 실패할 경우, 인지도가 전혀 없는 새로운 브랜드가 처음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것과 같은 부정적인 효과를 얻는다. 정식품이라는 기업 자체가 삼성전자처럼 기업 이름으로 강한 브랜딩이 되어 있지 않아 소비자에게서 연관을 찾도록 유도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정식품이 브랜드 파워를 능숙하게 활용한다면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승승장구할 수 있으리라 본다. 이는 당연히 정식품이 수년간 쌓아 올린 브랜드가 이미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위 기준을 가지고 정식품이 진출한 새로운 사업인 이탈리아 레스토랑 '넬보스코'를 살펴보자. 이탈리아 레스토랑 '넬보스코'에서 운영하는 음식 목록을 살펴보면 두유 라떼, 비건 전용 음료, 두유 식빵 등 자사 내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두유'를 가공하여 주력 상품으로 내걸고 있었다. 이것은 디저트를 가공해서 제공해주었기 때문에 두유 소비가 줄어들 염려가 없어 (1)의 기준을 충족하며, 두유나 비건 음료 등 기존 정식품에서 소비자에게 보내는 메시지와 일관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므로 (2)의 기준도 일부 충족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단점은 정식품과 넬보스코의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넬보스코'라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두유 라떼를 판매한다고 해서 그 누가 '정식품'의 신사업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인가. 소비자 입장에서는 '요즘 비건이 인기 많다고 하니 새로운 비건 가게가 하나 생겼네' 이상의 생각은 가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정식품은 자사의 브랜드와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연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나는 '기업이 신사업 진출을 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지'와 관련하여 내 의견을 적어보았다. 후반부에 가서는 거의 '브랜드'와 관련된 이야기가 되어버렸는데, 그만큼 기업이 가지고 있는 무기 중 가장 강력한 것이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제품 중에서 소비자가 어떠한 인식을 갖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정식품은 이런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도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에 긴 글이 되어버렸다. 정식품의 새로운 시도를 응원하는 글과 함께 마친다.